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우치 신뢰도의 정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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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알기 #다(섯가지) 알(아야할) 기(사)

①‘파우치 신뢰’의 정치학

지난 뉴스레터에서 설명드렸듯 미국 국민들의 백신 접종 선택이 정치적 이념에 따라 나뉘고 있습니다. 과학적 근거가 우선되어야 할 백신 접종 선택에 이념이 ‘주사’되면서 접종자와 미접종자간 보이지 않는 불편한 신경전이 매일 어디서나 벌어지고 있죠.
이런 현실의 단면을 알 수 있는 또 다른 여론조사가 공개됐습니다. 펜실베이니아대의 공공정책연구소(APPC)가 전국의 성인 1719명을 상대로 지난 6월2일부터 22일까지 설문조사를 했는데요. 그중 한가지 질문이 흥미롭습니다.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 전염병 연구소(NIAID) 소장이 말하는 코로나19 정보들을 얼마나 신뢰하는가?’였죠.
이 설문조사가 제 관심을 끈 것은 믿는다 혹은 믿지 않는다고 답한 응답자들이 어떤 성향의 매체를 신뢰하는지 교차 분석했기 때문입니다. 매체 종류는  크게 매우 극보수(뉴스맥스 등), 보수(폭스뉴스 등), 소셜미디어, 주류 매체(NBC, 뉴욕타임스 등) 4가지로 나누었습니다. 그 결과가 바로 위의 그래프입니다.
보시다시피 파우치 소장에 대한 신뢰도 백신 접종 여부와 마찬가지로 이념 성향에 따라 극과 극으로 나뉩니다. 극보수 성향의 매체를 신뢰하는 응답자들은 파우치 소장을 신뢰하지 않는다는 답변 비율이 62%에 달합니다. 반대로 진보 성향의 주류 매체를 즐겨보는 응답자들 중에선 파우치 소장의 신뢰율이 84%나 되죠.
응답자들은 어떤 답변을 했건간에 아마도 본인들의 답변이 ‘과학적’인 근거에 따랐다고 자신할 겁니다. 그렇다면 ‘공화당=과학적’, 혹은 ‘민주당=과학적’이라는 결론을 얻게 됩니다. 이 결론이 정말 과학적인 걸까요?
개인적으로 가장 납득할 만한 응답자들은 보수, 즉 폭스뉴스를 신뢰하는 분들의 답변입니다. 위에서 보시다시피 신뢰 51%, 신뢰하지 않는다가 49%였죠.
자 그럼, 의문 하나가 생깁니다. 과연 다른 나라들은 어떨까요. 멀리갈 것 없이 한국과 비교해봤습니다. 한국이야말로 좌우 이념 대립이 극심한 나라입니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이념이 과학으로 탈바꿈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통상 연령층이 높을수록 보수 성향이라는 건 다들 아실겁니다. 현재 한국에서 백신 1차 접종을 마친 어르신은 80대가 80%, 70대는 88.7%, 60대는 85.3%입니다. 이념의 색깔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죠.
백신 접종은 본인의 선택이 맞습니다. 다만, 그 선택이 정말 이념과 상관없는 선택인지는 한번쯤 고민해보면 어떨까 싶어 전해드렸습니다.

②태권도 앞선 가라데

다알기 두번째 소식은 도쿄올림픽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올림픽이 우여곡절 끝에 오늘(23일) 개막했습니다. 도쿄의 코로나19 상황은 여전히 심각합니다. 신규 확진자가 5천명을 돌파하면서 6개월 만에 최다치를 기록했죠. 가장 걱정되는 시나리오는 혹시라도 대표 선수들이 감염되어서 각 나라로 귀국해 다시 코로나19가 확산하는 상황입니다. 제발 그런 일은 없기를 바랍니다.
어쨌든 전염병과 상관없이 스포츠는 드라마를 연출할 겁니다. 다들 즐겨보는 종목들이 있으신지요. 미국인들에게 가장 관심 있는 올림픽 종목을 물었는데요. 맥빠지는 답변이 나왔습니다. 위의 도표입니다.
이번 도쿄올림픽에 새 종목으로 채택된 가라데가 34%로 15위를 차지해 19위 태권도(31%) 보다 관심을 얻고 있습니다. 물론 개최지가 종주국이고 첫 종목 채택이라 반짝 효과도 있겠지만 실망스러운 결과입니다.
최근 캘리포니아주가 9월4일을 ‘태권도의 날’로 제정했다는 소식에 다들 흐뭇해 하셨을텐데요. 나라 밖 한인들은 태권도 알리기에 주력하는 사이 정작 세계태권도본부를 자임하는 국기원의 이동섭 원장은 지난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특정 후보의 유세 지원 활동을 해 논란이 됐었죠. 아직 태권도 세계화는 갈 길이 멀다는 생각이 듭니다.

③폭도 vs 애정어린 군중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또 화제가 됐습니다. 지난 1월 연방 의사당에서 난동을 부린 시위대를 “애정어린 군중(loving crowd)”이라고 지칭해 논란을 빚었습니다. 22일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3월 ‘나 홀로 고칠 수 있어(I Alone Can Fix It)’라는 제목의 책을 준비하던 WP 기자와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합니다.
지난 1월6일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대선 승리를 확정하기 위한 상·하원 합동회의가 의사당에서 열렸었죠. 당시 트럼프 지지자 수천 명이 연방 의사당에 몰려와 난동을 부리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었습니다. 당시 수백 명의 의원들이 긴급 피신하며 회의가 몇 시간 중단되는가 하면, 경찰을 포함한 5명이 끝내 숨지는 참사로 이어졌었죠. 트럼프 전 대통령이 WP 기자에게 그 지지자들을 어떻게 표현했는지 원문 그대로 옮겼습니다.
“개인적으로 내가 원한 것이 그들이 원한 것이었다. 대선이 이전에 결코 없었던 수준으로 조작됐다는 자신의 믿음에 지지를 보여주기 위해 시위대가 모였던 것이다. 시위 현장엔 사랑이 넘쳤다. 모든 지지자들로부터 (나를)사랑한다는 말을 들었다. 사랑스러운 군중들이었다.”

④가스관 분쟁 왜?

‘가스관’ 때문에 발트해 인접 국가간 신경전이 거세게 일고 있습니다.
미국과 독일이 ‘노르트 스트림-2’라는 가스관 완공에 합의하자 우크라이나와 폴란스가 곧바로 공동성명을 내고 반발하고 있죠.
노르트 스트림-2는 발트해를 통해 러시아와 독일을 직접 연결하는 천연가스 수송용 파이프라인입니다. 이미 ‘노르트 스트림-1’ 사업을 통해 발트해를 통한 양국 간 가스관이 설치돼 있는데 이 가스관과 나란히 추가로 가스관을 건설하는 것이죠.
이 가스관은 독일, 러시아 양국의 이해관계가 딱 맞아떨어지는 사업입니다. 탈원전, 탈석탄화를 추진하고 있는 독일 입장에선 상대적으로 값싼 에너지원을 안정적으로 조달하기 위한 방편이죠. 또 러시아로선 주요 에너지 시장인 서유럽으로 안정적인 천연가스 공급 통로를 추가하는 것이기 때문에 경제적으로 이득이 됩니다.
그런데 우크라이나와 폴란드는 두 나라의 애정어린 사업이 못마땅합니다.
기존의 노르트 스트림-1 가스관은 현재 우크라이나를 경유하는데요. 이 가스관을 통해 한 해 20~30억 달러의 통과 수수료 이익을 얻어온 우크라이나로선 유럽행 가스관 경유국으로서의 지위를 잃는 것은 물론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입는 상황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죠.
또 폴란드는 러시아에 전통적으로 적대적인 입장입니다. 러시아에 대한 서유럽의 에너지 의존도가 높아지면 정치적으로 유럽의 대(對)러시아 견제 전선이 흐트러질 수 있다는 우려가 깔려있죠.
그런데 러시아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미국이 이 가스관에 찬성한 것은 의외입니다. 이유가 궁금하실 텐데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을 한번 들어보시죠.
“노르트 스트림-2는 이미 99% 진행됐다. 중단을 위해 뭔가를 할 수 있다는 생각은 불가능해졌다.”
가스관을 놓고 둘러싼 외교적 충돌을 보면서 한가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외교는 옳고 그름보다는 자국의 이익이라는 원칙이죠. 미국이 얻은 이익은 무엇이었을까요?

⑤에릭 클랩튼과 나훈아

‘원더풀 투나잇(Wonderful Tonight)’이라는 노래 다들 좋아하시죠? 한인들에게도 친숙한 에릭 클랩튼의 명곡이죠.
클랩튼은 영국 뮤지션입니다. 그가 21일 영국 정부의 코로나19 규제에 대해 직격탄을 날려 음악계가 시끄럽습니다. 그는 앞으로 백신 접종을 의무화하는 공연장 무대에는 서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최근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백신 접종자들만 나이트클럽과 공연장 출입을 허용한다고 규제하자 대놓고 반발한 것이죠.
클랩튼의 불편한 심기는 본인의 경험 때문입니다. 그는 지난 2월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접종한 뒤 크게 앓았다고 합니다. 손과 발에 심한 통증을 느꼈다고 하네요. 그 후 그는 백신의 안전성을 홍보하는 보건당국을 비난해 왔죠. 클랩튼의 발언을 놓고 팬들의 의견은 갈리고 있습니다. 소신있다는 찬성쪽과 무책임한 처사라는 반대가 맞서고 있죠.
한국에서도 비슷한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바로 가수 나훈아의 콘서트 때문이죠.
나훈아는 코로나19 4차 대유행에도 지난 16~18일 대구 엑스코에서 총 6회 공연을 예정대로 강행해 눈총을 받았습니다. 하루 두차례씩 열린 이 콘서트에는 총 2만2000여명이 다녀갔죠.
나훈아의 공연 강행에 유명기타리스트 신대철(55)이 페이스북을 통해 공개적으로 비판했는데요. 한번 들어보시죠.
“나훈아 대선배님 참 부럽습니다. 후배들은 겨우 몇 십명 오는 공연도 취소 하고 있습니다. 소크라테스 왈, ‘어려서 겸손해져라, 젊어서 온화해져라, 장년에 공정해져라, 늙어서는 신중해져라’라고 했다는데…”
나라는 다르지만 두 거장 뮤지션의 선택, 어떻게들 생각하시는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