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오후 5시 TV를 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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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알기 #다섯가지 알아야할 기사

①2021년 아카데미 시상식

작년 이맘때를 기억하시나요? 기생충의 오스카 쾌거가 아직도 생생합니다. 특히 감독상을 수상한 봉준호 감독이 “1인치의 자막 장벽만 넘으면 훨씬 더 많은 영화를 즐길 수 있다”고 말한 소감이 기억에 남습니다. 영어만 고집하는 배타적인 미국 영화계를 제대로 꼬집은 발언이었죠.
여하튼, 기생충에 이어 올해도 아카데미에서 희소식이 기대됩니다. 영화 ‘미나리’가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남우주연상, 여우조연상, 음악상 등 주요 6개 부문에 후보로 올라와있습니다.
미나리에 대해선 지난 3월2일 발송된 63호 뉴스레터에서 자세히 설명드렸었죠.
특히 영화에서 순자 할머니역을 맡았던 배우 윤여정(73)이 한인 최초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이 유력하다고 합니다. 경쟁자는 ‘힐빌리의 노래’의 글렌 클로스, ‘맹크’의 아만다 사이프리드, ‘더 파더’의 올리비아 콜맨, ‘보랏 서브시퀀트 무비필름’의 마리아 바카로바 등 4명인데요. AP통신은 아카데미 판도를 전망하는 특집 기사에서 “여우조연상은 당초 사이프리드의 수상이 유력해 보였지만, 윤여정으로 흐름이 바뀐 것 같다(tide has shifted)”라는 영화 평론가들의 말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올해 오스카에서 미나리가 그 맛처럼 상큼한 소식을 전해주길 기대합니다. 시상식은 서부시간으로 25일 오후 5시(한국시간 26일 오전 9시) ABC 방송에서 생중계됩니다.
아참, 미나리의 영어 제목은 Minari라는 한국어 발음을 그대로 사용합니다. 그렇다면 미나리는 영어로 뭘까요? 정답은 지난 63호 뉴스레터를 보시면 알 수 있습니다.
63호 뉴스레터 보기

②51번째주, 결국은 정치

워싱턴 DC의 51번째 주 승격 여부를 놓고 정치권에서 공방이 뜨겁습니다.
아시다시피 현재 미국의 주는 50개죠. 미국의 수도인 워싱턴 DC는 주가 아니라 특별행정구역으로 구별됩니다. 22일 연방 하원은 워싱턴 DC를 51번째 주로 승격하는 법안을 통과시켰죠.
만약 이 법안이 상원에서도 통과되면 1959년 알래스카와 하와이가 주로 포함된 이후 60여년만에 새로운 주가 탄생하게 됩니다.
워싱턴DC의 주 승격안은 지난해 6월 사상 최초로 하원을 통과했지만 상원에서 공화당의 반대로 좌절됐습니다. 이번이 두 번째 하원 통과지만 상원 가결은 험난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유는 ‘의석 싸움’ 때문입니다. 미국은 각 주당 상원의원을 2명씩, 하원의석은 인구비례에 따라 결정됩니다. 그런데 워싱턴 DC는 흑인 인구가 거의 절반을 차지합니다. 흑인들은 민주당 성향이 강하죠. 그래서 워싱턴DC가 주로 승격되면 상원의원 2명, 하원의원 1명이 모두 민주당에서 나올 가능성이 큽니다.
이 때문에 공화당은 상원에서 필리버스터까지 동원해 표결 자체를 무력화할 가능성이 크죠. 물론 민주당은 주 승격을 지지하고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현재 상원 의석은 민주당과 공화당이 50:50 절반씩 나눠갖고 있습니다. 주승격안 표결이 50:50으로 나뉘면 상원의장인 카말라 해리스 부통령이 캐스팅보트를 행사할 수 있어 민주당이 유리한 상황입니다. 워싱턴 DC가 스테이트(stateㆍ주)로 불릴 수 있을까요?

③플로이드 살해 경관 유죄

이번 주 미국에서 가장 관심이 뜨거웠던 소식은 지난 20일 데릭 쇼빈 전 경관의 유죄 평결 보도였습니다. 쇼빈은 지난해 5월25일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의 목을 무릎으로 짓눌러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었죠. 백인 6명과 함께 흑인 4명을 포함한 다인종 6명 등 12명의 배심원단이 약 10시간에 걸친 심리 끝에 유죄 평결을 내렸습니다.
아시다시피 쇼빈은 본인이 목을 눌러 플로이드가 사망한게 아니라 마약중독에 따른 기저질환 때문이라고 주장했었죠.
쇼빈의 유죄 평결에 가장 결정적 역할을 한 것이 무엇이었을지 궁금했습니다.
NBC방송은 22일 예비 배심원이었던 리사 크리스틴슨씨의 인터뷰를 통해 폐 전문의 마틴 토빈 박사의 증언이 배심원들의 마음을 움직였다고 보도했습니다.
74호 뉴스레터에서 토빈 박사의 증언을 잠깐 소개해드렸었죠. 그가 공개한 체포 당시 동영상에서 플로이드는 당시 등 뒤로 수갑이 채워진 손을 뻗어 손가락으로 땅을 누르거나 손가락 관절로 바로 옆 경찰차 타이어를 밀고 있었습니다. 토빈 박사는 “이는 플로이드가 (호흡을 위한) 자신의 수단을 모두 다 썼고 이제 말 그대로 자신의 손가락과 손가락 관절로 숨 쉬려 애쓰고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고 했죠.
쇼빈의 유죄 평결로 일단 우려했던 폭동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찬반론은 여전합니다. 역시 정치성향에 따라 나뉘고 있죠.  ABC 방송이 21일 여론조사업체 입소스와 공동으로 온라인을 통해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 중 71%가 쇼빈의 유죄 평결이 옳다고 답했다고 합니다. 10명중 7명 꼴이죠. 그런데 이 찬성률을 자세히 들여다보니 민주당 지지자는 85%였고, 공화당 지지자는 55%였다고 합니다.
어떻게 생각하세요? 사람의 생명이 당파에 따라 찬반으로 갈리는 현상이 전 잘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74호 뉴스레터보기

④트럼트 승리 지역 공통점

정치성향이 백신 접종에 크게 작용한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어제오늘 이야기는 아닙니다만 흥미로운 점은 트럼프 전 대통령과 백신 접종간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합니다.
뉴욕타임스가 3000여개의 미 전역 카운티 통계자료를 조사한 결과 지난해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이 높았던 지역에선 코로나19 백신접종율이 낮았습니다. 예를 들어 인구가 1만7000여 명인 아이오와주의 타마 카운티의 경우 모든 성인에게 접종 자격이 주어졌지만 최근 하루 접종 건수는 120~150건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이 지역에서 지난해 대선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율은 58%에 달했습니다. 또 트럼프 전 대통령 텃밭인 와이오밍주의 한 카운티는 주 당국에 코로나19 백신 공급을 중단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접종을 받으려는 주민의 수가 워낙 적어 백신이 남아돌기 때문에 백신을 보관할 냉장 시설이 부족하다는 이유였다고 합니다.
뉴욕타임스는 보수적인 정치 성향을 가진 미국인 중 일부는 아직도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한 음모론적인 시각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보건 담당 공무원들의 목소리를 전했습니다.

⑤백신공장 인도, 최악 감염국

전세계 백신의 60%를 생산하는 ‘세계의 백신 공장’ 인도가 코로나19 최악의 감염국으로 추락했다고 합니다.
인도가 이런 상황에 부닥친 것은 최근 감염자 수가 전례 없이 무서운 속도로 늘어났기 때문입니다. 22일에는 하루 신규 확진자 수 31만4835명을 기록, 종전 미국의 세계 최다 기록을 넘어섰습니다.
지난 2월만 하더라도 하루 신규 확진자 수는 1만명안팎에 불과했기 때문에 당국은 여유를 갖고 주변국에 백신을 나눠줬었는데요.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백신 공급에 어려움을 겪기 시작했습니다. 당국은 수출을 일부 중단하면서까지 국내 물량 확보에 나섰지만, 여전히 공급이 부족하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