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 Kim 시장님을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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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한인 직선시장 #4선 좌절

첫 소식은 하와이로 날아갑니다. (빅아일랜드 해변, 폭염이라 더 그립다😭)
하와이 8개 섬 중 가장 큰 섬인 하와이섬(빅아일랜드)의 시장님이 한인 2세라는 걸 다들 알고 계시나요? 미국 최초로 한인 직선시장에 오른 해리 김(81) 시장님인데요, 아쉽게도 4선에 좌절됐다고 합니다. 김 시장님은 지난 8일 하와이카운티 시장 예비선거에서 15.4% 득표율로 3위에 그치는 바람에 11월 본선거에 오르지 못하게 됐습니다. 본선엔 1, 2등만 진출하죠. 사실 이 소식은 지난 5호 뉴스레터 때 전해 드렸어야 했는데, 좀 늦었습니다. (1주일이 지나도록 한국 언론 아무도 보도 안 했다는)

김 시장님 어떤 분이야?

진정한 의미의 한인 2세에요. 부모님이 사탕수수 노동자로 미국에 온 초기 이민자들이시죠. 힐로 남부 농장 단칸방에서 9남매가 함께 자랐는데 어린 시절 고생은 말로 할 수 없었다고 해요. 김 시장의 회고를 들어볼까요.

 “누나가 일곱 살 때 아팠어요. 어머니가 아픈 누나를 들쳐업고 6마일을 뛰어 병원에 도착했는데 이미 누나는 숨을 거둔 상황이었답니다. 어머니는 울면서 다시 누나를 업고 돌아와 지금은 찾을 수도 없는 곳에 묻었습니다. 돈이 없어서 장례조차 제대로 못 치른 거죠.”

중학교 시절 영어를 못해 언어 지진아반에서 공부하기도 한 김 시장님은 서던오리건주립대에서 경제학을 전공하고 다시 하와이로 돌아와 힐로고교에서 교사로 재직했습니다.

언제 시장이 되신 건데?

1976년 민방위본부장으로 일하게 된 것이 계기였어요. 특히 1983년 화산 폭발 당시 비상체제를 구성해 주민들을 성공적으로 대피시켰죠. 당시 라디오 방송을 통해 24시간 잠도 자지 않고 대피 요령을 설명했던 그의 목소리를 아직도 하와이 주민들은 기억하고 있다고 합니다. 24년 만에 민방위본부장에서 은퇴하자 2000년 주민들이 시장 출마를 요청했죠. 당시 1인당 10달러 이상의 정치자금을 받지 않았고 상대 후보가 쓴 선거 자금의 6%인 1만6900달러만 쓰고도 압도적 표차(2위와 20%차)로 당선됐습니다. 2004년 재선에도 성공했죠. 2008년 선거에는 출마하지 않고, 2012년 3선에 좌절했지만 2016년 다시 시장실에 입성해요.

이번엔 왜 진 거야?

현지 방송 ‘하와이뉴스나우’는 2가지 이유로 보고 있습니다. 30미터 망원경 프로젝트(TMT) 킬라우에아 화산 폭발로 민심을 잃었다고 합니다. TMT는 주경 지름이 30m인 거대한 천체망원경인데요, 하와이에서 가장 높은 해발 4214m의 마우나 케아산 정상에 들어설 예정이었습니다. 그런데 마우나 케아산은 원주민들이 성지로 여기는 곳이기 때문에 반발이 컸어요. 그래서 2014년부터 지금까지 격렬한 시위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김 시장님이 원주민과 주정부 사이의 합의를 원만히 이끌지 못했다는 평가가 있어요. 또 2018년 화산 폭발 때도 주민 주택 보호나 복구 작업 등을 제때 지휘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았다고 해요.

정치 그만두시나?

아직 공식적으로 정치 은퇴를 발표하진 않으셨어요. 하지만 연세가 높으셔서 시장 재도전은 아무래도 어렵겠죠. 4년 뒤 선거 때면 85세가 되시거든요. 본선 좌절 후 인터뷰에서 “항상 여론의 맥박을 잘 잡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실망스럽다”고 섭섭한 감정을 토로하셨습니다. 시장직에서 물러나시더라도 주민들의 맥박만큼은 놓지 않으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