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콘’ 사용 설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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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 의미있는 행사가 LA 마리나델레이 해상 요트위에서 열렸습니다. ‘코리아 콘퍼런스(이하 코콘)’ 출범식 입니다. 지난 171호 뉴스레터에서 예고해드렸던 행사입니다. 미주중앙일보에도 예고 기사가 게재됐었는데요. 아직 잘 모르시는 구독자들을 위해 오늘은 코콘에 대해 쉽게 설명드리려 합니다.

코콘이 뭐야?

코리아 콘퍼런스는 대한민국의 첨단 기술과 콘텐츠의 미국 진출을 지원하는 행사입니다. 매년 한국 유망 스타트업ㆍ벤처 회사와 K팝으로 대표되는 K브랜드 제작 업체들을 미국에 초청해 미국 대기업이나 벤처캐피틀 등으로부터 투자를 유치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이 행사가 왜 중요해?

다들 아시다시피 한국의 IT 기술들은 세계적인 수준입니다. 또 K팝을 대표한 K브랜드도 보고 듣고 입고 먹고 마시는 전세계인들의 일상속에 소비가 이뤄지고 있죠. 하지만 기술과 콘텐츠를 만드는 스타트업 회사의 글로벌 시장 진출은 그 기술 수준에 비해 아직 미비합니다. 미국내에서 윈-윈할 수 있는 파트너나 충분한 금액의 투자를 얻지 못한 것이 그 이유중 하나죠. 그래서 양쪽을 이어줄 중간자 역할을 할 기관, 행사, 단체가 필요합니다. 코콘이 그 역할을 맡겠다는 것이 행사 취지입니다.

그런데 이런 행사 이전에도 있지 않았어? 코콘이라는 게 뭐가 달라?

코콘같은 이벤트들이 드문드문 미국에서 열리긴 했었습니다. 그런데 코콘은 이전 행사들과 차별화됩니다. 대부분의 여타 행사들이 자리만 깔아주고 참여 업체들이 알아서 투자자들과 상담하도록 하는데요. 코콘은 실질적으로 투자가 이뤄질 수 있게 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행사에 참가할 스타트업을 한국 정부 기관이 신중하게 선정해 미국에 보내면, 코콘측이 해당 업체에 투자 의사가 있는 대기업들을 직접 연결해 실제 성과를 얻을 수 있도록 합니다.
또 다른 점은 민간 주도로 정부, 언론이 손잡고 만든 첫 행사입니다. 여타 행사들은 기관, 지자체 등 정부가 주도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하지만 코콘은 동명의 비영리단체가 주최합니다. 그리고 한국 과학정보통신부 산하 ‘한국혁신센터 워싱턴 DC(이하 KIC DC·센터장 문정환)’가 정부 기관으로 후원하고 미주중앙일보가 단독 미디어 후원사로 참여하죠. 민관언이 각자 역할을 나눠 행사 성공을 위해 함께 뜁니다.
구독자분들에게 코콘 같은 행사 모델이 다소 생소할 수 있지만, 이미 미국의 유대인 커뮤니티에서는 비슷한 행사를 2009년부터 14년째 열어오고 있습니다. 이스라엘 콘퍼런스라는 행사인데요. 이름에서 눈치채셨겠지만 코콘은 이 행사를 벤치마킹했습니다.

이스라엘 콘퍼런스가 뭐야?

2009년 창설된 행사는 이스라엘의 국가경쟁력 홍보와 자국 신생 벤처 기업의 미국 내 교두보 마련을 목표로 합니다. 특히 이스라엘 첨단 혁신 기술을 미국의 대기업들에게 소개해 투자를 유치하는 ‘테크 펀드(Tech-fund) 로드’로 잘 알려져 있죠. 30여개의 스타트업 회사, 전세계 700여명의 CEO 등 투자자들이 참석해 매년 수십억 달러 규모의 계약이 체결됩니다.

잘 와닿지 않는데, 행사를 통해 성공한 기업 사례가 있나?

혹시 차량 내비게이션 앱인 ‘웨이즈(Waze)’를 들어보셨는지요? 웨이즈는 2009년 1회 이스라엘 콘퍼런스에서 미국 대기업들에게 소개됐죠. 4년 뒤인 2013년 웨이즈는 11억 달러에 구글이 인수해 성공 신화를 썼습니다.
이스라엘 콘퍼런스의 성공 동력은 ’본국 정부-혁신 기술-미국내 유대인 커뮤니티 네트워크‘의 삼각 협력에 있습니다. 본국 정부가 미국에 진출시킬 스타트업을 엄선하고, 미국의 행사 주최 측은 주LA이스라엘 총영사관과 미국 유대인 네트워크를 이용해 대기업 등 큰손 투자자들을 설득합니다.

그래서, 코콘 행사 주최는 누가 한 거야?

동명의 비영리재단입니다. 창립자는 제니 주 대표인데요. 27년간 UBS, 모건스탠리, JP모건 등을 거친 투자금융 전문가입니다. 세계 최상위 1% 부자 가문들의 자산을 관리하는 ‘패밀리오피스’ 설립사 ‘보어스 클럽(Boars’ Club)’의 글로벌 비즈니스 개발 총괄이기도 하죠.
제가 주 대표를 만나 인터뷰했었는데요. 관심있는 분들은 아래 기사링크를 누르시면 기사를 보실 수 있습니다.
제니 주 대표 인터뷰 보기

출범식 얘기좀 해줘. 언제 어디서 했어?

지난 24일 오후 5시부터 9시30분까지 LA의 마리나델레이 해상 ‘판타시 원(FantaSea One)’ 요트에서 선상 파티로 진행됐죠. 저도 현장에 취재갔었습니다. 4층 짜리 요트를 타보긴 처음이었는데요. 요트에서 출범식을 한 이유는  ‘블루오션으로의 출항(Sail away with us to the blue ocean)’이라는 출범식 주제를 상징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또 다른 이유는 투자자들을 꼼짝없이 배 위에 묶어놓고 참석자들이 뭔가 성과를 만들어 낼 수 있도록 한 배려(?)였다고 합니다.

그래서 행사 어떻게 치러졌어?

일단 참석자부터 말씀드려야 하겠네요. 면면이 화려합니다. 다국적 대형 로펌 ‘그린버그 트라우리그’의 미국 서부지사 마크 켈슨 회장, 우주항공업계 전문투자사 ‘오디세이’의 공동창업자 제이슨 코웨트, 소니엔터테인먼트의 제프리 갓시크ㆍ웬디 백스터 수석부사장, 인도네시아 국민기업으로 불리는 ‘리포 그룹’의 마이클 리야디, 영국 상장 테크기업 3위 세이지 그룹의 아라시 파린 상무 등 글로벌 대기업들의 거물 100여명이 자리했죠.

한국에서 온 손님도 있었어?

물론이죠. 카카오 창업멤버이자 전 공동대표인 이제범 어메이즈VR 최고제품책임자(COP), 한라그룹 주력계열사인 한국의 자동차 부품 제조분야 2위 기업인 만도의 이윤행 상무, CJ 그룹 ENM의 송창빈 상무 등 쟁쟁한 분들이 참석했죠. 이밖에 할리우드 한인 배우 출신 필립 리 이티비스팟(eTVspots) 회장YG엔터테인먼트 USA 조주종 대표, 스탠포드대학 최초의 첫 한인 여성교수인 이진형 교수 등 다양한 인사들이 자리했습니다.

이런 사람들이 왜 코콘에 온거야?

출범식에는 한국의 유망 스타트업 3개사의 데뷔 무대가 마련됐습니다. 각 회사는 최근 주목받고 있는 혁신 기술을 대표하는 회사입니다. 세포간 신호전달 물질인 ‘엑소좀’ 기반의 희소난치성 질환 치료제 개발사인 ‘시프트바이오(ShiftBio)’, 전기차 충전 토털 솔루션 업체 ‘대영채비(Chaevi)’, 세계 최초 점자 스마트워치 개발사 ‘닷(DOT)’ 등입니다.

3개 업체들 소개해줘

먼저 닷(DOT)부터 소개해드릴께요. 닷의 김주윤 CEO는 워싱턴 주립대학 유학생 시절이던 25세에 창업해 한국을 대표하는 소셜벤처 기업으로 자리잡았습니다. 소셜벤처란 사회문제 해결을 목표로 하면서 혁신 기술 또는 비즈니스 모델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기업을 말하는데요. 닷은 세계 최초로 점자 스마트워치 ‘닷 워치(Dot Watch)’와 촉각 패드 ‘닷 패드(DOT Pad)’를 개발했죠. 특히 닷 패드는 애플과 함께 만들어 세계를 놀라게 했습니다. 닷 패드는 글자만 읽을 수 있었던 기존 점자기기와 달리 사진, 지도, 웹툰 등 그래픽까지 ‘촉각’으로 볼 수 있게 했죠. 또 구글 번역기처럼 13개 언어로 자동 점자 변환도 할 수 있습니다.

다른 2개 회사는 어떤 곳이야?

2016년 설립된 대영채비는 전기차 구매시 가장 걱정하는 ‘충전’에 관한 원스톱 솔루션을 제공하는 업체입니다. 사명은 전기차를 주행하기 전에 미리 준비(채비)하자는 의미와 전기차 충전(CHArging Electic VIhicle, CHAEVI)이라는 뜻을 함께 담았습니다. 벽걸이·스탠드형 충전기를 비롯해 차량 4대를 동시에 충전할 수 있는 충전기를 개발했죠. 창사 2년만에 한국 전기차 충전기 시장 점유율 70%를 차지할 만큼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시프트바이오는 서울대 출신의 현직 이비인후과 전문의인 이원용 CEO가 면역항암치료의 대가 김인산 박사와 함께 손잡고 만든 바이오 벤처입니다. 세포에서 분비되는 50~150나노미터(㎚) 크기의 작은 주머니인 ‘엑소좀’에 약물을 넣어 손상 조직에 보내는 신약을 개발중이라고 합니다.

행사 참석한 투자자들 반응은 어땠어?

긍정적인 반응이 많았습니다. 행사장에서 제가 만난 글로벌 부동산중계업체인 eXp 커머셜의 중국계 제임스 황 회장은 “한국과의 연계할 접점을 찾지못했었다. 이번 행사가 그 계기와 희망이 된 것 같다”면서 “코리아 콘퍼런스의 잠재적 가치를 목격하고나니 연계할 아이디어가 솟는다”고 말했습니다. 또 다국적 대형로펌 ‘그린버그 트라우리그’의 미서부지사 마크 켈슨 회장은 “첫 행사지만 효율적이고 잘 준비됐다. 투자자들이 원했던 한국 기술 투자의 장”이라고 의미를 부여했죠.

그래서 참석한 업체에 투자자들이 관심을 보였어?

투자자들이 출범식 당일 바로 움직일 정도로 성과가 있었습니다. 특히 요즘 전기차 관련 기술이 대세라 대영채비에 관심이 쏠렸는데요. 대영채비의 정민교 CEO는 “행사장에서 다양한 파트너십 제의를 받았고 행사 다음날 하루종일 투자사, 부동산 회사 관계자들과 회의했다”면서 “이렇게 빨리 투자 논의가 진행되리라고 기대하지 못했는데 감사하다”고 말했습니다.

첫 행사니까 부족한 점도 있었을텐데.

네, 발전적인 제안들이 많았습니다. 이제범 카카오 전 공동대표는 빠진 퍼즐을 지적했는데요. 이 대표는 “스타트업으로 성공한 ‘큰 형’들이 코리아 콘퍼런스를 이끌어야 한다. 나도 그중 한 사람”이라면서 “코리아 콘퍼런스를 통해 더 많은 성공한 큰 형들이 나오고 그들을 계속 참여시켜야 ‘성공 생태계’가 만들어질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한국 중소벤처기업부가 2020년 예비 유니콘 기업으로 선정한 스마트 모빌리티 플랫폼 기업인 ‘비마이카(BeMyCar)’의 미주본사 이숙현 대표는 “행사에서 투자자 2명을 만났는데, ‘우린 차량 분야에는 투자 안 한다’고 하더라”면서 “다양한 분야의 기업과 투자자가 참석하는 것도 좋지만 매년 특정 분야를 주제로 정해 그 분야의 기술과 투자를 연결하는 장이 될 수 있도록 선택과 집중을 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내년 행사 계획은 어떻데?

올해는 출범식을 겸한 행사라서 약식으로 초청 인사만 참가하는 형태로 치러졌습니다. 내년이 사실 본격적인 1회 행사죠. 초청 업체수도 늘리고 일반인들도 관람할 수 있도록 꾸밀 계획입니다. 또 참가 업체 대표의 프리젠테이션, 전문가 포럼 등 ‘혁신 아이디어’를 나누는 자리도 마련할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