한인도 못한 일 해낸 백인 유튜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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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튜버44번째 꿈튜버 주인공은 사실 진작에 소개했어야 할 인물입니다. 한인인 제가 부끄러울 정도로 ‘한국 사랑’이 깊은 백인 유튜버죠. ‘하이 채드(Hi Chad)’라는 채널을 운영하는 채드 태너(33)입니다. 그동안 한국어와 우리 문화, 음식을 알려온 타인종 유튜버들을 여러 명 소개했었는데요. 채드는 그중에서도 단연 으뜸이지 않을까 합니다. 특히 그는 정치적으로 민감한 문제에 대해 한인 입장에서 속 시원한 ‘사이다 발언’을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말뿐 아니라 실제 행동으로 나서 주류언론에서까지 주목하기도 했죠. 한인들도 하기 힘든 일들을 해온 채드의 활약상, 함께 보실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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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드는 2007년 선교를 위해 한국을 처음 방문했다고 합니다. 2년간 한국에 살면서 우리나라에 푹 빠졌고 미국에 돌아와서도 애정은 식지 않았죠. 그는 사실 이전 뉴스레터에서 소개한 마크 피터슨(77) 브리검영대학 명예교수편에서 피터슨 교수님과 함께 있는 사진에 나오기도 했습니다. 피터슨 교수님은 5ㆍ18 광주민주화운동을 논문으로 써서 하버드대 박사학위를 받는 등 한국 역사를 유튜브로 강의하는 분이십니다. 채드는 피터슨 교수님이 아끼는 제자라고 합니다. 그러니 한국을 사랑하는 교수님의 영향을 고스란히 받을 수밖에 없었죠. 교수님과 한국 역사 강의 영상을 함께 찍기도 했던 채드는 2016년부터 본인 유튜브 채널을 개설해 한국을 소개하기 시작합니다. 초기에는 한국 음식이나 문화를 알리는데 주력했죠. 예를 들어 가족이나 친구들에게 라면, 새우깡, 불닭볶음면, 짜장면, 번데기 등 한국 음식을 먹어보게 한 뒤 그 반응을 동영상으로 찍었죠. 그러던 그는 2019년부터 정치적 이슈에 대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습니다.

첫 이슈는 독도와 위안부 문제였습니다. 그는 2019년 8월13일 광복절을 이틀 앞두고 타임스퀘어 광고판을 샀습니다. 각각 15초 분량의 동영상 2개를 광고판에 띄우기 위해서 였는데요. 첫번째 광고는 독도 사진과 태극기, 독도가 한국의 영토라는 것을 설명하는 영문 소개로 되어 있고 두번째 광고는 위안부 피해자를 기리는 영상으로 만들어졌죠. 그가 제작한 두편의 광고는 타임스퀘어 광고판에 8월13일 정오부터 자정까지 50여번 재생됐습니다. 그는 광고가 나오는 당일 타임스퀘어 광고판 앞에서 동영상을 찍기도 했습니다. 그는 광고를 게재한 이유를 이렇게 밝혔죠.
“이 광고를 제작한 이유는 일본이 싫다고 말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중요한 것들에 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해서였다. 나는 일본인들이 예의바르고, 친절하다는 것을 알고 있고 호감도 갖고 있다. 다만 일본 정부가  좀 더 책임감 있는 행동을 하고 많은 사람들이 이 문제에 대해 알기를 바랐다.”

그가 목소리를 높인 두 번째 이슈는 욱일기였습니다. 타임스퀘어 광고를 게재한 지 한 달여가 지난 9월24일 이번엔 백악관 청원 홈페이지에 ‘도쿄 올림픽 욱일기 금지’ 청원을 올렸죠. 한 달 만에 무려 10만명이 서명할 정도로 관심을 끌었습니다.
동시에 타임스퀘어에 또 욱일기 반대 광고도 게재했습니다. 처음엔 타임스퀘어측에서 ‘너무 정치적’이라는 이유로 광고 게재를 거절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는 여러차례 문구를 수정해서 결국 광고를 실었다고 합니다. 그의 뚝심이 담긴 소감을 들어보시죠.
“타임스퀘어측이 광고를 거절한 것은 욱일기에 대한 모순이다. 타임스퀘어에서는 욱일기에 대한 언급을 못하게 하면서 더 많은 사람들이 보는 올림픽에서는 욱일기 사용이 허용되는 것이 말이 되는가.”

세 번째 이슈는 중국의 이른바 ‘김치공정’입니다. 얼마전 중국의 유명 유튜버가 김치의 근원이 중국이라고 소개해 논란이 됐었죠. 채드가 가만히 있을리 없었습니다. 그는 지난 1월28일 올린 유튜브 영상을 통해 중국의 억지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죠. 채드는 뉴욕타임스에서 3~4년전 보도된 흥미로운 기사를 찾았다고 이야기를 시작했습니다. 당시 중국에서 반한감정이 일어나 “김치나 한국식 바비큐를 먹지 않겠다”고 했던 중국인들이 많았다는 내용이 기사에 포함되어 있었죠. 그의 사이다 발언을 들어보시죠.
만약 김치가 중국 음식이고, 중국에서 만들어졌고, 자신들의 문화라면 왜 그때 김치를 보이콧한 거죠? 전혀 말도 안되고 우스운 소리에요.”

채드가 한국 사랑을 말보다 행동으로 보여준 예를 하나 더 소개할까 합니다. 그의 콘텐츠 중에는 한국의 명작 영화들을 친구들과 함께 보면서 그 반응을 담는 동영상이 다수 있습니다. 영화들은 주로 곡성, 택시운전사, 공동경비구역 JSA, 암살, 국제시장, 태극기 휘날리며, 괴물 등 정치적으로 논란이 됐던 작품들이 주를 이루고 있죠. 물론 영화 속 시대상을 알리기 위해서입니다.
그는 기생충이 아카데미를 수상하자 단순히 소개하는데서 한걸음 더 나가기로 결심했습니다. 당시 기생충 상영관을 통째로 빌려 가족, 친지, 친구들과 함께 관람했죠. 비록 47석의 소극장이었지만 만석이었습니다. 피터슨 교수님도 당연히 함께 관람하셨다고 해요.
한인들도 하기 힘든 일들을 앞장서서 대신하고 있는 채드, 주변에 널리 알려주시고 함께 응원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