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튜버 코너에서는 독특한 유튜버들을 소개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독특한 점이 무엇이든 말이죠. 41번째 주인공 역시 특별한 분입니다. 유튜브에서 ‘텍사스 트럭커’라는 예명을 사용하는 김도형(41)씨인데요. 예명에서 눈치채셨겠지만 김씨는 대형 트럭 운전사입니다. 전국을 누비면서 장거리 화물운송 트럭 운전사의 일상을 영상으로 찍어 올리고 있죠. 유튜브에는 비슷한 콘텐츠의 다른 한인 트럭 운전사들도 많습니다. 굳이 김씨를 콕 집어 소개하는 이유는 독특한 이력 때문입니다. 그는 19세때 한국에서 힙합 그룹으로 활동했던 원조 K팝 가수입니다. 꽃미남 래퍼에서 텍사스 트럭 운전사로 변신한 그의 삶, 함께 들어보시죠.유튜브 채널보기


도형씨의 유년시절은 넉넉치 않았다고 합니다. 1980년생인 도형씨는 5살때 부모님의 이혼으로 친할머니 아래서 자랐다고 해요. 바나나, 파인애플, 스팸같은 건 꿈 속에서나 맛볼 수 있던 음식이었다고 하네요. 할머니는 어려운 살림에도 매일 밤 울면서 도형씨를 위해 기도해주셨다고 해요. 그러다가 13살때 아버지께서 재혼을 하셨고, 시민권자인 새어머니를 따라 가족이 LA로 이민을 오게됐답니다. 한인타운 한복판 아파트에서 살게됐는데 그때 처음 침대에서 자봤고, LA갈비라는 것도 맛볼 수 있었다고 합니다. 제일 좋았던 건 ‘엄마’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이 생겼다는 것이었다고 합니다. 그에게 엄마라는 단어는 ‘입밖으로 꺼내기 어색하지만 말하고 나면 뭔가 따뜻하고 위로가 되는 단어’였다네요.
도형씨는 15년차 트러커입니다. 가수 꿈을 접고 미국에 돌아와 시작한 일중 하나가 이삿짐 트럭 운전사였다고 해요. 월급 3000~4000달러를 준다는 말에 시작했다고 합니다. 19살 한국에서 가수로 활동하면서 만난 첫사랑인 아내와 결혼한 그는 생계를 꾸려야 할 상황이었다고 해요. 주로 캘리포니아에서 타주로 이사 가는 짐들을 날랐는데요. 작은 회사에서 일하다가 대한통운 기사를 거쳐 롱비치 항구 트럭 운전사로 경력을 쌓았죠.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절이었다고 해요. 조금씩 모은 돈으로 지금 몰고 있는 2010년형 볼보 대형 트럭을 구입했고, 주류 대기업과 계약을 맺고 일하고 있습니다. 사는 곳도 집값이 상대적으로 싼 텍사스로 이주했죠.
무대 위에서 랩과 힙합 댄스를 추던 도형씨는 지난 15년간 가장의 역할을 지키기 위해 묵묵히 길 위에서 보냈습니다. 트러커로 일하면서 제일 힘든 점을 그는 이렇게 표현했어요. “장거리 트럭 운전사가 처음엔 자유롭고 멋있게 보일 수 있어요. 하지만 힘든 일이에요. 먹고 싶을 때 못 먹고, 자고 싶을 때 못 자고, 씻고 싶을 때 못 씻고 가족과 오래 떨어져 살아야 하니까요.”
그 불편한 직업을 감내해오는 동안 도형씨는 아이 셋을 둔 40대 중년 아저씨가 됐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힙합의 꿈을 접지 않았습니다. 장거리 운전을 하다가 잠시 쉬어가는 주차장에서 스마트폰으로 댄스 음악을 틀어놓고 춤을 추며 ‘가수 김도형’을 잊지 않으려 땀을 흘리고 있죠. 도형씨는 영상을 제작하는 이유를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처럼 자라온 아이들에게, 저처럼 사는 다른 트러커들에게 이 영상을 통해 부족하지만 좋을 영향을 끼치고 싶습니다.”
춤추는 트러커 도형씨, 한인들도 함께 응원해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