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게임 볼까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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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알기 #다(섯가지) #알(아야할) #기(사)

①오징어게임 봤어?

저도 지난주 봤습니다. ‘Squid Game’이라는 드라마 제목이 다소 낯설어 끌리지 않았지만 ‘볼만하다’는 후배의 추천에 플레이 버튼을 눌렀죠. 호불호가 나뉠 수 있겠지만 확실한 건 화제가 될 만한 드라마였습니다. 넷플릭스가 지난 17일 공개한 8부작 드라마 오징어게임은 전세계에서 화제를 넘어 열풍을 부르고 있습니다. 30일 현재 넷플릭스를 서비스하는 83개국중 인도를 제외한 전세계에서 1위에 오르면서 K드라마의 새 역사를 쓰고 있죠. 이대로 간다면 넷플릭스 역사상 최고 흥행작이 될거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오징어게임의 시놉시스는 이렇습니다. ‘456억원의 상금을 차지하기 위해 456명의 참가자들이 목숨을 걸고 도전하는 서바이벌 게임을 담은 드라마’. 자세한 내용은 직접 보시는 게 좋을 것 같아 말씀드리지 않겠습니다. 다만, 시청 후 소감을 말씀드린다면 어딘가 ‘기생충’과 닮은 듯했습니다.
특히 3가지가 기억에 남습니다. 먼저 참가자들의 생존이 걸린 6개의 ‘게임’들입니다. 첫게임이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이고 마지막이 ‘오징어게임’이죠. 20~30대들은 모를 수 있겠지만 제겐 익숙하고 아련한 게임들이었습니다.
두 번째는 촬영 세트장의 엄청난 규모입니다. 제작비를 많이 들였다는 뜻이겠죠. 찾아보니 넷플릭스는 이 드라마에 약 200억을 투자했다고 합니다.
마지막은 작품을 만든 사람입니다. 황동혁(50) 감독은 이 드라마를 기획하고 시나리오까지 썼습니다. 알고 보니 시나리오는 13년 전인 2008년에 썼는데요. 당시엔 받아주는 제작사가 없어 작품이 그동안 빛을 보지 못했다고 합니다. 황 감독의 인터뷰 한 대목입니다.
“당시엔 난해하고 기괴해 다들 만들 수 없다고 했었다. 약간 서글픈 이야기인데, 10년이 지난 지금 세상이 이런 말도 안 되는 서바이벌 이야기가 잘 어울리는 세상이 된 것이다. 본 사람들마다 ‘재밌다. 현실감 있다’고들 한다. 슬프게도 세상이 바뀐 게 지금 나온 이유다. 요즘 모든 사람들은 게임을 한다. 비트코인(가상화폐), 부동산, 주식 모두 일확천금을 노리고 하는 게임이라고 생각한다.”

②미국, 셧다운 위기 모면

연방의회가 연방정부의 일시적 업무정지(셧다운) 사태 현실화를 막판에 가까스로 막았습니다. 30일 상원은 찬성 65표 대 반대 35표로 12월3일까지 연방정부에 예산을 지원하는 임시지출 예산안을 통과시켰습니다. 해당 예산안은 찬성 254표 대 반대 175표로 하원도 통과했습니다.
이날 일사천리로 상하원 표결이 진행되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2021회계연도가 9월의 마지막날인 이날로 끝나지만 2022회계연도 예산안이 의회에서 처리되지 않은 터라 10월 1일부터는 연방정부 셧다운이 시작될 위기에 내몰린 탓입니다.
이날 조치로 연방정부가 12월 초까지는 계속 운영될 수 있도록 임시 예산이 지원됩니다. 의회가 2022회계연도 예산안 처리를 위한 시간도 벌게 됐죠. 셧다운이 시작되면 필수 기능만 남기고 연방정부 운영이 중단돼 공무원 등 정부에 고용된 인력 수십만명이 휴직하고 임금을 받지 못합니다.
트럼프 행정부 시절에도 멕시코 장벽 예산안을 둘러싼 여야 갈등 때문에 연방정부 셧다운이 2018년 12월부터 2019년 1월까지 35일간 지속된 적이 있었습니다. 미국의 최장기 셧다운이었죠.
급한 불은 껐지만 예산 문제를 둘러싼 의회 내 복잡한 갈등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연방정부 부채한도 상향 법안과 바이든 대통령의 핵심 어젠다인 인프라 및 사회복지 예산안이 문제입니다. 다음 기회에 이 소식을 좀 더 자세히 전해드리겠습니다.

③한인 검사, 검찰과 맞짱

한인 검사가 사법 개혁안을 비판하는 내용의 칼럼을 썼다가 몸담고 있는 검찰 조직로부터 보복성 징계를 받았다면서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오늘자(1일) 미주중앙일보 지면에 장열 기자의 보도로 게재됐죠.
소송한 검사는 샌타클라라카운티 검찰 소속 대니얼 정(한국명 정문성) 검사입니다. 그는 지난 2월14일 지역언론 머큐리뉴스에 ‘사법 개혁안은 범죄 피해자와 지역 사회를 보호해야 한다(Criminal justice reforms must protect victims, communities)’는 제목의 칼럼을 게재했습니다. 기고문에서 정 검사는 “현재 가주에서 추진중인 법안은 폭력범죄의 형량 및 기준 등을 낮추고 있다”면서 “이로 인해 아시안 증오범죄가 계속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죠.
이 칼럼이 게재된 다음날 정 검사는 강력범죄부서에서 정신건강법원으로 인사발령을 받고 그 다음날 다시 청소년 법원으로 배치됐죠. 정 검사는 소장에서 “급기야 징계 청문회를 앞둔 지난 9월10일 검찰로부터 권고사직까지 받았다”며 “이는 그동안 검찰 조직 내 존재했던 보복적 관행이며 칼럼 게재에 대한 보복은 표현의 자유를 보호하는 수정헌법 1조를 침해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④백신 안 맞으면 입장불가

LA시가 가장 엄격한 코로나19 제한 조치를 시행할 것으로 보입니다. 사실상 모든 실내 영업장 출입시에 백신접종 증명서 제시를 의무화하는 조례안을 다음주 표결에 부칠 예정입니다. 15명의 시의원중 2명을 제외하고는 이 조례안을 지지하고 있어 통과 가능성이 큽니다. 조례안이 가결되면 11월부터 발효됩니다.
사실상 모든 실내영업장이라고 말씀드렸는데요. 이해하기 쉽게 업종별로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음식과 음료를 파는 업소
●피트니스센터, 체육관
●엔터테인먼트 관련 업소(극장, 콘서트장, 볼링장, 수영장 등)
●미용관련 업소

⑤도대체 ‘헝다’가 뭐야

요즘 뉴스에서 ‘헝다’라는 단어가 자주 등장합니다. 헝다(恒大·에버그란데)는 중국 최대 민영 부동산 개발업체입니다. 현재 무려 300억달러대에 달하는 천문학적 부채를 갖고 있는 이 회사가 최근 채무를 이행하지 못하게 되자 파산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 파장은 중국을 넘어 세계 금융시장까지 요동치게 하고 있죠.
광저우에서 1997년 설립된 헝다는 중국 2위의 부동산 개발업체로 성장했습니다. 올해 포천지가 발표한 세계 500대 기업 명단에서 122위에 올랐죠. 창업자 쉬자인(徐家印)은 2017년 알리바바 마윈(馬雲)과 텐센트 마화텅(馬化騰)을 제치고 처음으로 중국 최고 부자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헝다의 몰락은 문어발식 확장 때문이기도 합니다. 중국 최고 명문 축구구단 광저우헝다, 전기차, 생수, 식용유, 분유, 테마파크, 관광, 헬스케어까지 사업을 확대했죠.
헝다는 주로 차입에 의존해 부동산 사업을 벌여왔습니다. 차입은 쉽게말하면 빚을 내서 집을 사고, 그 집에서 나오는 월세로 빚을 갚으면서 집 값을 올려 단기간에 파는 것과 비슷합니다. 이미 상당한 빚을 지고 있던 헝다는 최근 몇 년간 인수합병과 대규모 신사업 투자까지 하면서 부채를 산더미 같이 쌓아왔죠. 여기에 중국 당국의 주택가격 안정화 조치에 역풍을 맞고 은행들이 자금 조달을 차단하면서 헝다의 돈줄은 말라버린 상태입니다. 이 회사의 주가는 14개월 사이에 90%까지 추락했죠.
헝다의 위기는 13년전 미국의 글로벌투자은행 리먼 브러더스 사태를 연상케합니다. 기억하시는 분들도 많으실텐데요. 미국 부동산 가격에 따른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사태로 리먼 브러더스가 파산했죠. 이로 인한 연쇄작용으로 미국은 물론 세계 금융 시장이 얼어붙었습니다. 금융권에서는 헝다의 몰락이 리먼브러더스 사태를 야기하진 않을 것이라고들 내다보면서도 금융 시장에 적지않은 영향을 끼칠 위험은 있다고들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