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팁, 최저임금에 포함해야..’ 찬반 논란 가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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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요즘 물가가 많이 뛰고 있다고 하는데 이곳 LA도 물가가 큰 폭으로 뛰면서 장보기나 쇼핑 나가기가 꺼려질 정도입니다. 게다가 식당 음식 값 역시 덩달아 뛰면서 외식보다는 집에서 만들어 먹는 집밥족이 늘고 있습니다. LA 지역 한식당의 경우 칼국수나 육개장 등 손쉽게 점심으로 한끼 때울 수 있던 음식 가격이 평균 16~17달러 정도로 올랐습니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에 10~12달러 수준이면 충분히 해결되던 것과 비교하면 5달러 이상 비싸진 것인데요. 여기에 한국식으로 따지면 부가가치세가 10% 정도, 또 추가로 평균 10~15%의 팁이 더해져서 예전에는 20불짜리 지폐 한 장이면 점심과 디저트로 커피까지 해결하고도 잔돈이 남았지만 이제는 점심 한끼 해결도 빠듯한 상황입니다.
인플레이션 영향으로 이렇게 다들 허리 졸라매기에 급급한 상황이다 보니 사람들 신경이 점점 날카로워지는 느낌인데요. 특히 돈 문제에 대해서는 더 민감해지는  분위기입니다. 팁만 해도 예전에는 음식값의 최소 10% 정도는 기본이고 기분 좋게 식사했거나 음식 봉사자의 서비스가 마음에 들면 20% 이상도 많이들 내고 나왔는데 요즘은 인플레이션의 영향으로 팁 액수가 전반적으로 줄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이야기입니다.
이런 가운데 팁을 최저임금에 포함해야 한다는 주장이 목소리를 높이고 있어 오늘 똑개비 215호에서는 팁에 대해서 알아보는 시간으로 마련했습니다.

미국적인 문화 가운데 하나가 바로 팁 문화가 아닐까 싶습니다.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손님으로부터 팁을 받는 음식점 홀 종업원이나 바텐더 등에 대한 임금 규정을 놓고 곳곳에서 다툼이 벌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는데요. 갈등의 원인은 최저임금을 계산할 때 팁을 포함할 것인지 말 것인지를 놓고 종업원 측과 업주 측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상황입니다.
팁을 받는 근로자는 대부분 음식점이나 술집 등 요식업체 종사자들입니다. 이외에도 호텔 객실 청소원이나 호텔 포터 세차원, 공항 휠체어 보조원, 택시 운전사, 헤어살롱이나 메디큐어 등 신체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종업원에게도 관례적으로 팁을 줍니다. 신체 관련 서비스의 경우 일반적으로 20% 이상의 팁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럼 먼저 팁과 최저임금 문제부터 살펴봅니다.
전국 50개주 가운데 대다수를 차지하는 42개 주에서는 고용주가 팁을 받는 노동자에게 기본급을 법정 최저임금보다 적은 액수를 줘도 무방합니다. 다만 팁과 기본급을 합한 금액이 법정 최저임금보다는 많아야 합니다.
NYT는 ‘팁 크레딧’ 또는 ‘법정 최저 미만 임금’으로 불리는 이런 조항을 적용받는 노동자가 전국적으로 적어도 550만명은 될 것이라는 경제학자들의 추산을 제시하면서, 이 조항이 남용돼 노동자들이 부당하게 손해를 보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는데요.
특히 장사가 잘 안될 경우 종업원이 손님으로부터 받는 팁과 고용주가 주는 기본급을 합해도 법정 최저임금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생깁니다. 이럴 경우 고용주가 차액을 보전해 줘야 할 의무가 있지만 실제로는 거의 지켜지지 않는다고 합니다. 또 팁으로 들어온 돈이 어떻게 처리되고 분배됐는지를 추적하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고요. 그래서 이 제도 자체를 폐지하자는 입법 추진이나 청원 움직임이 곳곳에서 일고 있지만 음식점 주인들이 아주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법정 최저 미만 임금’ 제를 서서히 폐지하는 쪽으로 큰 흐름이 잡히고 있는 것 같습니다. 워싱턴DC에서는 법정 최저 미만 임금을 2027년에 폐지하자는 안건이 내달 11월 주민투표에 부쳐집니다. 또 메인주 포틀랜드에서는 법정 최저 미만 임금을 폐지하고 3년에 걸쳐 정상적 법정 최저임금을 시간당 18달러로 올리자는 주민투표 안건이 올라 있습니다. 미시간에서는 팁을 받는 근로자에 대한 법정최저 미만 임금이 내년 2월부터 폐지되고, 법정 최저임금이 현행 9.87달러에서 12달러로 인상될 예정이라고 하네요.
연방 차원에서는 현재 공정 근로기준법(FLSA)상 현금과 팁을 합한 최저임금요율을 7.25달러로 정해 놓았습니다. 이 가운데 최대 팁 크레딧은 5.12달러, 최소 현금 임금은 2.13달러입니다. 캘리포니아주는 팁에 상관 없이 누구에게나 시간당 최저임금을 지급해야 하는데요. 캘리포니아는 현재 시간당 최저임금이 직원 25명을 기준으로 26명 이상은 15달러, 25명 이하는 14달러로 정해져 있습니다. 하지만 내년 1월 1일부터는 직원 수에 상관없이 시간당 15.50달러로 통일돼 지급해야 합니다. LA시는 지난 7월 1일부터 시간당 최저임금이 16.04달러로 인상됐습니다. 미국에서의 시간당 임금은 아시다시피 연방, 주, 카운티, 시 정부 차원에서 각각 다르게 시행할 수 있습니다. 각급 정부의 경우 상급 정부보다 최저임금 액수가 더 많기만 하면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복잡한 법적인 문제는 이제 잠시 뒤로 하고 그럼 어떻게 팁 문화가 생겼는지 팁과 관련해 알아두면 좋을 상식에는 또 어떤 것이 있는지 살펴봅니다.
팁을 간략히 정의하면 ‘서비스 제공자에게 자발적으로 주는 돈’을 말합니다. 정확히 언제부터 팁 문화가 생겼는지, 어느 나라에서 시작됐는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고 설도 많습니다. 유럽 쪽에서 로마 시대부터 시작됐다는 이야기부터 많은 이야기가 있기는 하지만 현재 가장 분명한 사실은 미국에서 가장 활발하게 관습적으로 사람들이 사용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영국에서는 아주 예외적으로 팁 문화가 일부 남아 있고 네덜란드와 벨기에, 북유럽, 동구권 국가들에는 팁 문화가 없습니다. 독일은 식당에 팁 문화가 통용되기는 하나 금액적인 면에서 훨씬 부담이 적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팁의 강제성도 항상 논란입니다. 위에서도 살펴봤듯이 팁은 강제적이거나 의무가 아니라 자발적으로 주는 것이 핵심입니다. 그런데 팁을 특히 종업원 입장에서 의무적이고 강제적으로 여기는 분들이 있습니다. 가끔 식당에서 손님 중에 팁을 주지 않거나 아주 소액만 놓고 나오는 경우 식당 종업원이 뒤따라 나오면서 “팁을 안 놓고 나가시면 어떡해요”라거나 “아니 음식값이 얼마인데 팁을 달랑 2불만 던지고 가시면 어떡해요. 최소한 15%는 주셔야죠”라고 항의하는 모습을 보기도 합니다. 관례적으로 팁을 주기로 했지만 정말 손님이 여유가 안되거나 주기 싫으면 안 줄 수도 있는 게 팁인데 기대보다 적거나 아예 없어 기분 나쁘다고 손님을 따라 나와 항의하는 것은 좀 심한 행동이 아닌가 싶습니다.
반대로 아주 가끔이긴 하지만 기분 좋은 손님이 팁으로 몇 백불에서 많게는 몇 천, 몇 만불을 놓고 갔다는 이야기도 해외토픽 뉴스에서 본 기억들 있으실 겁니다. 재정적으로 여유 있는 손님이 자선 사업하는 마음으로 하는 행동들인데 종업원 입장에서는 복권이나 카지노에서 잭팟 맞은 것 같은 기분일 것 같습니다.

업종별로 팁을 어느 정도 주는 것이 맞느냐에 대해서도 많은 의견이 있습니다.
최소10%에서부터 15~20%은 돼야 한다, 상황에 따라 1~2불도 괜찮다, 그래도 5불은 주고 나와야 한다 등 정말 사람 성격만큼이나 각양각색인데요.
일반적으로 식당인 경우 점심은 10% 정도, 저녁은 15~20%가 적당한 것으로 봅니다.
호텔 객실 이용 시에는 청소를 시킬 때마다 또는 퇴실할 때 최소 5불 정도 주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발레 파킹은 1~2불이 적당하고요, 차종이 고급이라면 최소 5~10불 정도는 쥐어주는 것이 좋습니다.
바텐더에게는 한 두잔 주문 때마다 1~2불을 주고, 택시의 경우 3~5불 정도가 적당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무거운 짐 등이 있어 도움을 받은 경우는 당연히 조금 더 생각해야 하구요.
헤어 살롱이나 손톱이나 발톱 손질, 마사지 등과 관련해서는 20~30%는 생각하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너무 짜게 주면 서비스 받는 차원이 다르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무거운 가전제품이나 가구, 이사 때에는 일의 힘듦과 걸린 시간 등을 고려해 사람당 5~20불 정도는 생각해야 합니다.
팁 제도를 아예 없애는 것이 좋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팁 제도를 없애면 결국 소비자는 어떤 식으로든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할 것이라는 논리를 펴기도 합니다.
팁을 없애면 종업원의 불만이 커지면서 업주에게 부족한 부분을 요구하고, 이는 종업원 임금 및 복지 향상을 위한 지출 확대라는 결과를 낳게 되고 결국 음식 값을 인상해 문제를 해결하려 하면 소비자만 더 지출이 늘게 된다는 것이지요.  물론 그럴 수도 있지만 반드시 모든 공이 소비자로 넘어오는 것은 아니지 않나 싶습니다.
미국에서의 팁 문화는 한국에서 이민 온 분이라면 누구나 적응하는데 시간이 걸리는 문제인데요. 오래 살아도 여전히 쉽지 않은 이민 생활의 한 부분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1~2불 아끼려다 마음 상하는 일을 겪기보다는 차라리 1~2불을 더 주고 웃으며 나오는 것이 여러모로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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