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은 우산, 비오면 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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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한 뉴스 #미국내 #세가지 #한인 뉴스

①“델타는 장마 폭우”

한인 2세 의사 출신 코미디언 켄 정(한국명 정강조ㆍ52)이 오랜만에 웃음기를 거두고 전문의로 돌아가 코로나19와 백신에 대해 쉽게 설명해 주류 언론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켄 정은 지난 20일 CBS 인기 심야토크쇼인 ‘The Late Late Show’에 출연했는데요.
사회자 제임스 코든이 지난 18개월간의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을 돌아볼 때 의사 입장에선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습니다. 켄 정은 백신을 ‘우산’에 비유해 일반인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했습니다. 지난 뉴스레터에서 저는 백신을 오토바이 헬멧 혹은 안전벨트와 비유했었는데요. 그의 답변이 훨씬 더 와닿는 듯합니다. 한번 들어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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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을 우산이라고 가정해보자. 비(코로나19)로부터 우릴 보호해준다. 모더나나 화이자를 맞으면 우산을 이중으로(2회 접종) 쓰고 있는 셈이다. 코로나19 원래 바이러스가 ‘비’라면 델타 변이는 ‘몬순(장마철 폭우)’처럼 쏟아붓는다. 그러니 우산을 써도 젖을 수밖에 없다. 백신을 맞아도 감염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러니 델타가 지나가는 동안 더 많은 사람이 우산을 써서(부스터샷을 맞아) 덜 젖게 되길 기도하고 있다.”
켄 정의 비유처럼 백신이 우산이라면 백신을 맞지 않은 미접종자는 마구 쏟아지는 장맛비를 고스란히 맞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혹시 지금까지 감염되지 않았다면 운 좋게 빌딩 처마나 지하도만 지나왔기 때문일 수 있죠.
켄 정은 이날 델타 변이의 전염성이 왜 강한지에 대해서도 한마디로 쉽게 풀었습니다. “코를 통해 들어갈 수 있는 바이러스의 양이 델타 변이는 1000배 더 많이 농축됐다고 생각하면 된다”고 했죠.
1969년 디트로이트의 한인 이민자 부모에게서 태어난 켄 정은 노스캐롤라이나에서 자랐습니다. 똘똘한 학생이었다고 합니다. 16세에 고교를 졸업하고 듀크대와 노스캐롤라이나 의대(UNC)를 거쳐 내과전문의가 됐습니다. 의대 시절부터 스탠드업 코미디 무대에 종종 섰던 그는 1998년 LA로 이사와서 우들랜드힐스 카이저퍼머난테 병원에서 근무하면서 할리우드에 좀더 가까워졌습니다. 2007년 그는 ‘사고친 후에(Knocked Up)’라는 코미디영화에서 닥터 쿠니역으로 배우로 데뷔하면서 전문의를 그만두고 풀타임 연예인으로 활동하게 됩니다. 그후 ‘행 오버’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 ‘트랜스포머3’ 등의 영화에서 주역으로 활약했죠. 현재 미국판 복면가왕 ‘더 마스크드 싱어(The Masked Singer)’에서 판정단으로 출연중입니다. 어머니가 복면가왕의 굉장한 팬이라고 합니다. 2년 전 한국의 복면가왕에 ‘황금돼지’로 깜짝 출연해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②로렌 조 실종 3개월째

지난주 주류 언론들은 20대 백인여성 실종 사망사건을 잇달아 보도했었습니다. 개비 퍼티토(22)는 지난 7월 약혼자 브라이언 론드리(23)와 벤 차량을 타고 동부 롱아일랜드에서 출발해 서부 오리건주 포틀랜드를 향해 대륙횡단 캠핑여행을 떠났는데요. 어찌 된 일인지 지난달 말부터 연락이 두절됐고 이달 초 약혼자 론드리만 혼자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론드리는 퍼티토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하다가 지난 14일 집을 나선 뒤 실종된 상태입니다. 그 후 5일만인 지난 19일 퍼티토는 와이오밍주 그랜드티턴 국립공원 캠핑장에서 시신으로 발견됐죠. ‘미스터리’를 풀기 위한 수사가 계속 진행중인데요.
이 사건이 이목을 끌면서 여러모로 정황이 비슷한 한인 여성 실종 사건도 주류 언론들이 잇따라 보도하고 있습니다. 뉴저지 출신의 로렌 조(30)씨는 지난 6월28일 캘리포니아의 팜스프링스 인근 모롱고 밸리에 있는 등산로에서 마지막 모습을 보인 뒤 3개월째 실종 상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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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언론을 통해 그의 실종이 다시 조명되자 샌버나디노카운티 셰리프국은 지난 21일 페이스북을 통해 조씨 실종사건을 ‘특별수사부서(Specialized Investigations Division)’에 배정해 수색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조씨는 지난해 11월 새로운 사업을 위해 남자친구 및 일행과 함께 가주에 왔는데요. 실종 당일인 6월 28일 노란색 티셔츠와 청반바지 차림이었던 조씨는 남자친구와 싸운 뒤 돌연 자취를 감췄다고 합니다. 숨진 채 발견된 퍼티토도 8월12일 약혼남과 다퉈 경찰의 차량 검문을 받았던 것이 마지막이었습니다.

조씨 이외에도 한인 여성 장기실종사건은 또 있습니다. 지난 2017년 1월28일 일레인 박(당시 20세)씨는 전 남자친구를 만나러 간다면서 LA인근 글렌데일 집에서 칼라바사스로 간 뒤 4년째 행방불명 상태입니다. 당시 가족들은 50만 달러라는 거액의 보상금까지 걸고 눈물로 제보를 호소했지만 아직까지 박씨의 생존 여부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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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명의 여성 실종사건의 공통점은 ‘남자’입니다. 퍼티토는 약혼남과 떠난 여행에서 실종됐고, 조씨 역시 남자친구와 싸운 뒤 사라졌습니다. 박씨도 헤어진 전 남자친구를 만나러 간 뒤에 행방불명 상태죠.
하루빨리 사건이 해결되길 바랍니다.

③입양인, 에너지 차관보로

한인 최초로 매사추세츠주 하원의원에 당선됐던 입양인 출신의 마리아 로빈슨(34)씨가 바이든 행정부의 에너지부 차관보로 지명됐습니다.
민주당 소속인 로빈슨 지명자는 지난 2018년 매사추세츠 주의회에서 당선된 최초의 한인 의원으로, 현재 하원에서 두 번째 임기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주하원 6지구를 지역구로 둔 그는 첫 선거에서 78%의 높은 득표율로 당선된 데 이어 지난해 연임에 도전해 98%의 압도적 득표율로 재선에 성공했죠.
1987년 한국에서 태어난 로빈슨 지명자는 어렸을 때 펜실베이니아주 북동부의 아일랜드·독일계 가톨릭 가정에 입양됐습니다. 매사추세츠공대(MIT)에서 화학공학을 전공했으며 털사대에서 에너지법으로 석사 학위를 받은 에너지 분야 전문가입니다. 지난 2019년에는 서울 서대문구로부터 명예구민증을 받기도 했습니다.
당시 그는 한국에서 열린 수여식에 참석해 “매일 아침 거울을 볼 때 외꺼풀 오른쪽 눈과 쌍꺼풀 왼쪽 눈을 보면서 제 유산과 혈통을 되새긴다”고 소감을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