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노 사이트 대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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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IT업계에서 최대 이슈는 ‘폰허브(Pornhub)’라는 세계최대 포르노사이트였습니다. 1350만개에 달하는 포르노 영상을 무료로 제공해오던 이 사이트가 지난 14일부터 17일 현재까지 무려 1000만개의 동영상을 삭제했습니다. 무더기로 동영상을 없앤 직접적 계기는 지난주 뉴욕타임스의 폭로 기사로 비롯됐습니다. 엄청난 숫자의 아동 성착취물 영상이 이 사이트에서 나돌아 피해자들이 고통받고 있다는 심층보도였죠. 14세때 남자친구에게 보낸 나체 동영상이 폰허브에 올려져 사회생활을 못하게 된 여성도 있었습니다. 이 보도로 폰허브에 대한 규제 여론이 거세졌고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비자, 마스터 등 크레딧카드 회사들이 폰허브로 전송되는 결제를 중단했죠.
그래서 폰허브는 회원 인증을 거치지 않은 이용자가 올린 영상들을 삭제하고 나섰습니다. 이전까지는 인증없이 누구나 동영상을 폰허브에 올릴 수 있었습니다만 이젠 인증받은 회원들만 영상을 게재할 수 있습니다.

폰허브 사건을 다알기 뉴스에 꼽은 진짜 이유는 포르노물의 대규모 삭제 때문이 아닙니다. 폰허브 사태가 다른 SNS 회사들에게도 남의 이야기가 아니기 때문이죠.
현재 연방의회에서 폐지가 논의중인 ‘섹션 230(Section 230)’이라는 법조항을 들어보셨나요?  이 조항이 폐지되면 페이스북, 유튜브, 트위터, 인스타그램, 틱톡 등 다른 SNS 회사들 역시 폰허브처럼 콘텐츠 삭제라는 재앙을 겪어야 합니다.

섹션 230은 쉽게말해 SNS 플랫폼에 사용자들이 올린 글과 동영상 등 콘텐츠에 대해 SNS 회사가 책임을 지지 않아도 된다는 일종의 면책조항입니다. 26개 단어로 된 이 조항 덕분에 SNS 회사들이 그동안 엄청난 부를 모을 수 있었죠. 사실 혹은 거짓 여부를 떠나 사용자들이 마음껏 콘텐츠를 올리고, SNS 회사들은 그 내용을 읽으러 온 방문자들을 상대로 광고를 해서 큰 수익을 올려왔습니다.

만약 이 조항이 폐지된다면 SNS 회사들은 이용자들이 올린 각종 가짜뉴스에 법적 책임을 져야 합니다. 현재 신문, 방송사들이 자사의 오보에 책임을 지는 것처럼 말이죠. 설사 인증회원이 올린 동영상이라고 해도 악의적이거나 소송당할 수 있는 내용의 콘텐츠라면 모두 삭제해야 할 수 있죠.

이 조항은 양날의 검과 같습니다. 폐지하면 허위 정보를 규제할 수 있지만 한편으로 대중의 표현의 자유가 억압될 수 있습니다. 포르노 사이트의 콘텐츠 삭제가 IT업계에서 주목을 받은 이유, 이해되셨는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