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립쇼는 되고 식당은 안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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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금지 #못살겠다 #연방법원으로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정부의 영업중지령에 더이상 못살겠다는 레스토랑 업주가 총대를 멨습니다. 지난 20일 연방법원에 영업중지령을 해제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했죠. 이번 소송은 전국의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식당 뿐만 아니라 다른 업종 업주들 역시 마찬가지 심정일 겁니다. 너무 긴 시간 정부 규제에 참아왔지만 코로나19 감염이 억제되지 않고 오히려 통제 불능 상태로 치닫고 있기 때문입니다. 소송 내용과 배경, 업주들 입장, 정부의 방침 등을 알기쉽게 정리했습니다.

소송 근거가 뭐야?
 
소송을 건 업주는 LA에서 북서쪽으로 17마일 떨어진 셔먼옥스 지역의 ‘파인애플 힐 설룬 & 그릴(Pineapple Hill Saloon & Grill)’ 주인인 앨젤라 마스든씨입니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주지사와 하비에르 베세라 주검찰총장 등을 상대로 소장을 접수했죠. 마스든씨는 소송 사유를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피고들은 코로나19 확산을 기회 삼아 정부 관료로서의 법적권한을 유례없이 확대해 연방ㆍ주법에서 규정한 자영업자들의 권리를 빼앗아왔다. 특히 수정헌법 1조와 14조가 보장한 집회의 자유 등 개인 인권을 위반했다.”

얼마전 LA에서 식당 영업을 해도 된다는 법원 판결이 있지 않았어?

네. 있었죠. 지난 9일 LA카운티법원이 보건국의 야외영업 금지 조치에 대해 ‘근거없는 독단적 결정’이라고 판결한 바 있습니다. 야외식당 영업으로 코로나19가 확산했다는 직접적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에서입니다. 사실상 식당들의 영업을 허가한 것이나 마찬가지인 판결이지만 식당들은 영업을 할 수 없었습니다. 카운티의 상위 정부인 가주 정부가 내린 자택대피령에 따라 27일까지는 야외 영업이 금지됐기 때문이죠.

주정부가 영업하지 말라는데 소송해도 별 의미 없을텐데?

그렇지 않습니다. 마스든씨가 소송을 제기한 법원은 연방법원입니다. 만약 연방법원이 마스든씨의 손을 들어준다면 원칙적으로 주정부는 그 판결에 따라야 하죠. 물론 주정부가 항소할 수 있지만 연방법원이 LA카운티 법원과 같은 판결을 내린다면 캘리포니아 뿐만 아니라 다른 주의 영업금지령에도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정부 상대 소송 쉽지 않을 텐데 왜 하게된거래?

현재 마스든씨는 전국적인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 지난 4일 그녀는 이해못할 장면을 목격하고 소송을 결심한 듯 합니다. 그녀는 그 장면을 동영상으로 찍어 트위터에 올렸는데요, 식당 업주들로부터 공분을 사기 충분했습니다.
동영상보기

어떤 장면인데?
 
지난달 25일 LA카운티 정부는 식당의 실외 영업을 다시 중단시켰습니다. 마스든씨는 눈물을 머금고 야외 천막(patio) 장사를 접어야 했죠. 그런데 4일 그녀의 레스토랑 바로 옆에 세워진 야외 텐트에 수많은 사람들이 식사를 하고 있는 장면을 목격합니다. NBC 방송이 야외 촬영 스태프들에게 텐트에서 식사를 제공하고 있었습니다. 영화촬영은 필수업종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식사를 제공할 수 있도록 LA시정부가 예외를 허용했다고 합니다. 마스든씨 입장에선 똑같은 텐트에서의 식사인데 영화사는 되고, 당장 거리로 내앉을 판인 식당 업주는 안된다는 정부 시책에 분노할 수 밖에 없었죠. 불공평한 규제 원칙은 이것 뿐만이 아닙니다.
 
또 있어?

지난 16일 샌디에이고카운티 법원은 스트립클럽의 실내 운영을 허가했습니다. 법원은 ‘페이서스 인터내셔널 쇼걸스’와 ‘치타스 젠틀맨스 클럽’이라는 2개 스트립쇼 식당이 정부 영업 금지 조치 해제를 요구한 소송에서 스트립 클럽의 손을 들어줬죠. 해당 클럽들은 소송일까지 5주간 정부의 방역지침을 철저하게 준수했다고 항변했습니다. 철저한 규칙은 이렇습니다. 스트립 댄서들이 고객 테이블에서 15피트 떨어져 공연을 하게했고 무대에 1명 이상의 댄서들을 올리지 않았으며 종업원 전원이 마스크를 상시 착용했다고 따졌죠. 특히 춤은 ‘표현의 자유’에 해당하는 공연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법원이 이들의 주장을 받아들인 이유중 하나도 ‘영업 중단이 감염을 저지시킬 수 있다는 과학적 증거가 불충분하다’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카운티정부는 즉시 항소했고, 항소법원은 영업 중지령을 그대로 시행하라고 허가했습니다. 하지만 1심 법원의 스트립 클럽 영업 허용 판결 파장은 큽니다.
  
왜?

불공정하기 때문이죠. 누군 영업해도 되고 누군 영업해도 안 된다는 들쭉날쭉 하는 규제를 이해하기 어렵다는 겁니다. 특히 교회들의 반발이 큽니다. 그들의 주장을 들어보시죠.
“타락적인 알몸 공연을 그것도 실내에서 볼 수 있게 허가하면서 신성한 예배 모임을 금지한다는 것이 말이 되는가. 목사들이 알몸에 넥타이만 매고 춤추면서 설교하면 예배를 허용한다는 뜻인가.”

예배도 문제네

LA카운티의 왔다갔다 정책은 예배도 예외가 아닙니다. 카운티정부는 결국 지난 주말인 19일 실내 예배를 다시 조건부로 허용하기로 했습니다. 지난주 가주법원이 예배 허용 판결을 내린데 따른 것이죠. 실내 예배를 할 수 있는 조건은 이렇습니다. ‘다른 가정과 최소한 6피트 이상 사회적 거리를 지키고, 예배 중에는 반드시 마스크 등으로 입과 코를 가려야 한다.’
  
불편한 건 알겠지만 정부 규제를 따르는 것이 맞지 않나?

물론입니다. 하지만 정부가 보다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통계를 제시하지 않는다면 반발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정부 입장에선 난감하기만 합니다. 예외없는 일괄적 폐쇄령을 내린다면 그나마 숨이라도 쉬고 있는 업주들로선 영구 폐쇄를 해야만 하죠. 반발이 큰 이유는 통계상으로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무슨 통계인데?
 
캘리포니아가 지난 3일 발효한 ‘2차 락다운(stay-at-home)’ 조치가 효과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 3월 1차 락다운 조치에 비해 2차 락다운은 다소 느슨합니다. 여러 예외조항들을 두고 있죠. 1차 락다운은 전면 셧다운이었습니다. 업종과 상관없이 비필수 업종의 실내영업이 모두 금지됐지만 이번엔 최대 수용인원을 줄여 영업을 허가했죠. 또 다른 이유도 있습니다. 올해 내내 각종 금지조치로 갇혀지내던 주민들이 1차 때처럼 방침을 따르지 않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이 꼽은 가장 치명적인 이유는 다른데 있습니다.

뭔데?

이번 락다운이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식이었다고들 합니다. 전문가들은 모임이 많아지는 추수감사절을 지나면 감염환자가 폭증할 것이라고 수차례 경고했었습니다. 하지만 캘리포니아는 추수감사절이 지난 뒤인 지난 3일에서야 자택대피령을 발효했죠. 통계상으로 보이지만 않았을 뿐 이미 집단 감염이 퍼질 대로 퍼진 상황이었습니다. 위의 그래프에서 보시다시피 8월 이후 감소 추세던 환자수는 11월 말 이후 폭증하고 있습니다. 여러 업계의 반발을 무릅쓰고 발효한 2차 락다운이 결국 욕만 먹고 실효는 거두지 못한 셈입니다.  LA타임스 원문보기

해결책은 없는거야?

현재로선 이 질문에 정답은 없습니다. 한국의 방역이 세계 최고라는 칭찬을 받고 있지만 재확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백신이 나오긴 했습니다만, 집단면역의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긴 시간이 걸립니다. 그 사이에 정부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정책은 최대한 과학적으로 주민들을 설득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야외영업을 중단시켜야 한다면 야외영업 장소에서 감염 가능성이 얼마나 높은지 숫자로 설명해야 합니다. 그래야 불공정한 조치라는 반발을 최소화할 수 있죠. 곧 크리스마스 입니다. 정부가 아무리 강력히 규제한다고 해도 ‘구멍’은 생기게 마련입니다. 결국 바이러스는 사람이 사람에게 옮깁니다. 사람을 설득하는 일이 바이러스를 원천 봉쇄하는 것보다 훨씬 더 쉽고 빠르지 않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