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짹짹이’ 더 시끄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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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의 뚝심 #트위터 샀다 #트럼프는 왜 나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25일 결국 소셜미디어 트위터(twitter)를 인수했습니다. 지난 179호 뉴스레터에서 인수전 소식을 미리 알려드렸었는데요. 머스크는 지난 4일 트위터 주식 일부(9.2%)를 매입해 간(?)을 본 뒤 3주만에 회사를 아예 통째로 사버렸습니다. 뉴욕타임스(NYT)는 25일 인수 소식을 전하면서 “세계 최고 부자와 가장 영향력있는 소셜미디어의 결합”이라고 분석해 앞으로 소셜미디어 시장에 지각 변동을 예고했습니다. 인수 소식과 앞으로 변화를 쉽게 정리해드립니다.

인수 발표 내용부터 알려줘

NYT에 따르면 트위터 이사회는 머스크가 지난 14일 제안한 대로 주당 54.20달러에 지분 전량을 매각, 시가총액 440억달러에 팔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주당 54.20달러는 머스크의 투자 소식이 공개되기 전인 4월1일 종가 기준으로 38%의 프리미엄이 붙은 금액입니다. 트위터 이사회는 이런 매각안을 만장일치로 승인했죠. 인수는 앞으로 주주들의 표결과 규제 당국의 승인 등을 거쳐 올해 중 마무리될 전망이라고 합니다.

만장일치라니 좀 이상한데. 저번 뉴스레터에서 이사진이 무슨 독약 대책인가를 써서 인수에 강력 반대한다고 하지 않았어?

맞습니다. 트위터 이사회측은 15일 머스크의 적대적 인수를 저지하기 위해 ‘포이즌 필(poison pill)’을 동원하기로 결정했었죠. 포이즌필은 기존 주주에게 싼 가격으로 주식을 매입할 권리를 주는 경영권 방어 수단을 말하는데요. 이런 상황에서도 결국 인수 의지를 실현시킨 데엔 머스크 특유의 승부사 기질이 통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평가합니다.

어떻게 했기에? 

우선 머스크는 트위터 인수에 필요한 460억 달러를 조달할 구체적인 계획을 21일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했는데요. ‘나 진짜 트위터 살 거야’라는 입장을 밝힌 겁니다. 테슬라 주식담보대출 125억 달러를 포함해 총 255억 달러의 대출을 모건스탠리 등에서 받고, 210억 달러의 자기자본조달을 하겠다고 했죠. 그러면서 자신의 제안에 대해 “가장 최선이자 마지막이며 트위터가 거부할 경우 최대 주주의 지위를 재고할 것”이라고 트위터 경영진을 압박(이라고 하고 협박이라고 읽는)했습니다. 또 머스크는 액티브 펀드 등 일부 트위터 주주와 사적으로 만난 뒤 트위터 경영진과도 접촉했습니다. 이런 ‘물밑 접촉’이 경영진과 주주들을 움직였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렇게 많은 대출을 받는 게 가능해?

지난 뉴스레터에서 말씀드렸듯 머스크는 세계 최고 부자라고들 하지만 당장 쓸 수 있는 현찰은 부족한 편입니다. 테슬라 주식이나 스페이스X 비상장 주식을 팔 수 있지만 엄청난 세금을 내야 하는 데다 경영권도 약해지니 매각은 위험하죠. 그래서 대출을 받은 건데요. 테슬라는 임원이 주식가치의 25%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머스크의 주식가치는 1760억 달러, 이론적으로 430억 달러까지 빌릴 수 있죠.

인수금은 그렇다치고, 반대했던 이사회가 돌아선 이유가 뭐야?

이사회가 머스크의 인수에 반대한 가장 큰 이유는 트위터의 경영 철학에 대한 위협때문이었습니다.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하면 ‘표현의 자유’라는 명분을 앞세워 극단적인 주장을 담은 콘텐츠까지 허용될 것이라고 우려했었죠. 하지만 결국 이사진은 돈에 타협했죠.
트위터 브렛 테일러 이사회 의장의 발언을 들어보시죠.
“이사회가 가치와 확실성, 자금 조달에 초점을 맞춰 머스크의 제안을 종합적으로 평가했다. 제안된 거래는 상당한 현금 프리미엄을 제공할 것이며, 이는 트위터 주주들에게 최선의 길이라고 믿는다.”
애매모호한 말을 쉽게 해석해드리면 머스크의 적대적인 인수 합병에 맞서 싸우는 과정에서의 위험을 감수하기 보다 웃돈을 받고 물러서는 것이 낫다고 본 거죠. 그런데 이사진의 이런 판단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사람이 있습니다.

누군데?

머스크에게 뜻하지 않게 흑기사로 나타난 사람이 있었는데요, 트위터를 창업한 잭 도시 전 CEO입니다. 기업의 인수합병과 관련해 흔히 비유적인 표현으로 쓰이는 흑기사는 기업의 경영권을 뺏는 일을 돕는 제3자를 말합니다. 도시는 지난 17일 머스크의 인수 계획에 대해 입장을 밝혔었는데요. “트위터 이사회는 그동안 회사를 위해 제대로 기능한 적이 없다”며 트위터 이사진을 비판했습니다.

자기가 만든 회사 이사진에 손가락질을 한 이유가 뭐야?

도시 전 CEO의 이사진에 대한 반감은 지난해부터 시작됐습니다. 아시다시피 트위터는 도시가 비즈 스톤, 에번 윌리엄스, 노아 글래스 등 4명과 지난 2006년 창업한 회사입니다. 한때 페이스북과 어깨를 겨누는 양대 산맥으로 키웠던 도시는 다른 회사 CEO를 겸직하는 문제 등으로 사퇴 압박을 받아 지난해 11월 CEO에서 물러났었죠. 이 때문에 도시가 트위터 이사회를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나선 것은 머스크의 적대적 인수 시도에 사실상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풀이됐었죠. 이 속내를 알고 있었던 머스크는 도시의 비판 글이 게재된 이튿날 마치 입을 맞춘 듯 “내가 트위터를 성공적으로 인수하고 나면 트위터 이사회 멤버들은 아무런 보수도 받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맞장구를 쳤습니다. 앞으로 둘이 협력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 이때부터 모락모락 피어났었죠.

그래서, 이제 트위터 어떻게 바뀌어?

가장 큰 변화는 트위터가 비상장사, 즉 머스크의 개인소유 회사로 바뀐다는 겁니다.
시장조사 업체 딜로직이 집계한 데이터에 따르면 이번 인수는 상장 기업을 비상장사로 전환하는 거래로는 최소한 최근 20년 새 이뤄진 것 중 가장 규모가 큰 것이라고 하는데요. 앞으로의 변화에 대해 머스크는 이렇게 밝혔습니다.
“표현의 자유는 제대로 작동하는 민주주의의 기반이며 트위터는 인류의 미래에 필수적인 문제들이 논의되는 디지털 광장이다. 트위터를 그 어느 때보다 더 낫게 만들고 싶다. 트위터는 엄청난 잠재력이 있으며, 나는 이를 잠금 해제하기 위해 트위터 및 이용자 공동체와 함께 일하길 고대한다.”

그래서 어떻게 바뀐다는 거야?

머스크가 이전에 언급했던 것들만 우선 짚어드리면 ①‘표현의 자유’ 극대화 ②알파벳 기준 280자로 제한된 1회 게재글 제한 폐지 ③유료화로 전환 ④샌프란시스코 본사 폐쇄 ⑤이사회의 무보수화와 직원 감축 등 5가지로 꼽을 수 있습니다. 이중 사용자 입장에서 가장 큰 변화는 ①②③번이 아닐까 합니다.

표현의 자유를 극대화한다니 무슨 소리야?

트위터는 폭력적이거나 혐오를 유발하는 표현은 제한하는 원칙을 갖고 있습니다. 그 일환으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계정도 전격 중단시켜 논란을 불렀었죠. 이 때문에 머스크는  “ 트위터가 표현의 자유를 준수하지 않아 민주주의를 약화시킨다”고 불만을 드러내왔었죠. 머스크가 특히 지적하는 부분은 트위터의 알고리즘입니다. 알고리즘이 편향적으로 사용자들의 일부 표현을 제한하기 때문에 표현의 자유가 훼손된다는 주장입니다.

편향적 알고리즘이라니?

트위터 같은 SNS에서 알고리즘은 운영 전반에 깊숙이 얽혀 있습니다. 예컨대 트위터 홈 화면에 노출되는 계정, 검색 결과에 나오는 트윗들 등 다양한 곳에서 알고리즘이 사용됩니다. 트위터 사용자 수억 명은 알게 모르게 알고리즘의 영향을 받고 있죠. 문제는 이 알고리즘이 항상 보편타당한 결과물을 내놓지 않는다는 겁니다. 오히려 극도의 편향성을 보이는 경우도 있어 지적과 논란이 이어져 왔습니다.

예를 들어줘

예컨대 2018년 트위터가 야심 차게 선보인 이미지 자동 자르기 기술이 있습니다. 사용자가 사진을 올리면 인공지능 알고리즘이 자동으로 일부 부분을 잘라 썸네일로 만들어주는 게 골자입니다.
그런데 이 과정에 쓰인 알고리즘이 흑인보다 백인을 선호하는 등 편향성을 보였고, 트위터는 결국 지난해 이 기능을 폐지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지난 14일 머스크가 트위터 인수 계획을 전격 발표한 직후 “트위터 알고리즘을 오픈소스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한 건 이런 배경에서 비롯한 것으로 보입니다. 쉽게 말해 트위터가 사용자의 트윗을 어떻게 관리하고, 활용하는지를 모두에게 공개하라는 겁니다.

들어보니 일리가 있는데?

전적인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자는 의도이긴 합니다만 현실적인 부작용도 예상됩니다. 가장 큰 문제는 ‘절대적 표현의 자유’를 허용하면 각종 가짜 뉴스나 범죄 게시물까지도 ‘표현의 자유’란 이름 아래 범람할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머스크의 절대적 표현의 자유 철학에 대해 ‘소셜미디어로서의 최소한의 사회적 책임을 대중에게 떠넘기는 행위’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머스크 말 대로라면 트럼프 트위터 계정도 복구되는 거 아냐?

트위터를 머스크가 인수하면서 트럼프가 수혜자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요. 좀 더 들여다보면 사실 그 반대 입니다. 물론 머스크의 경영 철학 대로라면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계정은 다시 복구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런데 정작 트럼프 전 대통령은 트위터 인수가 확정된 25일 폭스뉴스에 “나는 트위터에 가지 않을 것이며, 진실에 계속 머물 것”이라고 선을 그었죠.

왜? 트럼프가 트위터 좋아하잖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기 때문인데요. 아시다시피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해 1월 연방의회 난입 난동 사태를 선동하고, 대선 관련 허위 정보를 유포한다는 이유로 트위터 계정을 영구 정지당했습니다. 그래서 극우·보수층의 목소리를 담을 수 있는 ‘친트럼프 소셜미디어’인 ‘트루스 소셜(Truth Social)’을 지난 1월 만들었죠. 그런데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소식이 전해지면서 이 트루스 소셜의 주가는 폭락하고 있습니다. 극우ㆍ보수 성향 사용자들이 이제 트위터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게됐으니 굳이 트루스소셜을 다운로드받을 이유가 없어진 셈입니다.
이 때문에 트루스 소셜은 25일에만 장중 15% 넘게 폭락했는데요. 르네상스 캐피털에 따르면 사라진 시가총액 규모가 약 77억 달러에 이른다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트위터, 트위터 하면서도 정작 뜻은 몰라. 무슨 뜻이야?

중의적 표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새의 울음소리(짹짹)라는 뜻을 가진 ‘tweet’에 ‘-er’를 붙여서 tweet하는 사람(tweeter)이라는 뜻으로 이해하고 있는데요. 사실 twitter라는 단어 자체가 ‘지저귀다, 짹짹거리다’는 뜻의 의성어입니다. 의미 없는 잡다한 정보라는 뜻도 있죠. 트위터의 로고가 파랑새인 것도 이 뜻을 형상화한 것인데요. 더글라스 보우먼이 산파랑지빠귀(Mountain Bluebird)를 모티브로 디자인했다고 합니다.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로 ‘짹짹거림’이 앞으로 더 시끄러워질 것은 분명해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