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는 대체 어디가는 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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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 #종착역? #일단 타고봐

얼마전 뉴스레터에서 요즘 한창 화두가 되고 있는 ‘대체불가토큰(NFT)’에 대해 설명드렸었는데요. IT 분야에 관심없는 분들에겐 좀 어려운 주제가 아니었나 걱정했었지만 한 시니어 구독자님께서 ‘개념이라도 이해할 수 있었다’고 해주셔서 다행이다 싶었습니다. 그런데 이분이 알고 싶은 다른 단어가 있는데 설명해줄 수 있겠느냐고 요청해주셨습니다. NFT처럼 요즘 여기저기 기사마다 튀어나오는 단어인데요. 최근 한국 대선 주자들 역시 자주 쓰는 단어죠. ‘메타버스(Metaverse)’입니다. 혹시라도 메타버스를 ‘인터넷상의 버스 이름’ 정도로만 생각하신 구독자분이 계시다면 이번 뉴스레터로 기본 개념을 이해하시는데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합니다. 자, 그럼 ‘메타버스’에 타볼까요.

그래서 메타버스, 무슨 뜻이야?

일단, 버스 이름은 아닙니다.(^^;) 메타버스란 가상, 초월을 뜻하는 ‘메타(Meta)’와 세계, 우주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인데요. 마치 현실세계처럼 경제, 사회, 문화 활동이 이뤄지는 3차원의 가상 세계를 말합니다.

어렵다. 좀 더 쉽게 말해줘.

예를 하나 들어보겠습니다. 코로나19 이후 우리는 ‘재택근무’라는 문화가 생겼습니다. 물론 코로나 이전에도 재택근무라는 개념은 있었지만 정말 재택근무 다운 재택근무는 코로나19로 생기고 자리를 잡았다고 할 수 있죠. 메타버스를 재택근무에 적용을 시킨다면, ‘과연 우리는 이렇게 재택근무를 자연스럽게 하고 있는데 과연 내 본체가 항상 사무실에 출근을 해서 꼭 일을 해야할 필요가 있을까?’ 라는 생각을 해 볼 수 있습니다. 메타버스 안에 가상 사무실을 만들어서 그 안에 부장님도 있고 과장님도 있고 메타버스 안에서 컴퓨터를 두드리면서 일을 할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회의도 진행할 수 있고 많은 사람들 앞에서 발표를 진행할 수 있죠.

메타버스라는 말, 언제 어떻게 만들어진거야?

무려 30년전인 1992년 닐 스티븐슨의 소설 ‘스노우 크래시’에서 처음 등장한 단어인데요. 그 대목을 소개해드리면 당시로선 예언이나 마찬가지였을 내용은 소름끼치도록 현재 상황과 꼭 맞아떨어집니다. 들어보시죠.
“양쪽 눈에 서로 조금씩 다른 이미지를 보여 줌으로써 3차원적 영상이 만들어졌다. 그리고 그 영상을 일초에 72차례 바뀌게 함으로써 그것을 동영상으로 나타낼 수 있었다. 이 3차원적 동화상을 한 면당 2킬로픽셀의 해상도로 나타나게 하면, 시각의 한계 내에서는 가장 선명한 그림이 되었다. 게다가 그 작은 이어폰을 통해 디지털 스테레오 음향을 삽입하게 되면, 이 움직이는 3차원 동화상은 완벽하게 현실적인 사운드 트랙까지 갖추게 되는 셈이었다.
그렇게 되면 히로(소설 등장인물)는 이 자리에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는 컴퓨터가 만들어내서 그의 고글과 이어폰을 통해 계속 공급해주는 가상의 세계에 들어가게 되는 것이었다. 컴퓨터 용어로는 ‘메타버스’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세상이었다.”

30년전에 나온 개념이 왜 요즘 갑자기 튀어나온 거야?

앞서 말씀드린 대로 메타버스는 이미 존재해온 기술입니다. 급부상한 것이 아니라 기존 디지털화의 바람에서 우리 실생활에 쓰일 기술로 발전한 게 메타버스입니다. 좀 더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이 기술이 최근 몇 년간 실생활에 피부로 와닿게 됐다’고 할 수 있는데요. 코로나19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만날 수 없는 현실속에서 만날 수 있는 가상세계가 더욱 발전하게 된 것이죠. 특히 지난해 10월28일 페이스북이 회사 사명을 메타(Meta)로 변경하면서 관심은 폭발적으로 늘게됐죠.

쉬운 사례를 들어줄래

가수 존 레전드는 2020년 유니티의 엔진을 기반으로 만든 가상 공연 플랫폼, ‘Wave VR’에서 공연을 열었습니다. 이전의 다른 가상 공연과의 가장 큰 차이점은 실시간 소통이 가능하다는 점이었어요. 그동안은 모션을 캡처한 영상을 사람들이 인터넷으로 감상하는 일방적인 방식이었다면, 이 공연에선 존 레전드가 모션 캡처 슈트를 입고 노래하는 걸 실시간으로 방송했죠. 이 공연은 기부를 위해 만들어진 자선 공연이었습니다. 사람들이 기부할 때마다 영상에 시각적인 효과가 나타나게끔 했어요. 기부한 사람의 이름이 영상의 벽면에 쓰이는 등 가상과 현실이 겹치는 경험이 일어났습니다. 가상의 데이터가 시각화하는 새로운 가치가 만들어졌죠.

메타버스 기술, 더 자세히 좀 알려줘

사실 알고보면 이미 실생활에 밀접한 기술들인데요. 크게 4가지 유형으로 분류됩니다. 먼저 증강현실(ARㆍAugmented Reality)이라는 기술이 있죠. 현실공간에 2D 또는 3D로 표현한 가상의 겹쳐 보이는 물체를 통해 상호작용하는 환경을 의미합니다. 쉬운 사례는 혹시 자녀들이 길거리에서 스마트폰을 들고 다니면서 포켓몬을 잡는 ‘포켓몬 고’라는 게임을 들어보셨는지요. 스마트폰의 카메라를 켜면 본인이 현재 있는 거리나 공간 곳곳에 숨겨진 포켓몬들이 나타나고 이를 사냥하는 게임인데요. 가장 대표적인 AR 기술입니다.

또 어떤 것들이 있어?

가장 친숙한 기술인데요. 일상기록(Lifelogging)이죠. 사물과 사람에 대한 일상적인 경험과 정보를 직접 또는 기기를 통해 기록하고, 가상의 공간에 재현·공유하는 활동을 의미합니다. 우리가 일상처럼 사용하는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의 SNS나 러닝거리, 심박수 등 건강정보를 기록·공유하는 앱 등이 라이프로깅 분야에 포함됩니다.

4가지라고 했잖아, 다른 2가지는 뭐야?

‘거울세계(Mirror Worlds)’와 ‘가상세계(Virtual Worlds)’가 있습니다. 거울세계는  실제 공간을 가능한 있는 그대로 반영하되 ‘정보적으로 확장된’ 가상세계를 말하는데요. 대표적인 것이 3D 위성지도인 구글 어스입니다. 세계 곳곳을 실제 사진으로 재현해놓은 가상세계에서 위치 정보와 지형, 건물의 모습은 물론 맛집 정보나 사용자의 평가까지 알아볼 수 있습니다. 숙박시설공유앱인 ‘에어비앤비’ 역시 거울세계 기술중 하나죠.
마지막 가상세계는 말 그대로 사이버 공간을 의미합니다. 실제 세계를 확장시켜 유사하거나 새롭게 창조된 세계로, 다중 접속을 지원하는 온라인 게임 대부분이 여기에 속합니다. 요즘 초등학생부터 성인들까지 푹 빠져있는 게임 대부분이 이에 속하는데요. ‘마인크래프트(Minecraft)’, ‘포트나이트(Fortnite)’, ‘로블록스(Roblox)’ 등입니다.

각각 개념을 알아 듣겠는데, 이게 실생활에 어떻게 적용돼?

메타버스라는 개념은 사실 아직까지 정확하게 정의되지 않았습니다. 그 확장성 때문인데요. 앞서 말씀드린 4가지 기술들이 서로의 경계를 넘어 상호작용하면서 새로운 서비스로 진화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메타버스가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될 분야중 하나가 교육인데요. 새내기 경찰들은 참혹한 살해 현장이나 돌발적인 상황에 대처하기가 어렵습니다. 현실세계에서는 이런 범죄현장을 제대로 재현하기 어렵기 때문에 교육에 한계가 있습니다. 하지만 AI에게 학습시킨 여러 상황을 가상현실로 만들면 실제와 마찬가지 상황을 체험해 실제 현장에서 대처할 수 있죠. 경찰 뿐만 아니라 군인, 의사, 소방관, 응급구조원 등 팬데믹 상황에 최전선에서 뛰고 있는 다양한 직업군에 메타버스 기술은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기술이 어떻게 바꿀까?

가장 큰 변화는 산업 생태계를 바꾸고 있다는 점입니다. 기존 산업계에서 어떠한 직업을 갖기 위해 직업훈련을 받고 기술을 익히고, 경험을 쌓습니다다. 하지만 메타버스 세상 속의 직업은 이러한 조건을 갖출 필요가 없어지죠. 예를 들면 메타버스상에서 ‘아바타’들이 모이는 세미나, 콘서트 등 행사들이 열린다고 가정해보죠. 그 장소를 디자인해야 하는데요. 메타버스 세상에서는 현실세계 처럼 물리적인 법칙이 의미가 없습니다. 그래서 건축학, 토목학 지식보다는 상상력과 기발한 아이디어가 더 주목을 받을 수 밖에 없죠.

문제점은 없어?

새로운 것이 정착하기 전 불거진 문제점들이 메타버스에서도 마찬가지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가장 큰 문제가 메타버스내 가상화폐에 대한 논란인데요. 우선 가상화폐를 정당한 노동의 대가로 얻은 부가가치로 인정할 수 있느냐 하는 점입니다. 현실세계에서는 물건이나 노동력을 팔아 번 돈과 장물을 팔아서 번 돈은 구분됩니다. 합법적 자금과 불법적 자금으로 구분하여 불법 자금은 환수하거나 이를 근거로 체포할 수 있죠. 하지만, 가상세계에서는 가입자가 아바타 의상을 디자인하여 판매해 얻은 가상화폐와 사행성 게임을 통해 발생된 가상화폐를 동일한 가치로 여깁니다. 두 현금의 명확한 구분이 아직 없죠. 두번째는 가상화폐를 새로운 거래수단으로 인정할지에 관련한 문제입니다. 그 인정 여부에 따라 가상경제 활성화와 발전이라는 긍정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반대로 게임 과몰입 및 불법 거래, 탈세에 대한 우려가 커질 수 밖에 없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