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근황, 쥴리는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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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알기 #다(섯가지) 알(아야할) 기(사)

①‘출마’없었던 출마

오랜만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근황을 전합니다. 조만간 대선 재출마를 공식 발표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습니다. 지난 30일 그는 멕시코 국경과 맞닿은 텍사스주 리오그란데 계곡을 찾아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와 20명 이상의 공화당원, 국경 담당 당국자 등을 만났습니다. 국경 지대를 돌며 바이든 정부의 허술한 이민 정책을 비난했죠. 그는 “만약 그(바이든)가 그냥 아무것도 안 했다면 우리는 지금쯤 역사상 가장 강력한 국경을 보유했을 것이다. 심지어 점점 더 나아지고 나아졌을 것”이라면서 “여러 면에서 우리 국가는 매우 취약하다. 선거에 취약하고, 국경에 취약하다. 좋은 선거를 치르지 못한다면 강력한 국경을 보유할 수 없고, (강력한) 국가를 보유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날 그는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하진 않았는데요. 하지만 같은날 저녁 그는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출마(run)’라는 단어만 쓰지 않았을 뿐 출마를 기정 사실화하는 발언을 했습니다. 폭스뉴스 사회자인 숀 해니티와 인터뷰 내용중 한 부분을 들어보시죠.

해니티: 대답하지 않으시겠지만 여쭤봐야하겠습니다. (출마) 상황을 말입니다. 이렇게 여쭤보죠. 마음은 정하셨나요?
트럼프: 그렇습니다.
해니티: 앞으로 나가길 결정하셨다면 그 과정이 힘들거라는 걸 아실텐데요. 다시 싸움을 할 준비가 되신 듯 합니다.
트럼프: 제가 원해서가 아닙니다. 우리나라가 (저의 출마를) 원하고 있죠. 우린 이 나라를 돌봐야할 책임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출마)하고 싶지 않습니다. 과연 재미있는 일일까요? 끊임없이 싸우고, 항상 싸우는 것이? 우리가 지금껏 나라를 위해 해온 일은 매우 중요합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부활을 꿈꾸고 있지만, 본인 표현대로 앞길은 험난합니다. 우선 그를 겨눈 검찰 수사가 턱밑까지 왔죠. 인터뷰가 방송된 이튿날인 1일 뉴욕 맨해튼지방검찰청은 그의 금고지기인 최측근 앨런 와이셀버그 트럼프그룹 최고재무책임자(CFO)와 회사 법인을 조세포탈 혐의로 기소했죠. 3년 가까이 트럼프그룹 자금 흐름을 추적 중인 맨해튼지검이 특정인을 재판에 넘기는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검찰은 와이셀버그가 그룹으로부터 자동차와 아파트, 자녀와 손자의 사립학교 학비 등 수십만 달러 상당의 금전적 혜택을 받고도 세금을 내지 않았다고 기소 배경을 밝혔는데요. 직원 개인이 회사에서 받은 부수적 혜택을 신고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검찰이 기소한 사례가 거의 없었기 때문에 상당히 이례적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WSJ는 “검찰의 궁극적 목표는 트럼프그룹의 사기 혐의를 입증하는 데 있다”며 “이번 기소가 그간 민·형사상 법적 책임과 검찰 수사망을 피해 온 트럼프 전 대통령에겐 적잖은 타격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위기는 또 있습니다. 같은날 하원은 ‘1·6 의회 난입 사태 진상 조사 특위’ 구성안을 표결에 부쳐 찬성 222 대 반대 190으로 가결했습니다. 새로 꾸려지는 특위가 소환권을 갖고 있는 만큼, 트럼프 전 대통령이 위원회가 여는 청문회의 증인으로 불려올 수도 있습니다. 역대 미국 대통령 중 기소된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습니다. 하지만 여러 상황들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차기 대선 도전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건 분명해 보입니다.

②콘도붕괴 후속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서프사이드의 콘도 붕괴 사고 현장에서 구조작업이 중단됐습니다. 추가 붕괴 우려 때문이죠. 1일 새벽 2시쯤 멈춘 구조작업이 언제 재개될지는 미지수라고 합니다.
이날 오후 현재까지 사망자는 18명, 실종자는 145명입니다. 사고가 발생한 지난 24일 이후 구조된 생존자는 지금까지 한 명도 없습니다. 실종자 가족들은 1분, 1초 애가 탈 수밖에 없겠죠.
이런 상황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이 참사 현장을 방문했습니다. 붕괴 사고 8일째에 사고지역을 찾은 것인데요.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현장 연설에서 1972년 교통사고로 첫 아내와 어린 딸을 잃은 경험을 거론하기도 했습니다. 그는 목이 멘 목소리로 “정말로 힘든 부분은 누가 살아남을지 알지 못한다는 것”이라며 고통에 공감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런데, 타인의 슬픔은 정말 공감하기 어렵습니다. 같은 사고를 당했다고 해도 각자의 삶이 담긴 지극히 개인적인 아픔이기 때문이죠. 대통령이 좀 더 빨리 현장을 찾았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구조작업이 빨리 속개되길 기대하지만 언제 재개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는 상황입니다. 앨런 코민스키 마이애미데이드 소방서장은 이날 회견에서 구조 초반 잔해더미에서 여성의 목소리가 몇시간 동안 들려왔으나 이후로는 더이상 들리지 않았다고 전해 안타까움을 주기도 했습니다.

③실업수당 청구 건수 최저

고용시장 회복이 빨라지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입니다.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코로나19 사태 이후 최저치로 내려갔습니다. 1일 노동부는 지난주(6월 20∼26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36만4000건으로 집계됐다고 밝혔습니다. 전주보다 5만1000건 감소해 코로나19 대유행 직전인 지난해 3월 둘째 주 이후 가장 적은 수치를 기록했죠.
전문가들에 따르면 그 이유는 크게 3가지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각 주의 영업 규제 완화와 소비자들의 여행 재개로 지출 증가
●기업들의 신규 채용 증가
과도한 실업수당 지급 조기종료 주정부 증가

특히 이중에서 고용의 걸림돌로 평가받던 것이 실업급여인데요. 지난달 26일 기준으로 19개주가 오는 9월 만료 예정이던 연방정부의 특별 실업급여 지급을 앞당겨 중단했습니다. 이 외에 7개주가 조기 지급 중단에 동참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직원 구하기 어렵다는 사장님들 한시름 놓을 날이 곧 오길 바랍니다.

④폭죽트럭 폭발

독립기념일을 앞두고 각 지역 경찰국들의 불법 폭죽 단속이 한창입니다. 이 가운데 LA에서 어이없는 대형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지난 30일 LA경찰국(LAPD)이 압수한 불법 폭죽을 안전하게 제거하겠다면서 트럭 위에 설치된 격납고 안에 넣어 터트리려다 대형 폭발이 발생해 17명이 다쳤습니다.
이날 사고는 오후 7시30분쯤 사우스LA의 한 주택가 도로 위에서 발생했는데요. 앞서 LAPD는 이 지역 인근 한 주택에서 5000파운드 규모의 불법 폭죽을 압수했습니다. 그런데 이중 콜라캔 크기의 사제폭죽 40개와 이보다 좀 더 작은 200여개의 유사 폭죽이 매우 휘발성이 강해 운반하기가 위험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현장에 폭죽을 안전하게 폭발시킬 수 있는 격납고를 파견했고, 그 안에 폭죽을 넣어 폭발시키려 했죠. 하지만 격납고가 내부의 폭발을 견디지 못하고 터지고 말았습니다. 그 충격으로 경찰트럭은 물론 주변에 주차된 차량들까지 뒤집혔고, 인근 주택들도 흔들렸다고 합니다.
사고로 경관 11명, 주민 6명이 크게 다쳤습니다. 특히 주민들의 부상이 심했다고 합니다. LAPD는 사고 원인에 대해 철저히 조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불법 폭죽도 위험하지만, 경찰의 폭발물 제거 능력을 믿어도 될 지 모르겠습니다.
폭발 동영상 보기

⑤쥴리는 누구?

한국 정치권에서 ‘쥴리’라는 이름이 갑자기 쏟아져나오고 있습니다. 이미 알고 계신 분들도 있으실 텐데요. 이른바 ‘쥴리 논란’은 대선 출마를 밝힌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부인 김건희씨에 대한 의혹입니다. 김씨가 과거 유흥주점에서 일하면서 쥴리라는 가명을 썼고, 윤 전 총장을 만나기 전에 다른 검사와 동거를 했다는 등 의혹이 일부 찌라시나 유튜브를 통해 제기됐었죠.
이 소문이 나돈 건 어제오늘이 아닙니다. 기자들도 알고 있었지만 쥴리라는 단어는 일종의 금기어였죠. 사실관계가 확인되지 않았기에 지면이나 방송에선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지난 29일 네이버 등 포털 검색에서 쥴리라는 단어가 실시간 인기 검색어로 급상승했죠. 이유는 이날 김씨가 ‘윤석열 X파일’에 대해 반박하겠다면서 뉴스버스라는 매체와 한 인터뷰 때문입니다.
그녀는 의혹들을 반박하겠다면서 “제가 쥴리니 어디 호텔에 호스티스니 별 얘기 다 나오는데 기가 막힌 얘기”라며 “석사학위 두 개나 받고 박사학위까지 받고, 대학 강의 나가고 사업하느라 정말 쥴리를 하고 싶어도 제가 시간이 없다”고 말했죠.
소문의 사실 여부를 떠나 김씨의 대응이 미숙했다는 평가가 정치권에선 지배적입니다. 김씨의 발언으로 ‘소문’에 그쳤던 이야기가 본격 공론화됐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쥴리’라는 단어를 꺼내길 자제해왔던 언론들은 앞다퉈 김씨가 ‘쥴리’를 언급한 부분을 인용보도했고, 정치인들 역시 너도나도 이 발언을 평가하면서 논란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했죠. ‘쥴리 소문’을 들어본 적 없는 국민들까지 알게된 셈입니다.
김씨의 대응은 야권에서도 ‘패착’이라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특히 국민의힘 홍준표 의원은 “치명적 실수”라고 했습니다. 홍 의원은 “그거, 하는 거 아니다. 상대방이 누구라도 그런 이야기는 정치판에서 하기가 어렵다”며 “그런데 본인 입으로 물꼬를 터버렸으니까, 이제 그 진위에 대해 국민들이 집요하게 검증하려고 들 것 아니냐”고 했습니다.
언론들은 김씨의 대응을 놓고 전형적인 실패 사례라면서 지난 대선 TV토론 당시 안철수 후보의 발언과 비교하기도 했습니다. 기억하시죠? “제가 MB 아바타입니까”라고 하지 말았어야 할 말을 했죠. 그때 안 후보는 본인이 MB의 아바타가 아니라는 말을 하고 싶었지만 정작 국민들은 MB와 안 후보가 무슨 관련이 있는 거 아니냐고 의심하게 했죠.
김씨의 이번 대응은 대선의 닻을 올린 윤석열 캠프가 출발부터 삐걱거리고 있다는 걸 보여준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윤 전 총장은 김씨의 인터뷰가 나간 직후 인터뷰를 보지 못했다고 답변했었는데요. 알았거나 몰랐거나 둘 다 문제입니다. 알고 있었다면 인터뷰 사전에 해야할 말과 하지 말아야 할 말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정해줬어야 했죠. 몰랐다면 더 큰 문제입니다. 공보라인이 있으나 마나 했다는 뜻이죠.
윤석열 캠프 공보라인에는 이미 큰 구멍이 생긴 상황이라 더 심각해 보입니다. 지난 20일 윤석열 캠프 대변인인 이동훈 전 조선일보 논설위원이 대변인직을 맡은 지 불과 열흘 만에 돌연 사퇴했었는데요. 알고 보니 이 전 논설위원은 최근 금품 수수혐의로 입건됐다고 합니다. 경찰은 사기·횡령 등 혐의로 구속된 한 업체 대표 A씨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A씨가 이 전 대변인과 부장검사 등에게 금품을 건넨 정황을 포착했다고 합니다.
이번 ‘쥴리 논란’을 정리하면서 새삼 알게 된 2가지가 있습니다. 우선, 한국 정치권은 정말 매일매일 다이내믹(?) 하다는 것, 또 소문을 소문일 뿐이라고 설명하는데도 상당한 기술이 필요하다는 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