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vs 트위터 ‘혈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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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 #트위터 #맞짱 결과는

소셜미디어 트위터의 미래를 놓고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트위터 이사회가 연일 힘겨루기를 하고 있습니다. 머스크가 지난 4일 트위터 지분(9.2%) 매입 사실을 밝혔을 때만 해도 ‘아, 머스크가 트위터 경영에 참여해서 뭔가 변화시키려나보다’고만 생각했었죠. 그런데 그로부터 불과 열흘만에 머스크가 트위터를 통째로 갖겠다는 야심을 드러내면서 이에 맞선 트위터와의 전쟁이 시작됐죠. 그래서 양사의 주식을 가진 구독자분들은 요즘 매일 주가 동향에 초집중하고 계실 텐데요. 설사 주주가 아니라고 해도 머스크와 트위터간 이번 전쟁은 관심있게 지켜봐야 할 이슈입니다. 그 결과에 따라 트위터의 변화가 예상되고 그 여파는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 다른 소셜미디어에도 미칠 수 있기 때문이죠. 인수전 배경과 현재 상황, 앞으로의 전망을 쉽게 설명해드리겠습니다.

전후사정을 잘 몰라. 무슨일이 있었던거야?

먼저 지난 4일 머스크가 트위터 지분을 매입해 이사회에 합류한 것부터 설명드려야 겠네요. 머스크는 28억9000만달러라는 천문학적인 규모의 트위터 주식을 매입했습니다. 9.2%의 지분으로 개인으로는 최대 주주가 됐죠. 이튿날 그는 트위터 이사회에 합류합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이사진은 두팔벌려 머스크를 환영했었습니다. 파라그 아그라왈 트위터 CEO는 5일 트윗을 통해 “최근 몇 주간 머스크와 대화하면서, 그는 우리가 필요로 하는 엄청난 가치를 가져다줄 것이라고 확신했다”며 머스크를 반겼죠.

서로 좋은 사이였네. 어쩌다 전쟁이 벌어진거야?

머스크가 트위터 주식을 다량 매입했을 때부터 의도를 놓고 분석이 분분했습니다. 그의 행보가 오락가락했기 때문인데요. 일단 그는 트위터 지분9.2%를 사들여 최대 주주가 된 뒤 20일이 지나서야 증권거래위(SEC)에 늑장 신고했습니다. 이때까지만해도 그는 최대 주주지만 회사 경영에 적극적으로 관여하지 않는 ‘수동적 지분’을 가진 투자자중 한명이었습니다. 하지만, 지분 취득 공시 바로 다음날 머스크는 트위터 이사진에 합류했고 자신을 ‘적극적 투자자’라고 재공시했죠. 그러자 트위터측은 머스크가 이사회 멤버로 있는다면 회사 지분의 14.9% 이상을 취득할 수 없다면서 머스크의 인수 가능성을 조기에 차단하고 나섰습니다. 이에 머스크는 지난 10일 돌연 이사진에 합류하지 않겠다고 번복했죠. 이 행보를 놓고 금융계에서는 머스크가 이사진에 남아있으면 지분을 늘릴 수가 없으니 트위터를 인수하려는 의도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13일 머스크는 트위터를 사겠다고 공포했죠.

어떻게 얼마에 사겠다고 한건데?

14일 트위터가 SEC에 제출한 서류에 따르면 머스크는 전날 트위터의 나머지 지분을 모두 매입하겠다는 적대적 인수합병(M&A) 계획을 제시했습니다. 9,2% 본인 지분의 나머지 전부를 1주당 54.20달러에 ‘현금’으로 인수한다는 조건이었습니다. 전체 매입가는 총 430억달러에 달합니다.

도대체 얼만지도 모를 돈이네. 그런데 잠깐, 애초에 머스크가 왜 트위터 주식을 산거야?

머스크의 트위터 사랑은 집착이라 싶을 만큼 강합니다. 누적 1만7000개의 트윗을 남기고, 전세계 팔로워만 8068만명이 넘는 ‘파워 트위터리안’이죠. 기업인 중 팔로워가 가장 많습니다. 트위터에서 그의 말 한마디에 도지코인 값이 폭등하고 테슬라 주가가 출렁인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죠.

좋아한다고 그렇게나 많은 돈을 주고 주식을 사? 다른 이유가 있을텐데?

시장 전문가들은 머스크가 트위터의 적대적 인수합병에 나선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머스크는 올해 들어 트위터가 ‘표현의 자유’를 제한한다고 공공연하게 공격해왔습니다. 아시다시피 그간 트위터는 폭력 선동이나 가짜뉴스 등을 차단하는 데 주력해왔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계정도 그 일환으로 중단시켜 논란을 불렀습니다. 그는 트위터 인수 제안서에서 “트위터가 전 세계 표현의 자유를 위한 플랫폼이 될 가능성을 믿고 투자했지만, 현재 형태로는 트위터가 이런 요건을 충족하지 못할 것이라는 걸 깨닫게 됐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표현의 자유를 위해 이 소셜미디어를 비 상장사로 만들겠다고 공표했죠.

그래서, 머스크 인수 제안에 트위터는 어떻게 대응했어?

트위터 이사회측은 15일 머스크의 적대적 인수를 저지하기 위해 ‘포이즌 필(poison pill)’을 동원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우리말로는 ‘독약’인 포이즌 필은 기업의 경영권 방어 수단을 말합니다. 적대적 M&A에 나선 측을 제외한 기존 주주들에게 신주를 시가보다 훨씬 싼값에 매입할 수 있는 옵션을 주는 제도인데요. 이렇게 하면 기존 주주들은 상대적으로 적은 돈을 들여 경영권 방어를 위한 지분을 늘릴 수 있는 반면 M&A에 나선 쪽은 지분 확보가 어려워집니다. NYT는 “이는 그 회사를 인수하려는 사람은 누구든 (인수 대상 기업의) 이사회와 직접 협상해야 한다는 뜻”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포이즌 필은 1980년대 법률회사들이 기업 경영권 방어 수단으로 고안했는데요. 과거 스파이들이 체포될 경우에 대비해 독약을 소지하던 데서 유래했습니다. 심문을 당하느니 보안 유지를 위해 차라리 죽겠다는 의지의 표현인데요. 포이즌 필 역시 경영권 방어를 위해 회사의 주식 가치가 희석되고 주주들의 권한이 제약되는 등의 부작용을 감수하는 전술인 셈이죠.

머스크가 가만히 있을리 없을텐데?

머스크도 바로 받아쳤습니다. 그는 16일 인터뷰에서 “잭 도시(트위터 창업자)가 떠난 이후 이사회는 보유한 주식도 거의 없다”고 비판했습니다. 이사회가 주주들의 이익을 대변하지 못한다는 뜻인데요. 그는 같은 날 자신의 8000만 트위터 팔로워에게 ‘트위터를 비상장 회사로 만드는 걸 이사회가 아닌 주주들이 결정해야 한다’는 데 대한 찬반 의견을 묻기도 했습니다. 트위터 인수전을 여론전으로 만들려는 의도죠. 약 286만 명이 참여한 설문 투표에선 83.5%가 인수를 찬성했습니다.
여론을 등에 업은 머스크는 18일 트위터를 통해 이사진 월급을 한푼도 주지 않겠다고 으름장을 놨습니다. 그는 “만약 인수에 성공한다면 이사회 급여는 0달러가 될 것”이라며 “바로 그 자리에서 연간 300만 달러를 절약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SEC 자료에 따르면 현재 트위터는 이사들에게 현금과 주식 보상 등으로 연간 290만 달러를 지급합니다.

점입가경이네. 그런데, 왜 트위터는 머스크의 인수에 반발하고 있는거야?

우선 양측의 트위터 운영 방향이 정반대이기 때문입니다. 말씀드렸다시피 머스크는 자칭 ‘자유발언 수호자(free speech absolutist)’입니다. 그는 14일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린 테드(TED) 행사에서 “트위터는 마을 광장 같은 곳”이라며 “사람들이 자유롭게 말할 수 있다는 현실, 인식을 가져야 하는데 트위터를 비공개로 해야 더 많은 자유발언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반면 트위터 이사진은 머스크와 결이 다릅니다.

그런데 머스크가 트위터를 살 수있긴 해?

머스크가 트위터의 주인이 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무엇보다 그의 자금 마련 가능성에 의문이 많은데요. 머스크가 세계 1위 갑부이긴 하지만, 자산 2190억달러(포브스 기준)의 대부분은 테슬라와 스페이스X 주식입니다. 그 스스로도 자신을 ‘현금 거지(cash poor)’라 말하기도 했죠. 그가 트위터를 인수하기 위해서는 보유한 테슬라와 스페이스X 주식을 일부 매도하거나 대출받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이유입니다.

자금이 확보되면 머스크의 다음 전략은 뭐야?

포이즌 필 때문에 머스크는 주주들을 상대로 주식 공개 매입에 나서야 합니다. 직접 트위터 주주들을 설득해 자신이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도록 자신에게 직접 주식을 팔라고 요청해야 하죠. 금융정보 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현재 트위터의 주요 주주로는 투자·관리 업체 뱅가드그룹(10.3%), 모건스탠리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8.0%), 블랙록 펀드 어드바이저(4.6%), 트위터의 공동 창업자 잭 도시(2.2%), ‘돈나무 언니’로 불리는 캐시 우드가 이끄는 자산관리업체 아크 인베스트먼트(2.15%) 등이 있습니다. 이들 중 누가 머스크 편에 설지는 아직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대주주들이 서로 어떻게 손을 잡느냐에 따라 트위터의 운명이 바뀔 수 있죠.

머스크의 인수전에 전문가들 의견은 어때?

앞서 말씀드렸듯 머스크를 지지하는 일반인은 압도적인 찬성 의견을 나타내고 있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큽니다. 특히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하면 ‘표현의 자유’라는 명분을 앞세워 극단적인 주장을 담은 콘텐츠까지 허용될 것이라는 의견이 다수입니다. 기술·미디어·통신 리서치 회사인 라이트셰드 파트너스의 리치 그린필드 애널리스트는 “머스크가 트위터에서 콘텐츠 절제를 위한 가드레일을 제거한다면 그것은 큰 문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AP 통신도 “머스크는 자신을 ‘표현의 자유 절대주의자’로 묘사했지만, 자신에게 의문을 제기하거나 동의하지 않는 다른 트위터 사용자들을 차단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고 꼬집었죠.

앞으로 트위터 어떻게 돼?

트위터로선 경영권을 방어해야 하는 입장에 몰리긴 했습니다만 회사 가치면에서는 호재가 되고 있습니다. 주가가 이번 싸움 이전보다 상승했죠. 4일 머스크의 지분 매입 발표 직후, 트위터 주가는 39.31달러에서 49.91달러로 27% 폭등했습니다. 18일 현재 트위터는 48.67달러로 진정되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이에 반해 우려되는 것은 테슬라 주식입니다. 4일 1145.45달러로 정점을 찍은 뒤 하락곡선을 그리면서 18일 현재 1004.29달러까지 내려갔죠. 이번 싸움은 장기전이 될 전망입니다. 머스크가 “(트위터 이사회가 인수안을 거부할 경우를 대비한) 플랜B가 있다”고 언급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