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인기 유튜버 LA로 이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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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만명 보는 유튜버 #미국으로 이민

꿈튜버미국의 한인 유튜버들이 긴장할 만한 소식을 전해드리려 합니다. 구독자 33만명을 보유한 한국의 유튜버가 최근 LA로 ‘나 홀로 이민’을 와서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살아가듯 여행하는 원지의 하루’라는 채널을 운영하는 여행 유튜버 이원지씨입니다. 사실 그녀는 2017년 미국에 인턴으로 취직오는 바람에 잠깐 LA의 하숙집에 살기도 했었는데요. 그 이후 5년간 그녀가 전세계를 여행하며 유튜브에 기록한 삶은 정말 파란만장합니다. 그녀의 사연, 함께 들어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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뽀글머리, 두꺼운 렌즈의 안경, 유행과는 전혀 상관없는 옷차림, 두서없는 말투…. 처음 원지씨의 동영상을 보는 분들은 아마도 ‘뭐 이런 사람이 다 있나’ 싶을 겁니다. 저도 그랬으니까요. 예쁘거나, 멋지거나, 유식하거나, 남들에겐 없는 특별한 재주를 보여주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는 유튜브 세상에서 그녀는 평범을 넘어 투박하게 보일 정도입니다. 그런데도 그녀의 유튜브 채널은 30만명이 넘는 고정팬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이유를 찾기 위해 그녀의 동영상들을 하나씩 봤습니다. 그러다 저도 모르게 빠져들게 됐는데요. 가식이라고는 찾을 수 없는 그 투박함이 비결이었습니다.

가식 없는 모습은 그녀의 서른셋(1988년생) 인생 이야기를 들어보면 자연스럽습니다. 본인의 표현대로라면 그녀는 “대한민국에서 인정한 공식 흙수저”라고 합니다. 학창시절 정확한 주소조차 없는 판자촌 집에서 살았다고 합니다. 밤 9시 이후면 물이 나오지 않고 공용화장실을 사용해야 하는 대문이 스뎅(?)인 집이었죠. 기초수급자라서 매달 쌀 한 포대씩을 받았다고 합니다. 전액 장학금을 받으면서 한 대학의 건축학과에 진학했습니다. 대학 졸업후에는 박봉에 야근을 밥 먹듯 해야 하는 평범한 직장인으로 살았죠. 그녀의 표현대로라면 ‘변기위에서 눈물의 주먹밥을 입에 우겨넣는 일상’이었다고 합니다.
지긋지긋한 삶에서의 탈출을 위해 그녀는 무작정 아프리카 8개국 종단 여행을 떠났고 그곳에서 인생의 전환점을 맞게 됐다고 합니다. ‘가난한 사람은 잃을게 없다’는 용기도 깨닫게 되죠.

한국에 돌아왔다가 다시 우간다로 떠난 그녀는 1년간 우간다에서 ‘자취생’으로 살면서 본격적으로 유튜브 영상을 제작합니다. 그곳에서 스타트업 창업에도 도전했죠. 그리고 2016년 4월 LA까지 오게됩니다. 1년간 영상제작자로 일하다가 시카고에서 일자리를 얻어 가게되는데요. 하루 만에 때려치우고 LA로 돌아옵니다. 그녀는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큰 회사였지만 출근 첫날 ‘이곳은 아니다’ 싶었습니다. 미국에 오기 위해 투자한 시간과 돈이 아깝지만 앞으로의 내 시간과 돈이 더 아까워질 것 같아 짐을 풀지도 않고 다시 LA로 왔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2018년 4월 다시 한국으로 돌아간 뒤부터 그녀는 전업 여행 유튜버로 활동합니다.

지난 4년간 그녀가 올린 동영상의 여행국을 세어봤는데요. 무려 18개국에 달합니다. 일본, 방콕, 태국, 홍콩, 베트남,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 아시아는 물론, 오스트리아, 그리스, 아이슬란드 등 전세계를 다니고 있죠. 그녀의 콘텐츠만의 차별화는 ‘무계획 여행’입니다.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유명 관광지를 찾아가는 것이 아니라 잘 알려지지 않은 곳을 찾아갑니다. 알려지지 않은 곳이니 사전 정보가 거의 없어 난처한 상황에 처하기도 하죠. 또 다른 차별화는 한 달 살기, 1년 살기 같은 장기 체류형 여행이라는 점입니다. ‘필리핀 한달살기’, ‘베트남 시골에서 일당벌기’ 같은 영상들은 다른 채널에서 볼 수 없는 콘텐츠죠.

여행을 다니는 그녀의 서울 집은 ‘신림동 자취촌 5평 원룸’이었습니다. 그 작은 방에서 그녀는 지난 4월 또 탈출했죠. 목적지는 LA였습니다. 2016년 취업으로 미국에 왔을 당시 신청했던 영주권이 나왔고, 그렇다면 미국에 가서 이민자로 살아볼까 결심했다고 합니다. 그녀가 LA에 마련한 보금자리는 6년 전 그녀가 묵었던 한인타운 인근 하숙집입니다. 작은 방이지만 그녀가 LA에서 올린 첫 영상 ‘연고없는 나라에 나홀로 이민’은 조회수 96만회를 기록할 만큼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그녀는 본인 콘텐츠의 특징을 ‘일상도 아니고 여행도 아닌 그 사이 어딘가의 이야기’라고 표현합니다. 그 일상 같은 여행기를 모아 2019년 책도 펴냈죠. 제목조차도 그녀답습니다. ‘(현실은 엉망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 마음대로 살아보겠습니다’입니다.
앞으로 LA 이민 정착기를 담게 될 그녀의 각오는 이렇습니다. “제 꿈은요. 그냥 끊임없이 흐르는 사람입니다.”
원지씨의 꿈, 한인들도 함께 응원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