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런 배스 LA 시장 홈리스 정책, 바른 길 가고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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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문조사] 배스 LA 시장 취임 이후 일상에 변화 있나?

캐런 배스 LA 시장이 취임한 지 7개월을 지나고 있습니다. LA시가 생긴 지 240여년만에 처음으로 여성이, 그것도 소수계 인종이 미 전국에서 2번째로 큰 대도시 시장 자리에 올라 많은 사람의 주목을 받았는데요. 그런 관심과는 달리 지금까지 그의 행적을 보면 별로 눈에 띄는 업적이 보이지 않습니다. 취임하자마자 홈리스 문제에 대해 비상사태를 선포했지만 일반 시민들이 변화를 느끼기에는 미흡합니다. 또 경찰력을 증원해 치안에 더 신경쓰겠다고 했지만 경찰 충원은 요원합니다. 오히려 경찰 인원은 계속 감소하는 추세입니다. 현재 9000명을 간신히 넘고 있는데 조만간 8000명대로 떨어질 것이란 분석이 우세합니다.  그렇다고 경제적으로 소상공인들을 지원하는 참신한 정책을 선보이고 있지도 않습니다.

범위를 좁혀 한인타운이나 한인사회와의 관계도 어정쩡합니다.
배스 시장 곁에 한인타운이나 한인사회와 관련해 누가 조언하고 있는지 한심하다는 이야기까지 들립니다.
현재 한인타운의 여론을 주도하는 사람이나 기관은 누구이고 어디인지, 어떤 이슈에 가장 관심이 많은 지 등을 제대로 알고 있는 것 같지 않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또 배스 시장의 행보를 보면 적어도 한인타운과 관련해서는 과거 행태나 인물에 머무르고 있다는 느낌이 강하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한인타운에 대한 이해도가 낮아 보인다는 말도 들립니다. 곁가지만 신경 쓰고 있고 “내 사무실은 항상 열려있다”는 공허한 외침만 반복된다는 말도 그 중에 하나입니다. 지금보다 더 미래지향적이고 폭 넓게 한인사회를 끌어안아야 되며,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한인사회에 대해 제대로 조언할 수 있는 측근을 둬야 한다는 조언이 나옵니다.
시정 문제와 관련해서도 일을 벌이고는 있는데 제대로 하고 있다는 느낌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배스 시장이 가장 주력하고 있는 홈리스 문제에 대한 처리 방식만 해도 그렇습니다.
그는 홈리스 문제가 “죽느냐 사느냐의 문제”라고 표현하는데요. 그의 홈리스 위기 해소 방안이 제대로 이행되기 어렵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배스 시장은 지난주에 홈리스를 위한 주거시설을 더 빨리 그리고 더 많이 짓겠다며 업데이트된 비상사태를 재차 선포하는 등 홈리스 문제 해결에 전력투구하고 있다는 모습을 보였는데요. 하지만 이 같은 모습을 보이기 2주 전에 발표된 LA 카운티와 LA 시의 홈리스 조사 결과는 시민들에게 우려만 더 안겼습니다. 홈리스를 위한 주거시설에 수천 만 달러를 투자하고 있음에도 1년 전과 비교해 카운티 차원에서는 9% 증가한 7만5518명, 시 차원에서는 10% 늘어난 4만6260명으로, 오히려 홈리스가 더 많아진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입니다.
캘리포니아 주는 인구 1만명당 44명의 홈리스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는데요. 이는 전국에서 가장 높은 홈리스 비율입니다. 텍사스와 플로리다도 홈리스가 많다고 하지만 인구 대비로 따지면 플로리다는 1만명당 12명, 텍사스는 1만명당 8명 수준입니다. 가주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인데요. 2012년 이후 텍사스는 홈리스 인구가 28% 감소한 반면 캘리포니아는 같은 기간에 43% 증가했습니다. LA는 이런 홈리스 급증의 허브, 즉 중심지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홈리스가 급증하면서 LA에는 이들이 모여 사는 집단 텐트촌이 동네 곳곳에 생겼는데요. 이는 다시 범죄율 증가, 쓰레기 증가, 마약, 위생, 환경 오염 등 다른 문제까지 파생합니다. 뿐만 아니라 사업하는 분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습니다. 한 두 명의 홈리스만 있어도 일반 시민은 불편해하고 힘들어 하는데 적게는 대여섯 명, 많게는 수십 명의 홈리스가 모여 사는 지역의 소매업소를 누가 이용하려 하겠습니까?

배스 시장은 이들 홈리스들을 ‘인사이드 세이프(Inside Safe)’라는 홈리스 프로그램을 통해 호텔 방으로 임시 거처를 옮기고 다시 이들에게 안정된 영구주택을 신속하게 제공하겠다는 목표도 세우고 있습니다. 의도는 좋습니다. 하지만 거리 텐트에서 호텔 방으로 옮긴 홈리스 가운데 영구주택을 얻어 옮긴 사례는 극히 미미한 수준에 그치고 있습니다. 오히려 이 프로그램의 효율성에 대한 의구심만 커졌습니다. 또 홈리스들에 대한 정신 및 육체에 대한 의료 진료에 대한 접근성 제공도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 프로그램에 너무 많은 예산이 장기적으로 투입된다는 점을 많은 시민은 우려하고 있습니다. 예산이 고갈되면 그 다음엔 어떻게 되는 것이냐는 의문이 나오는 것은 지극히 당연합니다.
홈리스들을 호텔 방에 임시로 두는 문제에 대해서도 논란
이 많습니다. 이게 과연 옳은 방법이냐는 것이죠. 여행객과 홈리스가 같은 호텔을 사용하는 경우도 생겨날 수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여행객들이 LA를 다시 방문하고 싶어할까요?
문제는 또 있습니다. 재향군인 출신 홈리스를 위한 주택을 얼마 전 100여가구 준비했는데 문을 연지 두 달이 넘도록 수십 가구는 여전히 빈 채로 남아 있습니다. LAist가 최근 이 문제를 처음 보도했는데요. 지난 5월 웨스트 LA 지역에 재향군인 출신 홈리스를 위한 아파트 120가구가 완공됐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42가구만 채워지고 나머지는 비어 있습니다. 이 아파트가 왜 이렇게 비어있는지에 대해서는 관련 기관들의 말이 다 다릅니다. 연방 원호처는 장애인 시설에 필요한 최종 검사가 남았고 입주 신청자에 대한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시 당국은 아파트 시설에 대한 모든 점검 과정은 완료됐고 시와 카운티 모두 111가구에 대한 입주 승인을 마쳤다고 말합니다. 또 원호처와 협업하고 있는 주택 관련 비영리단체는 LA시에서 완공식 이후 한달이 지난 6월 5일까지 집세를 승인하지 않았다고 밝혔는데요. 톱니바퀴 물리듯 자연스럽게 처리되어야 할 과정이 삐거덕거리는 모습을 한 눈에 볼 수 있습니다. LA에는 지난 2022년 기준으로 연방 주택도시개발국이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3456명의 무주택 재향군인이 살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전국 최고 수준입니다.

홈리스 문제를 해결해야겠다는 의지가 배스 시장에게 강하게 있고 이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모습은 분명히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관련 조직이나 보여지는 결과는 배스 시장과 정책 집행자들이 하나로 움직이고 있다는 증거를 찾을 수 없습니다. 즉 아이디어가 효율적으로 구체화되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중간단계가 사라진 느낌입니다.
LA 시장의 임기는 4년입니다. 배스 시장은 지금도 늦지 않았습니다. 정책의 방향을 다시 점검하고 실수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홈리스 문제도, 경찰력 증원도, 한인사회와의 관계도 모두 원점에서 다시 시작해도 늦지 않습니다. 지금까지 달려온 것보다 훨씬 오랜 시간이 당신의 손에 쥐어져 있습니다. 보다 나은 LA시와 한인타운 발전을 위한 고언입니다.

금주의 주요 뉴스

1. 미국의 대전환-백인 보수 인구 감소, 트럼프로 영역 유지 시도

김동석 미주한인유권자연대(KAGC) 대표의 인터뷰 기사가 실렸습니다. 김 대표는 2016년 대선을 앞두고 중앙SUNDAY와의 인터뷰에서 가장 먼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을 예측해서 화제에 올랐던 인물인데요. 그는 내년 대선과 관련해 “현재 구도라면 트럼프가 매우 유리한 상황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해 또 다시 그의 예언이 맞을 지 주목됩니다. 그는 “2020년 대선 때도 코로나19로 막판 선거 캠페인이 제약되지 않고 우편 투표도 이뤄지지 않았다면 트럼프가 승리했을 수 있다”라고도 말했는데요. 그러면서 그는 “지금 미국은 총체적 대전환의 시대”라며 “그 동안의 미국의 정치, 사회, 문화의 주류였던 백인 보수 우익 진영이 인구 측면에서 마이너리티로 축소되면서 트럼프라는 툴(tool, 도구)을 활용해 자신들의 영역을 지키려는 마지막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의 주장이 다시 현실화할 수 있을 지 관심 있게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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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유승준 비자발급 거부 취소해야” 법원 판결에 미주 한인 56% 반대

1990년대에 댄스가수로 스타가 됐던 유승준씨가 한국 법원으로부터 “비자 발급 거부를 취소하라”는 승소 판결을 받아 재외동포 자격으로 한국 내 입국 비자를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는 소식 들으셨을텐데요. 이와 관련해 미주중앙일보 홈페이지인 코리아데일리닷컴에서 긴급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했는데 응답자의 56%가 이번 법원 결정에 반대한다고 밝혔습니다. 찬성은 46%였습니다. 따라서 한국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 거주하는 한인들도 유승준씨의 병역기피에 대한 반감이 뿌리깊게 박혀 있다는 사실을 다시 확인한 것 같습니다. 이번에 승소했지만 여전히 유승준씨가 넘어야 할 산은 높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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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처방 없어도 피임약 살 수 있다, FDA 첫 판매 승인

내년 초부터 사전 피임약을 의사의 처방전 없이 아스피린이나 소화제처럼 손쉽게 구매할 수 있게 됐습니다. 연방 식품의약청(FDA)은 지난 13일 프랑스 제약업체 HRA 파마가 만든 피임약 ‘오필(Opill)’에 대해 처방전 없는 일반의약품으로 시중 약국에서 판매할 수 있도록 승인했습니다. 사전 피임약이 일반 의약품으로 판매되도록 승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요. 실제 판매는 내년 1분기에나 가능할 전망입니다. 저소득층이 부담 없이 구매할 수 있을 정도로 가격이 낮게 책정되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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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두 달 전 이사 왔는데….” 해변가 고급주택단지 지반 침하, 안타까운 사연들

남가주의 대표적인 부촌인 팔로스버디스 인근 롤링힐스 에스테이츠 주택단지의 고급 주택 10여 채가 지반 침하 현상 때문에 붕괴하는 사고가 지난 9일부터 계속 이어지고 있는데요. 피해자 가운데는 몇 십 년을 그곳에서 토박이처럼 살던 주민이 있는가 하면 고등학교 진학을 앞둔 자녀의 학군 때문에 두 달 전에 이사 왔다가 졸지에 집을 잃은 경우도 있는 등 안타까운 사연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현재 이 지역은 지금까지 12채가 땅밑으로 꺼지는 피해를 입었고 다른 16채는 계속 상황을 지켜보고 있어 앞으로 추가 피해가 더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전망 좋은 언덕에서 태평양을 바라보며 남들의 부러움을 받으며 살던 주민들이 하루 아침에 홈리스 신세가 되는 요지경 세상입니다. 물론 앞으로 각급 정부 등 다양한 곳으로부터 지원과 도움을 받아 어느 정도 피해 복구는 되겠지만 정신적인 충격과 많은 추억이 담긴 물품을 다시 만져볼 수 없는 공허함을 치유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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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취업이민자 시민권 거부 속출, 심사 대폭 강화

취업이민으로 영주권을 취득한 뒤 곧바로 일을 그만두거나 기록이 없는 경우 시민권 신청이 거부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연방 이민서비스국(USCIS)이 시민권 신청자의 관련 서류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영주권 취득 절차나 증빙 서류를 까다롭게 심사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되는데요. 지난 6월에만 총 4만2000여건이 승인됐고 5400여건이 거부됐다고 합니다. 거부율은 12% 수준인데요. LA 카운티는 타지역보다 거부율이 훨씬 높은 21%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취업이민을 통해 영주권을 취득하고 나중에 시민권까지 생각하는 분들은 신중한 처신과 준비가 있어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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