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접종 확인법 “지지 정당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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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종ㆍ사망률 차이 #‘이것’ 때문

코로나19로 예전에는 몰랐던 것을 알게된 것이 많습니다. 그중 하나가 때로 질병을 바라보는 시각이 정치 성향에 따라 다를 수 있다는 것이죠. 아직 전 왜 이런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지 이해못하고 있습니다만, 건강과 이념이 상관, 혹은 인과관계가 있다는 통계가 그간 몇 차례 발표됐었죠. 최근 이런 현상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기사가 보도됐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층이 많은 지역이 조 바이든 대통령 지지 지역보다 코로나19 사망률이 거의 3배 높다는 분석인데요. 이 분석에 대한 공감 정도도 정치 성향에 따라 다를 수 있겠죠. 일단 원문 기사를 정리했습니다. 한번 읽어보시고 판단하시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기사 원문보기

어디서 보도한 기사야?

공영라디오방송 NPR(National Public Radio)이 지난 5일 보도했습니다. NPR에 대해 잠깐 설명드리겠습니다. 한국은 ‘공영방송’ KBS가 TV와 라디오를 모두 제작하지만 미국에서는 TV는 PBS, 라디오는 NPR로 나뉘어 있습니다. NPR은 1967년 연방의회에서 통과된 ‘공공방송법(Public Broadcastin Act)’에 따라 1970년 2월 비영리 재단으로 출범했습니다. 이듬해인 1971년 4월20일 첫 방송을 송출했으니 올해 꼭 50주년이 됐죠. 최대한 당파성을 배제해 보도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방송 프로그램으로 출근시간 ‘모닝 에디션(Morning Edition)’ 퇴근시간의 ‘올 싱스 컨시더드(All Things Considered)’가 있는데요. 2018년 현재 주간 청취자가 각각 1490만명, 1470만명으로 청취율이 높은 방송입니다.

그래서 사망률이 어떻다고?

NPR은 지난 5월부터 11월까지 전국 3000여 카운티의 사망 통계를 분석했습니다. 정확하게 말하면 18세 이상 성인 인구 10만명당 사망자수죠. 그 결과 지난해 11월 대선에서 트럼프 지지율이 60% 이상이었던 카운티의 사망률이 바이든 지지율 60% 이상 지역에 비해 2.78배 높았다고 합니다. 사망률뿐만 아니라 공교롭게도 백신 접종률 역시 정치 성향에 따라 나뉘었다고 합니다.

백신 접종률은 어떤데?

트럼프에 대한 지지율이 높은 지역일 수록 백신 접종률은 낮았습니다. NPR은 해당 지역에서 백신 접종률이 낮은 것이 사망률이 높게 나타난 이유중 하나로 보인다고 지적했습니다. 당파성에 따른 접종률 차이는 다른 통계에서도 확인되고 있습니다.

어떤데?

비영리 건강정책 연구기관인 카이저패밀리재단이 최근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공화당 지지자중 백신 미접종자수가 민주당에 비해 3배 이상 많다고 합니다. 접종 초기에는 인종, 연령, 거주지역 등에 따라 접종률이 둘쑥날쑥한 경향을 보였지만 지금은 정치성향에 따른 차이가 뚜렷하다고 합니다. 공화당 지지층의 백신접종률은 59%인 반면, 민주당 지지층은 91%에 달합니다.
NPR은 분석 기사를 올린 웹페이지 중간에 독자가 본인 거주 지역의 정치성향과 백신 접종률, 사망률을 확인할 수 있도록 검색창을 삽입해놓았습니다. 제가 사는 LA카운티를 검색했더니 다음과 같은 결과가 나왔습니다. 구독자 여러분들도 한번 확인해보시면 좋을 듯 합니다.

●27%: 트럼프 지지 투표율
●75%: 18세 이상 접종률(전국 평균 접종률보다 9%p 높음)
●32명: 5월1일 이후 인구 10만명당 사망자수(전국 평균보다 24명 적음)

그러니까, 공화당 지지층에서 백신 접종률이 낮고, 사망률이 높다는 거야?

제가 보기에 이 분석 기사는 해석에 오류를 범할 수 있는 소지가 있습니다. 먼저, 공화당을 지지한다고 반드시 사망률이 높은 건 아닙니다. 트럼프를 지지한 유권자들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의 사망률이 높았다는 뜻이죠. 하지만 공화당 지지층에서 백신 접종률이 낮다는 것은 문자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카이저패밀리재단의 리즈 해멀 부회장은 정치 성향에 따른 접종률 차이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만약 어떤 사람이 백신을 맞았는지 안맞았는지 알고 싶다면 나 같으면 아마도 어느 당을 지지하느냐고 물어볼 겁니다.”

그런데 왜 이런 결과가 나온거야?

NPR은 카이저패밀리재단 분석을 근거로 잘못된 정보(Misinformation)가 가장 큰 원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코로나19와 백신에 대한 가짜 뉴스들을 얼마나 사실로 믿고 있는지 여론조사를 했는데요. 공화당 지지층의 94%가 최소 1개 이상의 가짜 뉴스들을 사실이라고 믿고 있었다고 합니다. 4개 이상의 가짜뉴스를 사실로 믿는 경우도 46%에 달했습니다. 반대로 민주당 지지층에서 이 비율은 14%에 불과했습니다.

왜 그렇게 믿는건데?

처음에 말씀드렸던 것처럼 ‘시각’의 차이 떄문이라는 것이 NPR의 분석입니다. 백신을 맞지 않기로 선택한 분들중 상당수는 ‘정부가 코로나19 사망자수를 과장하고 있다(The government is exaggerating the number of COVID-19 deaths)’고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죠. 결국 코로나19가 호들갑 떨만큼 심각한 질병이 아니니 백신을 맞을 필요가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NPR은 이렇게 생각하다가 코로나19로 숨진 유명인의 가족을 예로 들면서 현명한 선택을 하라고 권유했습니다.

죽은 사람이 누군데?

지난 8월21일 코로나19로 숨진 테네시주 내쉬빌의 보수논객이자 유명 토크쇼 진행자인 필 발렌타인(당시 61세)입니다. NPR은 발렌타인의 동생 마크를 인터뷰했습니다. 필은 백신 반대주의자중 하나였습니다. 그래서 필은 코로나19에 감염되고도 별 걱정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마크는 “형이 감염된 날 전화로 ‘오늘 아침부터 이버맥틴(구충제)을 먹고 있다면서 별 것 아니다”고 했었다”면서 “나도 별일 아니라고 생각했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는데요. 그러다 1주일뒤 필은 입원했고 계속 상태가 악화하면서 5주만에 숨을 거뒀습니다.  필의 백신을 불신하는 신념에 필의 가족 대부분이 백신을 맞지 않았었다고 합니다. 그런 가족들의 생각이 바뀐 건 필의 유언 때문이었다고 합니다.

유언이 뭐였어?

필의 동생 마크는 필이 죽기전 이런 말을 남겼다고  합니다. “지금 내가 가장 무서운 건 혹시 내가 백신을 비웃고 반대했던 방송에서의 말들 때문에 누군가 백신을 맞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 때야.”
그래서 필이 숨진 뒤 유가족들은 백신을 지지하는 성명서까지 발표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가족들 모두 백신을 맞았다고 합니다. 마크에게 물었습니다. 백신을 믿느냐고. 마크의 답변은 아마도 백신을 불신하는 분들도 공감할 수 있을 것 같아 소개합니다.
만약 누군가 내게 백신에 대해 의구심이나 걱정이 없느냐고 묻는다면 난 당연히 있다고 답하겠다. 하지만 그래도 난 맞았다. 더는 가족을 잃고 싶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