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캅, 배드캅 고발 유튜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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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튜버꿈튜버 78번째 주인공은 사람이 아니라 콘텐츠입니다. 벌써 2년전이네요. 2020년 5월25일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발생한 조지 플로이드 사건 기억하시죠? 경찰관 데릭 쇼빈이 플로이드를 체포하는 과정에서 거의 9분간 무릎으로 목을 눌러 살해한 사건입니다. 경찰의 무자비한 폭력에 전세계가 공분했습니다. 미국 전국은 물론 전세계 60여개 국가에서 ‘흑인 생명도 소중하다(BLM)’라는 인종차별 규탄 시위가 대규모로 확산했었죠. 이 사건이 전세계에 알려지게 된 계기는 다넬라 프레이저(17)라는 흑인 소녀가 스마트폰으로 찍은 사건 당시 동영상 덕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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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 당시 실시간 촬영이 얼마나 중요한 지 새삼 깨닫게 한 영상이었죠. 현장 동영상은 공권력 남용을 감시하는 역할도 하지만 경관들에게도 방어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 정당한 수사였음을 입증할 수 있죠. 오늘 소개할 유튜브 채널은 미국 경찰들의 사건 현장을 담은 영상만을 콘텐츠로 다룹니다. ‘미국 POLICE’인데요. 채널에는 제작자의 이름이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지난해 3월22일 개설된 채널에는 21일 현재까지 50개의 사건 현장 동영상이 올려져 있습니다. 같이 채널속으로 가보실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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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을 소개하는 이유는 거리에서 벌어지는 실제 상황 그대로를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시민이 찍은 영상은 물론 CCTV나 경찰 바디캠에 녹화된 영상도 확인할 수 있죠. 총격사건, 인질구출 작전, 차량 추격전 등 다양한 사건 영상들이 올려져 있습니다. 대부분의 영상에서 경관들은 시민들의 든든한 보호자로 묘사됩니다. 예를 들면 지난해 5월24일 텍사스주 오스틴 남부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발생한 차량 화재사건 영상은 몸을 사리지 않는 경관의 활약상이 고스란히 담겨있죠. 불타는 트럭에 사람이 갇혀 있다는 신고를 받은 경관들은 현장 도착 즉시 단 1초의 망설임도 없이 화염에 휩싸인 트럭으로 달려갑니다. 그리고는 경관 한명은 소화기로 불을 끄고, 다른 경관은 삼단봉을 꺼내 차유리를 깬 뒤 차량내 운전자를 구조해내죠. 도착에서 구조까지 걸린 시간은 1분30초에 불과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대쪽같은 소신’을 가진 경관도 소개됩니다. 과속위반한 정치인을 ‘참교육’한 새러소타경찰국 소속 줄리아 베스킨이라는 여성경관의 활약상인데요. 베스킨 경관은 지난 2월14일 대낮 40마일 구간 시내도로에서 57마일로 과속한 차량을 멈춰세웁니다. 운전자가 연방하원 선거에 출마한 플로리다주의 마틴 하이드 공화당 후보라는 것을 알면서도 그녀는 ‘원칙’대로 딱지를 발부하려 하는데요. 하이드 후보가 “내가 누군지 몰라? 당신 해보자는 거야?”라며 ‘갑질’을 합니다. 뿐만 아니라 “당신 러시아 사람이지? 그래서 이렇게 무례한거지?”라던가 “우리(당)한테 무례하게 군거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할거야”라고 협박까지 합니다. 그의 갑질은 베스킨 경관의 바디캠에 있는 그대로 녹화됐죠. 이 영상이 언론을 통해 공개되자 당당했던 하이드 후보는 결국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사과 성명문을 발표했습니다.

용감하고 소신있는 경찰들의 활약상은 몇몇 썩은 경찰들 때문에 가려지기 일쑤죠. 그런 나쁜 경찰들의 사례도 채널에선 소개됩니다. 지난 2020년 12월 버지니아주 경관 2명이 운전중이던 흑인 현역군인인 캐론 나자리오 소위를 강압적으로 체포해 물의를 일으켰었는데요. 나자리오 소위가 몰던 차는 구입한 지 얼마되지 않은 신차라 차량번호판이 아직 없었다고 합니다. 이를 수상하게 본 경관들은 소위의 차를 멈춰세웠죠. 문제는 소위에게 다가가면서 경관들이 총까지 꺼내 겨눴다는 겁니다. 그리고 두 손을 든 채 무슨 일인지 설명해달라는 소위에게 다짜고짜 내리라는 명령만 되풀이 합니다. 소위는 본인이 현역군인임을 밝히고 “국가를 위해 헌신하고 있는 군인이 이런 대접을 받아야 하느냐”고 따져묻죠. 이에 경관들은 “복종하는 법을 배우라”고 응수합니다. 소위가 무슨 죄인지 말해주기 전에 내리지 않겠다고 하자 경관들은 최루스프레이를 쏴 소위를 제압합니다. 경관들은 소위를 체포했지만 결국 무혐의로 소위를 석방해야 했고, 소위는 100만달러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불법감금, 공권력 남용, 불법 수색 등이 소송 이유입니다. 경찰국 내사에서 경관들의 불법행위가 입증됐고 결국 해고됐습니다.

20여년을 기자로 일하면서 수많은 사건을 겪었습니다. 억울한 체포는 물론이고 억울한 경관의 이야기도 취재했었죠. 취재원으로 만나 친구가 된 수사관도 있습니다. 그 경험을 통해 얻은 교훈이 하나 있습니다. 어떤 경우이건 경찰과의 마찰은 피해야 한다는 겁니다. 경찰이니 무조건 따르라는 것이 아니라 총을 들고 있는 사람은 누구든 위험하다는 뜻입니다. 설사 ‘합리적 의심(reasonable doubt)’과 ‘시민의 안전(public safety)’이 발포의 이유였다고 해도 생명을 빼앗을 권리는 누구에게도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