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보장연금 수령 최대한 빨리 아니면 늦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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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방 사회보장국(Social Security Administration)은 지난 12일 내년도 사회보장연금을 올해보다 3.2% 인상한다고 발표했습니다. 현재 사회보장연금의 월 평균 지급액이 1800달러 수준임을 감안하면 내년에는 이보다 약 60불 정도 더 오른 금액을 받게 되는 것인데요. 이 뉴스를 보면서 한인들은 몇 살 때부터 이 연금 혜택받기를 원할까라는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코리아데일리닷컴을 통해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예상 외로 다양한 반응이 나왔습니다. 늦게 받을수록 수령액이 커지기 때문에 많은 사람이 최대한 늦게 받으려 할 것이라는 예상과는 다소 차이가 있는 결과가 나왔는데요. 가장 많은 응답자는 만기퇴직 연령인 67세부터 받기를 원했습니다. 전체 응답자의 약 38%에 해당합니다. 하지만 가장 빨리 연금을 받을 수 있는 연령인 62세 수령을 택한 비율이나 가장 늦게 연금을 받을 수 있는 연령인 70세를 택한 한인도 적지 않았습니다. 각각 26%, 27%에 약간 못 미치는 수치를 기록했는데요. 각자 처한 재정 상황에 맞춰 연금을 수령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그렇다면 70세까지 기다렸다가 연금을 받으면 최대 액수를 받을 수 있음에도 왜 한인 4명 중 3명은 굳이 연금을 그 이전에 받으려는 것일까요?
주류사회에서도 비슷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적이 있습니다.
CNBC는 지난 8월 글로벌 자산운용사 슈로더의 조사 결과를 인용해 관련 내용을 보도했는데요. 미국인은 10%만이 70세까지 기다렸다 소셜 연금을 받을 계획이라고 답했습니다. 한인들보다 15% 정도 훨씬 낮은 수치인데요. 그만큼 미국인이 더 노후 대책을 마련하지 않아서일까요? 그렇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그들은 소셜 연금 조기 수령 이유로 “소셜 연금이 바닥날까봐 걱정돼서”를 꼽았습니다. 무려 전체 응답자의 44%를 차지했는데요. “돈이 필요해서’를 선택한 응답자는 36%로 그 뒤였습니다.

그렇다면 실제로 소셜 연금이 바닥날 가능성은 얼마나 클까요?

필립 스와겔 연방 의회예산국(CBO)국장은 지난 8월 발표한 연례 보고서에서 “지난해 보고서에서는 소셜 연금 기금 고갈 시점을 2033년으로 봤지만 이제는 1년 앞당겨진 2032년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이어 “현행 운영방식 등에 변화가 없이 유지된다면 앞으로 수혜자들의 혜택은 20% 이상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니까 받을 수 있을 때 받아야지, 더 많이 받겠다고 기다렸다가 기금이 바닥나면 혜택이 오히려 깎일 수 있다는 우려가 괜한 걱정은 아닌 것 같은데요.

소셜 연금을 받을 수 있는 가장 빠른 나이는 62세. 이때부터 연금을 받기 시작하면 은퇴 만기 연령인 67세까지 기다렸다 받는 것보다 약 30% 정도 적은 금액을 수령하게 됩니다. 67세를 기준으로 수령하는 액수를 100% 다 받는 것으로 하면 62세부터 받는 액수는 67세 수령액의 약 70% 정도만 받는다는 말입니다. 결코 적지 않은 액수 차이가 나는데요. 그리고 67세 이후 70세까지 매년 수령 시기를 늦추면 매년 8%씩 수령액이 늘어납니다. 인플레이션까지 감안하면 62세 수령액보다 최대 76%를 더 받을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생활의 질이 달라질 수 있는 액수 차이인 것 같은데요.

보스턴대의 래리 코틀리코프 경제학과 교수는 “소셜 연금에 있어 인내의 보상은 크다”며 “소셜 연금의 지급 능력에 대해 우려하는 것은 이해할 만 하지만 두려움 때문에 미리 적은 금액을 받는 우를 범하지 말 것”을 조언했습니다.
당연히 최대한 늦춰 더 많은 금액을 받으면 좋겠지요. 하지만 돌아가는 상황은 그리 녹록지 않습니다. 퇴직자가 급증하고 있고 인구는 고령화되고 있으며, 인플레이션까지 겹치면서 연금 고갈에 속도를 더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따라서 세금을 올리거나, 정년을 늘려 소셜시큐리티 연금 수령 연령을 더 늦추는 방법, 아니면 이 두 가지 방법을 적절히 잘 섞는 방법이 필요한데 민주당은 세제 개혁에, 공화당은 정년 연장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어 해결책 마련이 쉽지 않아 보입니다. 시간은 쉼 없이 흐르기 때문에 정치권에서 이전보다 좀더 절박한 마음으로 빠른 시간 안에 개혁안을 준비해야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