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부터 전과 기록 영구 봉인 제도 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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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 기록, 일반인에게는 전과 기록이라고 해야 이해가 더 빠를 겁니다. 이 형사 기록을 가진 전과자들에게 오는 7월 1일부터 새로운 삶의 문이 열립니다. 바로 이 전과 기록을 영구히 봉인하는 ‘전과 기록 개혁법’이 시행됩니다. 전과 기록이 완전히 말소되는 것은 아니고 법 집행기관에서는 기록을 볼 수 있지만 특정 조건을 갖춘 전과자에 대해서는 일상에서 일자리나 월세 집을 구할 때 필요한 신원조회 시 범죄 기록이 나타나지 않도록 하는 것입니다.
LA에 지역구를 둔 마리아 엘레나 두라조 가주 상원의원은 지난 17일 LA시청에서 가진 합동기자회견을 통해 이런 내용을 밝혔는데요. 이 자리에는 커렌 프라이스 시의원과 여러 시민단체 관계자 등도 참석해 그 의미를 더했습니다. 이 법은 단지 LA 시민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모든 가주 주민에게 적용됩니다. 사실 이 법은 이날 처음 발표된 내용은 아니고요. 개빈 뉴섬 주지사가 지난 가을, 의회를 통과한 법안에 서명해 오는 7월부터 시행되는 일정이 이미 잡혀 있습니다. 전국 50개 주 가운데 오래된 전과 기록을 갖고 있는 전과자 대부분의 범죄 기록을 영구히 봉인하는 것은 미국 역사상 캘리포니아 주가 처음이라고 합니다. 이 법은 SB 731 법이라고도 하는데요. ‘안전과 정의를 위한 캘리포니아 사람들’이라는 이름의 단체 관계자는 “SB 731법은 대부분 30~40년 동안 전과 기록이라는 주홍글씨를 새기고 살아가던 남녀에게 1980년 당시 집을 구하기 위해 여기저기 방황해야 했던 그런 삶이 아니라 일반인의 삶과 동등한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고 말합니다. 그는 이어 “이 법은 또 전과자들이 자녀가 다니는 학교의 각종 프로그램에 참여해 부모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도 한다”고 강조했는데요.
이 법안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했던 시민단체들은 일정기간 자신의 죄에 대한 대가를 치른 전과자들이 고용이나 교육, 주택 문제와 관련해 거추장스러웠던 장애물을 없애고 새로운 삶을 살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형사 기록이 있으면 신원조회에서 드러나고 어떤 경우에는 구글 검색을 통해서 나타나기도 하는 등 평생 족쇄로 남는 게 현실인데요. 사업주 10명 가운데 9명 가까이는 직원 채용시 범죄 기록 유무를 확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구요, 렌트를 주는 집주인 5명 가운데 4명, 신입생을 뽑는 대학 5곳 가운데 3곳이 범죄 기록 유무를 따진다고 하네요. 그만큼 한 번 죄를 지으면 설혹 그 죄 값을 다 치렀다 해도 새로운 삶을 살기는 사회 시스템 적으로 쉽지 않다는 것이겠죠.

이 법이 시행되면 가주 전체로는 수백 만명, LA 시에서만도 25만 명 이상이 혜택을 볼 것으로 추정됩니다.
전과자들이 30~40년 전에 실수로 치렀던 죄가 아니라 오늘날 새롭게 변신한 모습으로 판단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는 점에서 당사자들은 환영하고 있지만 모든 사람이 이 법의 시행을 좋아하는 것은 아닙니다. 법원이 판단하고 결정한 벌을 감내하며 사회에 진 빚을 갚았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공공안전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폭력성과 무관한 불법 약물을 복용한 전과자인 경우, 교사나 교직원 등 특정 직업군으로 취업에 제한을 둬야 하지만 앞으로는 전과 기록 조회조차 할 수 없기 때문에 자칫 교육계는 물론이고 지역 사회가 위험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 여전합니다. 또 형기 만료 후 4년이 지나면 범죄 기록이 자동으로 봉인된다는 조항과 관련해서도 해당 기한 4년은 너무 짧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습니다.
전과 기록 봉인 대상에서 성범죄와 중범죄인 살인, 살인미수, 납치, 방화, 강도 등은 제외된다고 하지만 일반인들의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서는 보다 추가적인 기준이나 안전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도 말합니다. 특히 가정폭력과 살상무기 관련 범죄 등은 이번 봉인 대상에 포함돼 있어 너무 법 적용이 느슨한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옵니다.

전과자의 새로운 삶을 위한 기회 제공과 지역 사회의 안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는 솔로몬의 지혜가 필요한 이슈인 것 같습니다. 아, 그리고 위에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이 전과 기록 개혁법 이전에도 전과 기록을 말소하는 제도는 가주에서 이미 오래 전부터 시행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말씀드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