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 누명 한인 이야기, 영화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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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한 뉴스 #미(국내) 세(가지) 한(인) 뉴스

①‘억울한 10년’ 이철수

미국의 한인 언론인에게 기념비적인 보도로 기억되는 사건이 있습니다. 저도 기자 초년병 시절 이 기사를 읽고 ‘나도 언젠가 이런 멋있는 취재를 해보리라’고 스스로 다짐했던 적도 있었죠.(순수했던 그때가 그립습니다)
그 멋진 보도는 1978년 1월29일 지역신문 ‘새크라멘토 유니언’에 게재된 한인 이경원(93) 기자의 탐사 기사였습니다. 당시 억울하게 살인범의 누명을 쓰고 5년째 복역중이던 한인 사형수 이철수(당시 26세ㆍ2014년 작고)씨의 재심을 촉구하는 기사였죠.
당시 이 기사로 전국적인 관심을 끌었던 이철수씨의 사연을 담은 영화가 제작됐습니다. ‘이철수에게 자유를(Free Chol Soo Lee)’이라는 제목의 영화는 올해 선댄스영화제에서 첫선을 보인다고 합니다.
NBC뉴스가 지난 22일 이 영화에 대해 자세히 보도했는데요. 코레암저널(KoreAm)의 전 편집장인 줄리 하씨와 유진 이씨가 공동 감독을 맡았습니다. 영화는 1973년 6월3일 샌프란시스코의 차이나타운에서 발생한 중국계 갱단원 총격 살인사건에서부터 시작합니다. 경찰은 사건 발생 나흘 뒤 소년원 수감 전력이 있는 이철수씨를 용의자로 체포합니다. 이듬해 이씨는 백인 목격자의 부실한 증언만으로 종신형을 선고받게 되죠.
한번 범죄자로 낙인찍힌 그의 인생은 계속 나락으로 치닫게 됩니다. 1977년 10월8일 4년째 복역 중이던 그는 교도소 안에서 나치주의자이자 갱단원인 백인 재소자 모리스 니드햄을 살해합니다.니드햄이 칼로 이씨를 찌르려 덤벼들었고 이씨는 살아남기 위해 그를 죽일 수 밖에 없었다고 정당방위를 주장했지만, 재소중에 살인한 특수살인혐의가 적용돼 사형을 선고받게 됩니다.
이씨의 억울한 사연은 그의 일본인 친구 야마다 란코씨가 구명운동을 벌이면서 세상에 알려지게 됩니다. 이를 접한 이경원 기자가 재판에서의 증거 부실과 인종편향적 판결의 문제점을 보도했죠. 특히 사건 목격자였던 백인이 과연 찰나의 순간에 아시아인의 특징을 구별할 수 있는지 의문을 제기한 겁니다. 이경원 기자가 이후 5년간 작성한 이철수씨 관련 기사는 무려 120건에 달합니다. 일련의 기사들을 계기로 ‘이철수 구명위원회’가 조직됐고 전국적인 관심이 모이게 됐죠. 한인사회가 앞장서 10만달러를 모금해 이씨의 변호사 비용으로 전달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1982년 9월3일 열린 재심에서 이씨는 무죄를 선고받고 이듬해 3월28일 수감 10년 만에 석방됐습니다.
이후 이씨는 사회운동의 상징 같은 존재로 떠올랐는데요. 안타깝게도 이씨의 기구한 인생은 출소한 뒤에도 계속됩니다. 그는 사회로 나온 뒤 전국을 다니며 자신의 지지자들에게 감사를 표했습니다. 하지만 억울한 옥살이의 상처와 사회 적응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마약에 중독됐고 1990년 마약 소지 혐의로 1년 6개월을 복역하게 됩니다. 마약에 손대면서 그는 차이나타운 중국계 갱단에 들어가게 되죠. 출소후 그는 갱단의 지령으로 건물에 불을 지르게 되는데요. 이 과정에서 얼굴에 큰 화상을 입고 체포됩니다. 그는 방화를 지시한 중국계 갱에 대해 증언하는 조건으로 사면을 받고 증인보호 프로그램에 따라 신변 보호를 받게 됩니다. 그는 말년에는 북가주 몇몇 대학 강단에 서서 자신의 경험담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장폐색을 앓았던 그는 수술을 거부하고 2014년 62세 나이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영화는 제작기간 6년이 걸렸다고 합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막 들어서던 때 촬영을 시작했는데요. 제작진은 1970년대 백인 중심의 미디어와 사법체계 아래 아시안들이 ‘인간’으로 취급받지 못했던 인종차별 세태가 반세기가 지난 지금도 여전하다는 점을 부각하려 했다고 합니다. 사실 이철수씨 사건이 영화로 만들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1989년작 ‘트루 빌리버(True Believer)’의 소재가 되기도 했죠. 공동감독인 이씨는 이번 영화가 차별화되는 점을 이렇게 말했습니다.
“영화를 만들면서 우리가 지겹도록 토론을 벌여온 것은 이 영화로 주류사회가 아시안 미국인들을 바라보는 시각을 어떻게 바꿀 것이며, 또 우리가 우리 스스로 바라보는 방식을 어떻게 바꿀 수 있을지 였습니다.”
NBC방송 기사 원문보기

②디즈니 버전의 ‘심청전’

디즈니 공주로 재탄생한 효녀 ‘심청’이가 SNS상에서 인기입니다. 미국내 아시안계 관련 소식을 전하는 매체인 ‘넥스트샤크(Next Shark)’는 23일 소셜미디어 ‘틱톡(TikTok)’에서 디즈니 버전으로 만들어진 한국의 ‘심청전’ 영상이 큰 화제를 부르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45초짜리 이 영상은 23일 기준 조회 수 88만을 넘겼는데요. 영상을 제작한 주인공은 하버드 대학에 재학중인 한인 줄리아 류씨입니다.
류씨는 얼굴을 디즈니 그림체로 바꿔서 보여주는 필터를 사용한 영상에서 한복을 입고 등장해 직접 작사·작곡한 디즈니 버전의 한국 ‘심청전’ 뮤지컬곡 ‘다이브(Dive·뛰어들다)’를 부릅니다.
곡 ‘다이브’는 하버드 대학교에 다니는 류씨가 졸업 작품으로 제작한 1시간 분량의 뮤지컬 ‘심청:설화(Shimcheong: A Folktale)’에 나오는 23곡 중 하나입니다.
류씨는 이 영상에서 문구를 통해 “디즈니의 공주 캐릭터 중에 한인이 없어서 내가 만들어보면 어떨까 생각했다”며 “한국의 설화 ‘심청전’과 한인으로서 내 이야기도 담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지난 8일 류씨가 틱톡 계정을 처음 개설할 때까지만 해도 팔로워는 부모님밖에 없었는데요. 이 동영상을 올린 뒤 그녀의 팔로워수는 24일 현재 5만4300명에 달합니다. 동영상 함께 보시죠.

틱톡 동영상 보기

③대낮 총격살인 한인 체포

30대 한인 남성이 대낮에 언쟁을 벌이던 남성 2명을 총격 살해한 혐의로 체포됐습니다. 사건은 지난 주말인 22일 오전 11시45분쯤 텍사스주 오스틴의 한 샤핑몰 주차장에서 발생했는데요. 오스틴경찰국은 총격 신고를 접수하고 현장에 출동했습니다. 경관들은 주차장 바닥에 총상을 입고 피를 흘린 채 쓰러져 있는 남성 2명을 발견하고 심폐소생술을 실시했지만 이미 숨진 뒤였다고 합니다. 경찰에 따르면 피해자들의 신원은 28세 동갑내기 친구인 네이선 리모지와 크리스토퍼 리버스로 확인됐습니다.
경관들이 현장에서 수사를 하는 동안 총격 사건과 관련된 다른 911 신고 전화가 걸려왔는데요. 신고한 남성은 본인이 숨진 두 남자와 언쟁을 벌이다가 본인의 생명에 위협을 느껴 총으로 이들을 쐈다면서 정당 방위를 주장했다고 합니다. 경찰은 이 신고자의 위치를 추적해 체포했는데요. 24일 사진과 함께 공개된 이 남성의 신원은 김용운(31)씨로 밝혀졌습니다.
경찰은 김씨의 정당방위 주장에 신빙성이 없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유는 사건 당시 현장 목격자들의 증언 때문인데요. 경찰은 목격자들이 “김씨의 (정당방위) 주장과 정반대의 진술을 했다(contrary accounts of the shooting)”고 밝혔습니다.
김씨에게는 법정최고형인 사형이 선고될 수 있는 ‘1급 살인(capital murder)’ 혐의가 적용됐습니다. 물론 보석도 불허된 상태입니다.
텍사스주 오스틴 쇼핑몰 주차장에서 한낮에 벌어진 ‘이중 살인(double homicide)’,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