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적,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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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지난 7일 가자 지구 인근 지역에 침입해 주민 수백 명을 살해하고 수십 명을 인질로 납치하는 등 이스라엘을 상대로 전례없는 공격을 감행했는데요. 이에 이스라엘은 가자 지구를 전면 봉쇄하면서 양 측의 무력충돌이 격화하는 양상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번에 공격을 감행한 하마스는 가자 지구를 통치하는 팔레스타인 무장 단체를 말하는데요. 이들의 목표는 이스라엘을 쫓아내고 이슬람 국가를 건설하는 것입니다.
지금의 이스라엘은 로마시대부터 팔레스타인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땅이었고 2000년 동안 팔레스타인인 조상들이 살아온 땅
입니다. 그런데 1948년 이스라엘이 갑자기 나라를 세운다면서 외세의 힘을 입고 들어와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내쫓고 지금까지 갖은 핍박을 주고 있는 것은 잘못된 것이기에 잃어버린 땅을 되찾음으로써 이를 바로 잡겠다는 것이 하마스의 생각입니다.
하마스는 이란으로부터 자금과 무기, 훈련 등을 지원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2007년 가자 지구를 장악한 뒤에도 이스라엘과 몇 차례 군사적으로 충돌했습니다.

가자 지구는 지중해 연안에 자리하고 있는데요. 이스라엘의 남서쪽 끝에 위치하며 길이 41km, 폭 10km로 이집트와도 접하고 있습니다. 이 곳에 약 230만명이 거주하는 것으로 추산되는데요. 세계에서 가장 인구 밀도가 높은 곳 중에 하나입니다.
이스라엘은 가자 지구의 영공과 해안선을 통제하고 누가, 어떤 물품이 경계선 안으로 들어가고 나오는지를 철저히 통제하고 제한하고 있는데요. 심지어 이집트도 이스라엘에 협조하는 차원에서 가자 지구와 자국 경계선을 통과하는 사람을 통제합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모든 물자가 부족합니다. 인구 밀도는 세계 최고 수준인데 물자는 부족하니 일상 생활이 쉽지 않습니다. UN에 따르면 가자 지구 거주민의 80%가 국제 원조에 의존하고 있고, 매일 식량 원조에 의존하는 거주민이 전체 인구의 절반에 육박한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하마스는 이번에 왜 이스라엘을 갑자기 공격하게 된 것일까요?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는데요. 이스라엘이 먼저 하마스를 자극해 군사 공격을 하도록 유도했다는 설, 또 하마스 측에서 이스라엘을 상대로 프로파간다적 주요 승리를 거둬 팔레스타인 주민으로부터 신뢰와 인기를 얻으려는 목적, 외교적으로 껄끄러웠던 이스라엘과 사우디아라비아 사이에 역사적인 평화협정이 체결되려는 화해 무드가 조성되는 상황을 그대로 내버려두기 보다는 이번과 같은 공격으로 범 아랍 세계를 하나로 다시 뭉치게 하려는 의도 등이 깔려 있을 수 있습니다. 이외에도 현재 이스라엘에 수감된 팔레스타인이 4500명 정도 되는데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공격한 뒤 다수의 인질을 잡아간 것으로 미뤄 다만 일부라도 인질 교환을 통해 주요 인물을 석방 시키기 위한 계략일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옵니다.

아무튼 하마스의 이번 공격은 이스라엘에 생채기 이상의 아픔을 남긴 것 만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 앞으로 이스라엘이 얼마나 하마스 궤멸 작전에 적극적으로 나설지 알 수는 없지만 최소한 세계적으로 막강하다고 여겨졌던 이동식 방공시스템 ‘아이언 돔’이 거의 무용지물이 되고, 감시 카메라와 무장 군인이 지키고 있는 철책 여러 곳이 뚫렸다는 것은 그 어떤 변명도 통할 수 없는 치욕입니다. 정보전에서도 하마스의 기습 공격과 관련한 그 어떤 성과도 얻지 못한 것으로 드러나 이스라엘의 군사 방어력과 정보력이 형편 없다는 것을 이번에 만천하에 까발리게 됐습니다.
그래서인지 지금 이스라엘은 피의 보복전을 펼치고 있습니다. 하마스 공격 이후 이스라엘군이 타격한 가자 지구 내 공습 지역은 2450곳이 넘었습니다. 그야말로 초토화시키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고 있는데요. 여기에 더해 30만명을 동원해 곧 지상군을 투입하겠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이 이처럼 강력한 군사력을 바탕으로 가자 지구를 초토화시킬 경우 친팔레스타인 이웃 국가인 시리아나 레바논, 이란, 사우디아라비아 등이 가만히 강 건너 불구경하듯 보고만 있지는 않을 개연성이 높고 그러면 또다시 중동전쟁으로 확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더 큰 문제는 시간이 지나 하마스와 이스라엘 모두 감정을 억누르며 참는다 해도 근본적인 문제는 해결의 실마리조차 찾지 못할 것이라는 점입니다. 양 측은 서로를 인정하고 공존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하는데 팔레스타인 난민 처리 문제에서부터, 이스라엘이 점령 중인 요르단강 서안 지구의 유대인 정착촌 잔류 문제예루살렘 공유과 관련한 합의, 팔레스타인 국가 건설 및 인정 등 어쩌면 영원히 맞닿을 수 없는 평행선과 같은 문제들을 안고 있습니다.
국가와 민족을 위한다고 대의명분을 말하지만 지금 이 순간 무고하게 죽어가는 어린이와 노인 등 일반 시민들의 삶은 누가 보상해 줄 수 있을까요. 민초들은 대의명분이 아니라 하루 하루의 삶이 중요한데 말입니다. 하루라도 빨리 분쟁이 멈추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