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안해도 다 아는 그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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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조 바이든 46대 미국 대통령이 취임했습니다. 지난 뉴스레터에서 미리 공개했던 취임식 일정대로 진행됐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아직 믿기지 않는 호칭)의 퇴임도 예상했던 대로 셀프환송식이었습니다. 이튿날인 21일 바이든 대통령은 온전히 하루종일 대통령으로서 업무를 본 첫날이었죠. 이날 대통령은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10개의 행정명령에 서명했습니다. 날짜는 정말 아이러니 합니다. 21일은 지난해 미국에서 코로나19 첫 번째 환자가 보고된 날이기 때문입니다. 주변에서 “2020년은 없었던 해”라는 말들을 종종 듣는데요. 지난해 오늘 이런 강력한 조치가 취해졌었더라면 훨씬 더 많은 생명을 살릴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해봤습니다.

#다알기 #다섯가지 알아야할 기사

①취임사 키워드

바이든 대통령 취임사는 21분간 이어졌습니다. 2017년 트럼프 전 대통령의 연설보다 7분 더 길었죠. A4용지 14장 분량의 긴 취임사에서 없는 것과 있는 것을 키워드로 정리하겠습니다.

트럼프가 없다

대통령 취임사는 통상적으로 전임자에 대한 감사의 표현으로 시작하는 게 관례인데요. 바이든 대통령 취임사에선 ‘트럼프’라는 단어 자체가 없습니다. 참석한 사람들을 언급하는 시작부분부터 빠졌죠.
“로버츠 대법관, 해리스 부통령, 펠로시 하원의장, 슈머 원내대표, 매코널 대표, 펜스 부통령, 귀한 손님들, 동지들…(Chief Justice Roberts, Vice President Harris, Speaker Pelosi, Leader Schumer, Leader McConnell, Vice President Pence, distinguished guests, and my fellow Americans.)”
이름은 빠졌습니다만, 말 안해도 누굴 비난하는지 다 알 수 있는 대목이 있었습니다. 전임 대통령의 실정에 대한 우회적인 비난이 날카롭게 담겼죠.
최근 몇 주, 몇 달간 우리가 뼈져리게 배운 교훈이 있습니다. 진실과 거짓이 있었죠. 거짓은 권력과 이익을 위한 것이었습니다. 미국 국민으로서 우리 모두는 의무와 책임이 있습니다. 특별히 헌법을 지키고 국가를 보호해야할 지도자는 진실을 수호하고 거짓을 물리쳐야 합니다.(There is truth and there are lies, lies told for power and for profit. And each of us has a duty and a responsibility, as citizens, as Americans, and especially as leaders, leaders who have pledged to honor our Constitution and protect our nation, to defend the truth and defeat the lies.)”

화합만 있다

다들 들으셨겠지만 취임사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가장 강조한 것은 통합입니다. 13차례 ‘Unity’라는 단어를 사용했습니다. 그리고 여러 표현으로 ‘약속’했죠. 들어보시죠.
“절 지지하지 않는 분들에게 말씀드리겠습니다. 제가 하는 말을 들어주세요. 그리고 저와 제 진심을 평가해주세요. 만약 그래도 저와 동의하지 않으신다면 그마저도 좋습니다. 그게 민주주의고 미국입니다. 하지만 의견 차이가 분열로 향해선 안됩니다.(To all those who did not support us, let me say this: Hear me out as we move forward. Take a measure of me and my heart. And if you still disagree, so be it. That‘s democracy. That’s America. The right to dissent peaceably, within the guardrails of our Republic, is perhaps our nation‘s greatest strength. Disagreement must not lead to disunion).”
현실의 수많은 어려움들을 국민과 함께 극복하기 위해 성경의 한 문장을 인용하기도 했습니다. 기독교인들이라면 다들 익숙한 시편 30장 5절 문구입니다.
“저녁에는 울음이 깃들일지라도 아침에는 기쁨이 오리로다(Weeping may endure for a night, but joy cometh in the morning).”

내 모든 영혼을 걸겠다

마지막 키워드는 약속입니다. 전임자의 실수를 되풀이 않고 화합하기 위해 대통령이 한 맹세입니다. 만약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전임자가 아니었다면 당연하다고 생각할 약속이지만, 새삼스럽게 다가옵니다. 들어보시죠.
내 모든 영혼을 걸겠습니다. 오늘 1월의 이날, 내 모든 영혼을 걸고 국민을 하나로 모으겠습니다. 약속 드립니다. 항상 눈높이를 맞추겠습니다. 헌법을 수호하겠습니다. 민주주의를 수호하겠습니다. 우리나라를 수호하겠습니다. 권력을 위함이 아니라 가능성을 위해, 개인의 사익을 위함이 아니라 국민의 안녕을 위해 직무를 수행하겠습니다.(My whole soul is in it. Today, on this January day, my whole soul is in this: Bringing America together, uniting our people and uniting our nation. I give you my word, I will always level with you. I will defend the Constitution. I will defend our democracy. I will defend America. And I will give all, all of you, keep everything I do in your service, thinking not of power but of possibilities, not of personal interest but the public good).”
그의 맹세가 지켜질 수 있도록 똑개비뉴스도 두눈 똑바로 뜨고 감시하겠습니다.

②경호실장

바이든 대통령의 경호 책임자에 한인이 발탁됐다고 합니다. 데이비드 조씨인데요. 직업 특성상 조씨에 대해서 많은 정보가 공개되진 않았습니다. 정부 발표에 따르면 조씨는 비밀경호국(SS)내에서 완벽주의자로 통한다고 합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서 대통령 경호팀의 ‘넘버 2’까지 오른 그는 최근까지도 트럼프 백악관에서 경호 계획을 감독했다고 하네요. 특히 조씨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 역사적인 북미정상회담 당시 모든 세부 경호 사항을 꼼꼼히 점검하고 계획을 세운 공로로 2019년 국토안보부로부터 우수 공직자에게 수여하는 금메달(Exceptional Service Gold Medal)을 받았습니다.

③탄핵은 이제부터 시작

바이든 대통령 취임으로 지난 며칠간 잠잠했던 소식이 있습니다. 내란 선동 혐의로 하원에서 가결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탄핵 소추안 관련 뉴스인데요. CNN에 따르면 빠르면 22일 소추안이 상원에 송부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펠로시 의장은 이날 회견에서 송부 시점에 대해 똑 떨어지는 답변을 하지 않았다고 해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는데요. 상원에 소추안이 상정된다는 것은 탄핵심판이 확정된다는 뜻입니다. 이렇게 되면 갓 취임한 바이든 대통령의 국정 조치들이 묻힐 수 있죠.

필리버스터가 장애물

무엇보다 가장 큰 변수는 민주와 공화당간의 향후 의회운영 협상이 끝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가장 중요한 이슈가 ‘필리버스터’ 규칙의 폐지 여부입니다.
필리버스터는 의회 표결 진행을 지연시키기 위한 소수당의 무제한 토론을 뜻합니다. 필리버스터를 중단시키려면 상원의원 60명 이상이 동의해야 합니다. 현재 상원 의석은 양당이 50:50으로 팽팽하게 갈린 상황이지만 상원의장을 카말라 해리스 부통령이 겸하기 때문에 민주당이 51표 과반을 갖고 있죠. 민주당으로선 뭐든 원하는 대로 표결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다만 60표를 얻지 못하면 공화당이 언제든 필리버스터로 의사표결을 방해할 수 있습니다. 당연히 민주당은 이 규칙을 없애자고 나섰죠.
반대로 공화당으로선 민주당의 독주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이 필리버스터밖엔 없습니다. 그래서 미치 매코널 공화당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이 규칙을 폐지하지 않는다고 약속해야 향후 의회 운영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제안했죠. 이 원칙에 양당이 합의하지 않는한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은 상원에서 진행되기 어렵습니다. 

④미국 입국 시 격리

한국에서 미국에 입국하기가 더 까다로워질 것 같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21일 코로나19 관련 행정명령을 서명하는 자리에서 “다른 나라에서 비행기로 미국에 오는 모든 사람은 비행기 탑승 전에 검사하고, 미국 도착 후에는 격리를 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코로나19 환자 나온 지 꼭 1년 만에 인제 서야…)
이 조치로 미국으로 입국하는 국제선 승객은 출발 3일 이전에 음성 판정을 받았다는 검사 증명서를 탑승 전 제시해야 합니다. 음성 증명 서류나 코로나19 감염 후 회복됐다는 서류를 제시하지 못하면 탑승이 거부됩니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격리 조치가 강제인지, 기간이 얼마인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AFP통신은 격리조치가 어떻게 집행될지 아직 분명하지 않다고 전했습니다.

⑤당첨금 $1,700,000,000

미국의 양대 복권인 메가밀리언과 파워볼 당첨금이 도합 17억 달러로 치솟았습니다. 한화로는 1조9000억 원에 달하는 엄청난 액수죠.
우선 메가밀리언은 지난 19일 당첨자가 나오지 않아서 무려 9억7000만 달러까지 당첨금이 불어났습니다. 이 액수는 역대 3번째 큰 금액이라고 합니다. 추첨일은 오늘(22일)입니다.
파워볼은 20일 추첨에서 당첨자가 나왔다고 합니다. 매릴랜드주에서 1장이 판매됐다고 합니다. 당첨금은 7억3000만 달러였는데요. 일시불로 수령할 수 있는 금액은 5억4680만달러라고 해요. 지난 2016년 1월 역대 최고였던 15억 8600만 달러를 3명이 나눠가진 이래 가장 많은 금액입니다.
그럼 당첨 확률은 얼마나 될까요? 오늘 추첨할 메가밀리언은 3억257만분의 1이라고 합니다. 2019년 현재 미국 인구가 3억2820만명입니다. 메가밀리언에 당첨된다는 건 미국 인구 중 1명에 뽑혀야 한다는 뜻입니다. 짐작조차 하기 어려운 바늘구멍같은 확률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