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안맞으면 미국 못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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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은 선택 #하지만 미접종자 입국 금지

11월 초부터는 미국 입국시 백신을 맞지 않으면 입국할 수 없게 됐습니다. 20일 백악관은 여행 제한 규정 변경안을 발표했는데요. 그동안 미국 입국이 제한됐던 국가의 여행객들에게 문을 활짝 열어주는 대신 백신 접종을 의무화한 조치입니다. 한국에서 입국하는 분들에게도 해당되는 내용인 만큼 쉽게 요약해 정리해드립니다.

백신 맞아야 미국에 올 수 있다고?

그렇습니다. 미국행 비행기를 타는 외국 국적자들은 코로나19 백신을 2차까지 다 맞아야 합니다. 한국인의 경우 기존에는 음성 증명만 하면 됐지만 11월 초부터는 백신 접종 완료 확인까지 필요해 백신 미접종자의 미국 입국이 어려워지게 되는 셈입니다.

백신 접종 증명 어떻게 해?

아직 구체적인 발표는 없습니다만 접종을 마쳤다는 증빙 서류가 필요하겠죠. 요즘 미국에서는 가짜 접종 증명서가 난무하고 있어 당국이 어떻게 입국자들이 제출한 증명서의 진위 여부를 가려낼 수 있을지는 아직 불분명합니다. 접종 증명서를 핸드폰 카메라로 찍어 저장한 뒤 입국시 보여줄 수도 있겠지만, 조작하기 쉬운 만큼 원본 서류를 지참하시는 것이 좋겠죠. 물론 영어로 번역된 것이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백신만 맞으면 입국할 수 있나?

아닙니다. 백신 접종 증명서와 함께 추가로 준비해야 할 것이 더 있습니다. 출발 3일 이내에 실시한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아야만 합니다. 그 이전, 그러니까 출발 4일 이전에 받은 음성 판정은 효력이 없다는 뜻입니다. 여행을 미리 준비한답시고 1주일전에 검사해 받은 음성판정은 의미가 없죠. 또 여행객들은 접촉자 추적 조사를 위해 기내에서 본인 전화번호와 이메일 등 연락처를 적어 제출해야 합니다.

그런데, 백신 종류는 상관없는 거야?

어떤 백신이 입국 허용 대상인지는 아직 발표되지 않았습니다.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곧 허용 백신 목록을 공개할 예정인데요. 참고로 현재까지 미국에서 허가된 백신은 화이자, 모더나, 존슨앤존슨입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미국에서 접종되지 않고 있습니다만, 세계보건기구(WHO)가 승인한 백신인만큼 입국 허용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 백신인 시노팜(Sinopharm)이나 시노백(Sinovac), 러시아의 스푸트니크V 백신 접종자들의 입국이 허용될지는 불분명합니다.

이번 조치에 예외는 없어?

미국 국적자는 백신 접종 증명이 필요없습니다. 다만 미접종 상태에서 해외에 머물다 돌아오는 미국인들은 귀국하는 항공편 출발 하루 전 이내에 현지에서 음성 판정을 받아야 합니다. 도착 이후 미국에서도 하루 이내에 다시 검사를 받아야만 하죠. 또, 백신 접종 자격이 없는 어린이에게도 이번 조치가 적용되지 않습니다.

다시 말해줘, 미국 입국시에 뭐가 필요한거야?

간단하게 요약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①외국 국적자(한국인 등) 
●백신 접종 완료 증명서
●출발 3일 이내 음성 판정

②미국 국적자
●귀국 항공편 하루 전 음성판정
●도착 후 하루 안에 재검사

입국 제한 조치, 이전과 뭐가 달라진 거야?

기존에는 나라별로 적용하던 제한 조처를 ‘개인’에 맞춰 수정한 것이죠. 지금까지는 솅겐조약(Schengen agreement)에 가입한 유럽 26개국과 영국, 아일랜드, 중국, 인도, 남아프리카공화국, 이란, 브라질 등 33개국의 경우엔 최근 14일 이내에 이 나라에 머문 적 있는 대부분의 외국인에 대해 입국을 제한했었습니다. 이번 조처는 해당 33개국에 적용되던 제한 사항을 없애는 대신 백신 접종 완료와 음성 확인 등 2가지를 기준으로 입국 허용 여부를 판단하도록 한 것입니다.

잠깐, 솅겐조약이 뭐야

유럽연합(EU) 회원국 간 무비자 통행을 규정한 국경 개방 조약입니다. 솅겐조약 가입국들은 같은 출입국 관리정책을 사용하기 때문에 국가 간 제약 없이 이동할 수 있죠. 솅겐조약 체결로 해당 국가의 국민들은 각국의 국경을 지날 때 별도의 비자나 여권 없이 자유롭게 왕래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세관 신고도 하지 않습니다. 1985년 독일·프랑스·네덜란드·벨기에·룩셈부르크 등 5개국이 룩셈부르크 남부 작은 마을인 솅겐에 모여 체결한 조약이어서 솅겐조약이라고 부릅니다.

왜 지금 이런 조치를 발표한 거야?

전문가들은 2가지 이유를 꼽습니다. 먼저 ‘경제’적인 이유죠. 코로나19로 가장 큰 타격을 받은 업계는 항공과 여행입니다. 미국여행협회에 따르면 미국 입국 제한 조치가 연말까지 계속될 경우 미국 경제 손실액이 325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었습니다. 그래서 항공사들은 여름 휴가 시즌에 앞서 백악관을 상대로 국가별 입국 제한 조치를 풀기 위해 엄청난 로비를 했다고 합니다. 백악관도 검토했었지만 델타변이 확산으로 문을 열 수가 없었죠. 연말 여행시즌을 겨냥한 조치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나머지 다른 이유는 뭐야

최근 조 바이든 행정부와 유럽 간 몇몇 갈등을 치유하기 위한 첫 조처라는 정치적인 의미도 있죠. 유럽은 미국이 지난달 말 아프가니스탄 철군을 강행하는 과정에서 미국에 끌려간다는 식의 불만을 꾹꾹 눌러 참고 있습니다. 또 최근 미국-영국-호주의 새 안보동맹인 ‘오커스(AUKUS)’ 출범 이후 잠수함 계약을 빼앗긴 프랑스는 강력 반발하고 있죠. AP통신은 기존 규제는 미국보다 확진자가 훨씬 적은 영국, EU의 동맹국 간에 특히 불만사항이었다며 바이든 대통령이 이번 주 뉴욕 유엔총회에서 일부 유럽 정상들과 회담을 앞둔 시점에 완화 조처가 나왔다고 평가했습니다.

유럽 국가들에겐 희소식이겠네

이번 조치의 최대 수혜자가 유럽연합과 영국이죠. 당장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환상적인 진흥책”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미국 입국 제한 조치를 영국인들이 얼마나 기다려왔는지는 ‘브리티시 에어웨이’ 항공사 웹사이트 검색 기록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백악관이 조치를 발표한 지 1시간 만에 웹사이트 여행 계획 조회가 700%까지 폭등했다고 합니다.
미국 여행업계도 반색했죠. 여행협회의 로저 도우 CEO는 “바이러스 대응 및 수백만 여행관련 업체들의 회복을 가속화하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보건 전문가들 의견은 어때?

바이든 행정부가 이번 조치를 통해 전하는 메시지는 분명합니다. “거주국과 상관없이 모든 여행객들의 미국 입국을 환영한다. 하지만 백신은 맞고 와라.”
전문가들은 대체로 긍정적으로 평가했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있습니다. 긍정적 평가의 이유는 기존의 입국 제한이 이해할 수 없는 조치였기 때문입니다. 수전 해시그 역학자는 USA투데이와 인터뷰에서 “미국내 바이러스 확산은 다른 나라에 비해 더 많으면 많았지 낮은 상황이 아니다”면서 “국가별 제한을 풀어주는 대신 여행객들의 접종을 의무화한 것은 올바른 조치”라고 평가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조치에서 중요한 규제 하나가 빠진 점을 지적했습니다.

뭔데?

입국시 자가격리 조치입니다. 이탈리아, 프랑스, 스페인, 스웨덴 등은 미국인 입국자들에 대해 일정기간 격리조치를 의무화하고 있습니다. 해시그 역학자는 “미국도 델타 변이가 확산하고 있는 국가에서 오는 입국자들에 대해선 3일 정도는 자가격리를 시행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마지막으로 하나만 더, 11월 초부터 시행한다고 했는데 정확한 날짜가 언제야?

아직 시행일이 확정되진 않았습니다. 백악관은 ‘Early November’라고만 밝혔습니다. 앞으로 나올 관련 후속 발표들도 정리해서 알려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