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간 전국에서 14차례 총기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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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알기 #다섯가지 알아야할 기사

①문 잠그고 총기난사

또 다시 참사가 발생했습니다. 31일 LA에서 남동쪽으로 30마일 떨어진 오렌지시라는 곳에서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해 4명이 숨졌습니다. 사망자 중엔 9살짜리 소년도 포함됐다고 합니다.
범행은 잔혹합니다. 이날 오후 5시30분쯤 용의자 아미나다브 각시올라 곤잘레스(44)는 2층짜리 사무실 빌딩에 들어가 2개 출입문을 자전거 자물쇠로 걸어 잠그고 총을 쏘기 시작했습니다. 아무도 나가지 못하게 막고 벌인 범행이죠. 곤잘레스가 노린 업체는 빌딩내 입주한 ‘유니파이드홈스’라는 모빌홈 부동산 브로커 회사였습니다. 용의자 총격에 남성 1명과 여성 2명, 그리고 9세 소년 숨졌습니다. 이 소년은 숨진 업체 직원의 아들이었다고 합니다.
현장에 도착한 경찰은 출입문 너머 총을 든 용의자를 발견하고 총격을 가했고, 용의자가 쓰러지자 볼트커터로 자물쇠를 자르고 내부로 진입했습니다. 총상을 당한 용의자는 현재 병원에서 치료중입니다.
경찰이 목격한 사건 현장은 참혹했는데요. 총격으로 부상을 입은 여성이 숨진 아들을 끌어안은 채 되살려보려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고 합니다. 아직 범행 동기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용의자는 피해자들과 아는 사이였다는 경찰 발표로 미뤄볼 때 원한에 의한 범행으로 추정됩니다.
최근 미국에서는 총기난사가 연일 발생하고 있습니다. 총격사건 데이터베이스 ‘Gun Violence Archive’에 따르면 지난 22일 콜로라도 볼더의 마켓 총기난사 이후 31일까지 8일간 전국에서 4명 이상이 숨진 총기난사 사건은 14건에 달합니다.
총기규제 목소리는 높지만 참사를 막을 대책은 아직 보이지 않네요. 안타깝습니다.

②목 짓누른 경관 재판

이번주 미국 언론들이 집중조명한 재판이 있었습니다. 기억하시죠, 지난해 5월25일 흑인 조지 플로이드의 목을 무릎으로 짓눌러 숨지게 했던 미니애폴리스 경관 데릭 쇼빈(45)의 본재판이 29일부터 시작됐습니다. 플로이드의 사망으로 ‘흑인 생명도 소중하다’는 구호 아래 인종차별 반대시위가 전국에서 계속됐죠.
이번 재판의 쟁점은 쇼빈 전 경관의 물리력 행사가 과연 적절했느냐입니다. 쇼빈을 기소한 제리 블랙웰 검사는 플로이드가 숨을 거두기 직전의 모습을 담은 동영상을 공개하면서 “살인”이라고 못박았죠. 반면에 쇼빈의 변호인인 에릭 넬슨 변호사는 “쇼빈이 19년 경찰 재직기간에 걸쳐 훈련받은대로 물리력을 사용했을 뿐”이라고 반박했습니다. 그러면서 플로이드의 사인은 목이 짓눌려서가 아니라 펜타닐이라는 약물과다복용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실제로 플로이드의 검시결과 그가 약물 중독상태였음이 확인됐었죠.
하지만 1일까지 나흘간의 재판을 통해 쇼빈에 대한 불리한 증언들이 계속 터져나오고 있습니다. 목격자들은 쇼빈의 행동이 “살인”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현장 목격자인 도널드 윌리엄스는 플로이드가 구급차로 옮겨진 뒤 긴급전화인 911로 신고를 했었는데요. 당시 그는 911 교환원에게 “경찰관이 시민을 죽이려 한다”고 신고했었죠. 윌리엄스는 무릎에 목이 눌린 플로이드가 공기를 마시기 위해 숨을 헐떡이고 그의 눈알이 머리 뒤로 넘어가며 그의 코에서 피가 뿜어져 나오는 것을 목격했다고 증언했습니다.
31일에는 사건 당시 쇼빈 몸에 부착돼있던 바디 카메라에 포착된 동영상이 법정에서 처음 공개됐는데요. 플로이드가 사망 직전 “엄마”, “엄마 사랑해요”, “우리 애들한테 내가 사랑한다고 말해달라”고 소리치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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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재판은 그 사회적 파장 때문에 매일 생중계되고 있습니다. 쇼빈의 혐의는 2급 살인과 2급 우발적 살인, 3급 살인 등 3건입니다. 각각의 혐의에 대해 유죄가 인정될 경우 2급 살인에 대해서는 최대 40년, 2급 우발적 살인은 최대 10년, 3급 살인은 최대 25년의 형량이 부과될 수 있죠.
하지만 만약 쇼빈이 무죄 평결을 받는다면 여론의 반발은 엄청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우려되는 점은 배심원단 구성입니다. 14명중 과반인 8명이 백인입니다. 4명은 흑인, 2명이 혼혈이라고 합니다. 재판은 짧게는 2주 길게는 4주간 계속되는 데요. 재판 과정을 계속 알려드리겠습니다.

③‘선거 더 어렵게’ 확산

미국에서 투표권 제한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습니다. 지난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선거를 도둑맞았다’고 주장한 여파 때문이라고 합니다.
NBC에 따르면 현재 47개주가 투표권 제한을 고려중입니다. 공화당의 주도로 조지아 등 4개 주에선 5개 법률이 주지사 서명까지 끝났습니다. 대부분의 법안이 코로나19 확산으로 지난해 확대된 우편투표를 타깃으로 하고 있는데요. 법안 중 4분의 1은 더 엄격한 신분증 요건을 추구하며 다른 법안은 유권자 등록을 어렵게 하거나 유권자 명부에서 유권자 삭제 확대를 목표로 합니다.
투표권 제한을 주도하는 공화당은 본인 확인 절차 미흡 등 우편투표의 문제점을 해소하고 투표의 신뢰성을 높이려는 조치라고 주장하지만, 다분히 정치적인 입법이라고 NBC는 지적했습니다.
우편투표는 통상 민주당 지지층이 더 많이 참여하며 지난해 대선과 의회 선거에서도 민주당 지지 성향이 강한 유색인종의 투표 제고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죠.

④LA, 6월에 집단면역 형성

지난 뉴스레터에서 설명해드렸듯 캘리포니아주가 4월15일부터 16세 이상 모든 성인을 대상으로 백신 접종을 시작합니다. 주정부는 현재 부족한 백신 공급은 조만간 원활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백신 접종이 확대된다는 소식에 구독자 중 한분이 질문을 해오셨습니다. 도대체 언제쯤이면 집단면역이라는 것이 형성될 수 있느냐고 물으셨죠. 집단면역은 한 집단 내에서 특정 감염병에 대한 면역력을 가진 구성원 수가 일정 수준 이상이 되어 감염병이 전파되기 어려워진 상태를 뜻합니다.
LA 보건국은 그 예상 시기를 6월로 예측했습니다. 단 전제 조건이 있죠. 보건국의 설명을 들어보시죠.
“만약 LA카운티에 공급되는 백신이 매주 57만6000회 이상이라면 앞으로 12주내 16세 이상 인구의 80%가 접종할 수 있게 된다.”
16세 이상 인구의 80%는 LA카운티 전체 인구의 64%를 뜻합니다. 16세 미만 아동 중 면역이 형성된 비율은 10% 정도라고 하는데요. 합치면 6월이 되면 면역을 가진 인구가 74%라는 예측이 나오죠.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집단면역 형성 비율을 75~85%로 분석했었죠.

⑤계속되는 국경의 비극

미국으로 밀입국하려는 불법이민자들로 국경이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는 소식 전해드렸었는데요. 지난 31일 가슴 먹먹한 사진이 공개됐습니다. 지난 16일 밀입국 브로커가 생후 6개월 된 아이를 국경 인근 리오그란데강에 던져 버리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다행히 텍사스 경찰과 국경순찰대와 함께 강에 버려진 아이를 구조했습니다. 브로커 일당은 아이와 함께 뗏목을 타고 강을 건너던 엄마를 폭행한 뒤 아이를 강으로 던졌다고 합니다. 다행히 아이는 국경경찰대가 운영하는 시설에서 엄마와 재회했습니다.
브로커들은 3살, 5살 여자아이를 14피트 높이 국경 장벽 아래로 떨어트리기도 했는데요. 국경순찰대가 감시카메라에 포착된 영상을 공개했죠. 브로커들은 장벽에 걸터앉아 아이를 짐짝처럼 하나씩 떨어트렸습니다.
미국 영토 쪽으로 떨어진 첫 번째 아이는 땅에 닿자마자 충격으로 앞으로 고꾸라졌고, 20초 후에야 겨우 일어섰습니다. 이어 브로커는 두 번째 아이를 떨궜고, 이 아이는 엉덩방아를 찧은 뒤 10초 뒤에 벽을 손을 짚고 일어섰습니다. 아이 2명을 떨어트린 브로커 일당은 아이들 소지품을 벽 너머로 휙 집어 던졌고, 뒤도 돌아보지 않고 달아났죠.
어쩌면 미국 국경의 참사는 아직 시작도 하지 않은 것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