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1표만 찾아달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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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벽두 #뜨거운 조지아

새해 첫주 워싱턴 정가의 키워드는 단연 조지아(Georgia) 입니다. 상원 2석이 걸린 결선 투표가 오늘(5일) 열릴 예정입니다. 이날 선거로 지난 11ㆍ3 선거가 64일만에 마침표를 찍게되죠. 공화, 민주 양당의 향후 4년간 의회 주도권이 이 선거로 결정됩니다. 또 지난주말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뒤집기 외압 파문도 조지아주와 관련되어 있죠.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쉽고 자세히 풀어드리겠습니다.

조지아 선거가 왜 중요해?

말씀드렸듯 지난 11ㆍ3 상원의원 선거에서 조지아주 상원 2석이 결론나지 않았습니다. 과반 득표자가 없어 5일 결선 투표가 실시되게 됐죠. 단 2명의 상원의원을 뽑는 선거지만 양당으로서는 사활이 걸려있습니다.
상원의원은 주별로 2석씩 100명을 뽑습니다. 지난 11ㆍ3 선거 결과에 따라 현재까지 공화당은 50석, 민주당은 48석(무소속 포함)을 확보한 상태죠. 만약 민주당이 이날 2석을 모두 차지하면 상원에서 50:50으로 동률을 이루게 됩니다. 상원에서 안건을 투표할 때 50:50으로 찬반이 갈리면 캐스팅보트를 상원의장인 부통령이 행사합니다. 카말라 해리스 부통령이 취임하면 민주당에 유리한 결과가 나오게되죠.
이미 백악관과 하원을 장악한 민주당으로서는 이날 2석을 얻으면 상원까지 싹쓸이해 행정ㆍ입법부를 다 거머쥐게 됩니다. 공화당 입장에선 사활을 걸고 사수해야할 2석입니다.

민주당이 장악하면 달라지나?

상원의 역할을 설명드리면 이해하시기 쉽습니다. 상원의원은 각 주정부와 주의회를 대표합니다. 군대의 파병, 관료의 임명에 대한 동의, 외국 조약에 대한 승인 등 신속을 요하는 권한은 모두 상원에게만 있죠. 특히 하원에 대한 견제 역할(하원의 법안 거부권)을 합니다. 예를 들어 이번 코로나 지원금도 마찬가지입니다. 민주당이 아무리 하원에서 1200달러를 주자해도 상원을 거머쥔 공화당이 거부하는 바람에 좌절됐었죠. (민주당이 상원 뺏으면 우리 2000달러 받나?)

후보들은 누구야?

양당 후보 4명이 격돌하는데요, 각 후보들은 무척이나 대조적입니다.
먼저 공화당 현역인 71세 기성정치인 데이비드 퍼듀와 기자 출신의 33세 정치 신인 존 오소프(민주)가 맞붙습니다. 또 다른 의석은 보궐선거입니다. 여성프로농구단 구단주인 백인 여성 사업가 켈리 로플러(50ㆍ공화)와 시민운동가인 흑인 목사 라파엘 워녹(51ㆍ민주)간 대결입니다. 특히 로플러와 워녹은 이번 인종차별 반대시위에 대해 정반대 대척점에 서있죠. 로플러는 ‘흑인 생명도 소중하다(BLM)’ 시위대를 마르크스 주의자라고 비난했었습니다. 워녹은 BLM 시위에 앞장서왔습니다. 만약 워녹이 당선되면 그는 조지아주 최초의 흑인 상원의원이 됩니다.

어느 후보가 유리해?

여론 조사 결과는 팽팽합니다. 지난달 23일 폭스뉴스 조사와 29일 트라팔가그룹 조사에서 각 의석별 후보들간 지지율 차이는 모두 2%p 내외로 박빙이었죠. 3일 발표된 파이브서티에이트(FiveThirtyEight) 여론 조사에서는 민주당 후보 2명이 모두 근소한 차로 앞서고 있습니다. 오소프가 1.8%p, 워녹이 2.2%p 우세합니다. 일부 주류 언론들은 민주당 후보들이 당선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왜?

사전투표율이 높은 점과 최근 인구 구성이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지난 대선에서 바이든 후보가 1만1779표로 승리했는데요. 이는 민주당 후보가 28년만에 조지아주에서 승리한 것이라고 합니다. 먼저 사전투표율을 보면 이미 유권자의 39.2%인 303만명이 투표를 마쳤습니다. 기존 기록 210만을 크게 뛰어넘는 수치죠. 다들 아시다시피 우편투표 등 사전투표율은 민주당 지지자들에게 높습니다. 더 중요한 점은 사전투표자중 1/3이 흑인이라는 점입니다. 지난 11월 대선 때 27%보다 늘었죠. 이 역시 민주당 후보들에게 유리합니다.

이 선거결과도 늦어지는거 아냐?

맞습니다. 우편투표가 현재까지 100만표를 넘어섰기 때문에 결과가 발표되기 전까지는 2~3일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또 부정선거 쌈박질 예상)

대통령이 대선 뒤집기 외압을 행사했다는 말은 뭐야?

지난 3일 워싱턴포스트가 폭로기사를 게재하면서 드러났습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조지아주 국무장관 브래드 라펜스퍼거간 통화 녹음파일을 입수해 보도했죠. 대통령이 지난 2일 1시간 동안 라펜스퍼거와 통화한 내용입니다. 주요 내용부터 들어보시죠.
“난 이번 대선에서 큰 표차로 이겼다. 내가 조지아주에서 졌을 리가 없다. (I won this election by hundreds of thousands of votes, There’s no way I lost Georgia.”
“부정선거였다. 민주당보다 당신이 더 불법을 저지른 것이다. 왜냐하면 그들의 불법행위를 당신은 고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건 범죄다. 당신에겐 큰 위험요소가 될 수 있다.(The ballots are corrupt, It is more illegal for you than it is for them because, you know, what they did and you’re not reporting it. That’s a criminal, that’s a criminal offense. That’s a big risk to you.”
“내가 원하는 건 단지 1만1780표다. 단 1표만 더 있으면 된다. 내가 조지아에선 이기지 않았나. All I want to do is this. I just want to find 11,780 votes, which is one more than we have, because we won the state.”

대통령 말 좀 해석해줘

앞서 말씀드렸듯 조지아주는 공화당 우세지역이었습니다. 바이든 당선인에 1만1779표 차이로 졌죠. 그후 계속해서 선거 사기를 주장 하고 있습니다. 통화에서 대통령은 주국무장관에게 이 표 차이보다 1표 더 많은 1만1780표를 찾아 본인이 대선 결과를 뒤집을 수 있도록 하라고 압박한 겁니다. 그런데 이 압박은 사실 의미가 없습니다. 지난 대선 개표결과 바이든 당선인은 306명의 선거인단을 얻어 232명을 차지한 대통령을 이겼습니다. 이 압박을 통해 조지아주 선거인단 16명을 빼앗는다해도 대통령은 248표만 얻을 수 있기 때문에 대통령에 당선되기 위한 과반(269명)에 부족합니다.

대통령이 표 찾으라고 지시해도 돼?

후폭풍이 거셉니다. 조지아주 선관위 데이비드 월리 위원은 래펜스퍼거 국무장관에게 서한을 보내 트럼프 대통령의 압력 전화와 관련해 민형사상 조사를 요구했습니다. 그는 선거 부정 청탁이 불법이라는 주법 조항을 인용하면서 대통령 전화의 선거법 위반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그는 “부정선거를 부추기는 것은 범죄”라며 “표를 바꾸라고 국무장관에게 요청하는 것은 부정선거의 교과서적인 정의”라고 지적했습니다.
민주당 뿐만 아니라 공화당 의원들도 비난하고 있습니다. 애덤 킨징어 하원의원(공화)은 “끔찍하다”고 말했습니다. 역시 공화당 소속인 제프 던컨 조지아주 부주지사도 CNN에 출연해 트럼프 대통령의 전화가 부적절했다고 했죠. 무엇보다 트럼프 대통령의 압력 행사는 5일 치러지는 상원의원 결선에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대통령이 왜 이렇게까지 하는 건데? 

정치매체 더힐은 ‘절박하다(desperate)’는 표현을 썼습니다. 대통령이 절박한 이유는 대선 사기 주장이 6일로 결론나기 때문입니다. 이날 의회는 상·하원 합동회의를 열어 주별 선거인단 투표 결과를 인증하고 당선인을 최종 확정합니다. 이날 상·하원에서 각각 1명 이상이 이의를 제기하면 토론을 거쳐 특정 주의 선거인단 투표를 인증에서 제외할지를 표결로 정합니다. 개표 무효에는 과반 찬성이 필요하죠. 현재까지 공화당 상원의원 51명 중에서 당선 인증 반대 입장을 밝힌 의원은 12명입니다. 인증에 찬성하는 의원은 19명이죠. 20명의 입장이 불분명하거나 답변하지 않았지만 이 정도로는 결과가 뒤집힐 가능성은 낮죠. 하원에선 140명의 공화당 의원이 인증에 반대할 것으로 보입니다만 역시 과반에 크게 부족합니다. 대통령의 마지막 희망은 그리 밝지 않아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