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에 생긴 공휴일, 왜 쉬는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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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가운 소식입니다. 다들 뉴스로 접하셨을 텐데요. 올해부터 노예해방 기념일인 6월19일(Juneteenth·준틴스)이 연방 공휴일로 지정됐습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17일 법안에 서명하면서 공식 발효됐죠. 올해는 준틴스가 토요일이라 하루 앞당겨 금요일인 오늘(18일)을 휴일로 지내게됐습니다. 논란은 있지만(사장님들은 싫어하시겠지만) 직장인들 입장에선 휴일이 하루 더 늘어난 거죠. 안 입던 옷 주머니에서 발견한 돈처럼 깜짝 보너스를 받은 느낌이랄까요. 오늘은 준틴스에 대해 쉽게 요약 정리해드리려 합니다.

준틴스가 무슨 뜻이야?

6월을 뜻하는 ‘준(June)’과 19일을 말하는 ‘나인틴스(nineteenth)’를 합한 단어입니다. 노예해방일(Emancipation Day), 준틴스 독립기념일(Juneteenth Independence Day)이라고도 합니다.

왜 6월19일이 노예해방일이 된 거야?

역사적 설명이 좀 필요합니다. 먼저 흑인들이 법적으로 노예제도에서 해방된 것은 남북전쟁이 한창이던 1863년입니다. 그해 1월1일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이 노예해방령에 서명하면서 공식 발효됐죠.

잠깐, 그럼 노예해방일은 6월19일이 아니라 1월1일이어야 하는 거 아닌가?

그렇죠. 하지만 노예해방령 시행 소식은 당시 전국 각지에 제대로 알려지지 못했습니다. 지금처럼 통신이 발달하지 못한 때문도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아직 몇몇 지역에서 남북전쟁이 끝나지 않았기 때문이죠. 전쟁은 그로부터 2년 뒤인 1865년 4월9일 남군 총사령관 로버트 리 장군이 항복 문서에 서명하면서 끝나게 됩니다. 그러나 이후에도 여전히 항복하지 않은 주가 있었습니다. 텍사스가 대표적인 곳이었죠. 그래서 북부군 고든 그레인저 장군이 연합군 2000명의 병력을 이끌고 6월19일 텍사스의 갤버스턴에 입성합니다. 평화로운 권력 이양을 위해 갤버스턴에 도착한 그레인저 장군은 가장 먼저 ‘장군령 제 3호’를 발표하는데요. 바로 링컨 대통령의 노예해방령을 재확인하는 선언문이었죠. 내용의 요지는 이렇습니다.
“대통령의 포고에 따라, 모든 노예들이 자유의 몸이 되었음을 텍사스 주민들에게 알린다.”
이 장군령은 미국 전역에 남아있던 마지막 노예들을 마침내 해방시켰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당시 텍사스주에만 25만 명의 노예가 있었다고 합니다. 그 후예들이 대대로 6월19일을 ‘자유를 얻은 날’로 기념하면서 준틴스가 이어지게 됐죠.

따져보니 올해가 156년 되는 해인데 그동안 기념일이 아니었다는 거야?

1980년까지는 그렇습니다. 준틴스의 기념일 지정 움직임은 오래전부터 있었지만 쉽지 않았죠. 준틴스 기념행사는 초기엔 텍사스 농장지역에서 마을 사람들끼리 모여 축하하는 지역행사에 그쳤지만 점점 전국적으로 필요성이 제기됐죠. 1950~1960년대 들어 민권운동이 활발해지면서 준틴스가 본격적으로 주목받게됩니다. 특히 정점은 1968년 마틴 루터 킹 주니어 목사가 암살되면서입니다. 킹 목사의 뒤를 이은 랠프 애버내시 목사는 킹 목사가 계획중이었던 ‘빈자들의 행진(Poor People’s Campaign)’을 통해 인권 평등을 호소했고 행사에 참가한 흑인들이 준틴스를 다시 기념하게 됩니다.
그리고 1980년 1월1일, 텍사스주가 처음으로 준틴스를 공휴일로 지정합니다.

그럼 지금까지 텍사스만 공휴일로 지냈던거야?

텍사스주를 따라 다른 주들도 속속 준틴스를 기념일로 제정하기 시작했죠. 지난 16일 하와이주가 노예해방의 날로 지정하면서 전국 49개주와 워싱턴 DC에서 준틴스를 공식 인정하게 됐습니다. 이로써 준틴스를 기념일로 제정하지 않는 주는 1개주만 남게됐었죠. 큰바위 얼굴이 있는 사우스 다코타주입니다.

대부분의 주가 기념일로 지정했는데, 연방정부는 왜 이제서 공휴일로 인정한거야? 

정치엔 명문과 변곡점이 될 계기가 필요합니다. 연방의회에 법안이 상정된 것은 지난해입니다. 매사추세츠주의 에드 마키 상원의원(민주)이 상정했죠. 결정적인 동기는 지난해 경찰의 무릎에 목이 눌려 숨진 조지 플로이드 사건 때문입니다. 미국 뿐만 아니라 전세계에서 인종차별 반대시위가 촉발되면서 자유와 평등을 상징하는 준틴스의 공휴일 제정 필요성이 큰 힘을 얻게됐죠. 전국준틴스재단의 디 에번스 국장의 설명을 들어보시죠.
“1776년 미국은 영국으로부터 자유를 얻었습니다. 하지만 모든 국민이 자유를 얻은 건 아니었습니다. 전국민, 전국이 실제로 자유를 얻은건 1865년 6월15일입니다.”

의회 법안 통과 과정은 어땠어?

일사천리로 진행됐습니다. 먼저 지난 15일 상원이 만장일치로 통과시켰습니다. 이튿날인 16일 하원 역시 찬성 415, 반대 14표로 통과시켰습니다. 반대표를 던진 의원들은 모두 공화당 소속이었다고 합니다.

왜 반대한 거야?

지난해 상원 투표에서 반대했던 론 존슨(공화) 의원은 “공휴일이 하루 더 늘면 수억달러에 달하는 세금이 낭비된다”고 이유를 들었죠. 올해 생각이 바뀐 그는 “노예 해방을 기념하는 것은 강력하게 지지하지만 (법안으로 인해 치르게 될) 대가와 토론의 부재에 반대했던 것”이라며 “연방 공무원들의 유급 휴일을 위해 납세자들이 비용을 내야 한다는 것은 여전히 의아하지만 의회가 이 문제를 더 논의할 생각이 없어보였다”고 찬성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존슨 의원의 설명이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마지막 질문, 연방공휴일이 하루 더 늘어난거잖아, 그럼 총 며칠 노는 거야?

준틴스가 공식 제정되면서 연방공휴일은 11일이기도 하고 12일이기도 합니다. 이유는 4년마다 한 번씩 대통령 취임일이 있기 때문이죠. 대통령 취임식을 제외한 연방공휴일은 아래와 같습니다.

●1월1일: New Year‘s Day(새해 첫날)
●1월 세 번째 월요일: Martin Luther King, Jr. Day(마틴 루터 킹 주니어 데이)
●2월 세 번째 월요일: George Washington’s Birthday(조지 워싱턴 생일)
●5월 마지막 월요일: Memorial Day(메모리얼 데이)
●6월19일: 준틴스(Juneteenth)
●7월4일: Independence Day(독립기념일)
●9월 첫 월요일: Labor Day(노동절)
●10월 두 번째 월요일: Columbus Day(콜럼버스 데이)
●11월11일: Veterans Day(베터런스 데이)
●11월 4번째 목요일: Thanksgiving Day(추수감사절)
●12월25일: 크리스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