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장 드라마급 대통령 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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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아들 #마약 #불륜 #비리

이번 뉴스레터에서는 대통령의 아들 이야기를 전합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의 ‘아픈 손가락’으로 불리는 차남 헌터 바이든(51)입니다. 지난 뉴스레터에서 몇 차례 잠깐씩 언급하긴 했었습니다만, 자세한 이야기는 추후에 전해드리겠다고 했었죠. 이제서야 정리해드리는 이유는 그의 회고록 ‘아름다운 것들(Beautiful Things)’이 오늘(6일) 정식 출판됐기 때문입니다. 그의 인생은 거의 ‘막장 드라마’나 마찬가지입니다. 불운한 가족사, 마약ㆍ알코올 중독, 형수와의 불륜, 아버지 후광을 업은 각종 비리 의혹까지 일반인들로서는 그중 한가지조차도 겪기 어려운 사연들입니다. 본인 조차 “내가 겪은 일들을 똑같이 경험한 사람들이 있다면 아마도 대부분 죽었거나 감옥에 있을 것”이라고 했을 정도죠. 지난 30일 뉴욕타임스가 보도한 회고록 내용과 5일 방송된 CBS와의 인터뷰를 종합해 그의 고백을 전해드립니다.

소개부터 해줘

본명은 로버트 헌터 바이든입니다. 1970년 2월4일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태어났죠. 형제는 한 살 위 형인 보(Beauㆍ2015년 사망)와 생후 13개월에 숨진 여동생 에이미, 이복 여동생 애슐리(39)가 있습니다.
조지타운 대학서 학사학위를 받고 예일대 로스쿨을 졸업했죠. 1996년 변호사 자격증을 얻은 후로 탄탄대로를 걷습니다. 2년 뒤인 투자회사 경영부문 부사장에 올랐고 상무부에서 전자상거래 정책 담당관으로 근무했습니다. 2001년 투자회사 바이든&벨에어를 설립해 8년간 로비스트로도 활동했죠. 헤지펀드, 벤처캐피털 투자자로도 이름을 떨쳤습니다. 첫번째 아내 캐서린과 2017년 이혼하고 2019년 멜리사 코헨과 결혼했습니다. 다섯 아이의 아빠기도 합니다.

남들이 부러워할 인생인데 불운한 가족사가 있다고?

아버지가 상원의원에 당선된 지 한 달만인 1972년 12월18일 교통사고로 어머니 닐리아(당시 30세)와 생후 13개월 된 여동생 나오미를 잃었죠. 당시 닐리아는 세자녀를 차에 태우고 크리스마스 트리를 사서 돌아오던 길이었다고 합니다. 트랙터 트레일러가 차량을 들이받은 참사였습니다. 어머니와 여동생은 죽었지만 3살이었던 보와 2살 헌터 두 형제는 살아남았는데요. 사고 후 그가 병원에서 눈을 떴을 때 가장 먼저 본 사람은 옆 병상에 누운 그의 형 보였습니다. 그때 형의 첫마디를 그는 또렷하게 기억합니다. “I love you. I love you. I love you”를 계속 반복했었다고 하네요. 참사를 함께 겪은 두 형제는 우애가 각별했습니다. 하지만 2015년 형도 46세에 뇌암으로 사망하고 맙니다.

중독에 빠졌다고?

아마도 유년시절의 트라우마가 큰 영향을 줬겠죠. 술을 처음 마신 건 8살 때였다고 하네요. 20대 때는 수차례 재활원을 들락거렸다고 합니다. 리커스토어에서 술을 사서 한 블록을 걷기도 전에 뚜껑을 열어 마셔야 했을 정도였습니다. 이때는 바이든 대통령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부통령직 러닝메이트에 오르고, 헌터가 수입이 괜찮던 로비 관련 업무를 중단한 시점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다 형이 사망한 2015년부터 2019년까지 4년간 그는 최악의 삶을 살았는데요. LA에서 홈리스들에게서 마약을 사서 13일간 잠 한 숨 안자고 마약만 했다고 합니다. 약에 취해 파마잔 치즈를 마약인 줄 알고 흡입한 것도 여러 번이었다고 합니다.

지금은 중독에서 벗어난 거야?

그렇다고 합니다. 가족과 지금의 아내 멜리사 덕분이죠.
2019년 아버지 바이든은 대통령 출마를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가족 식사에 아들 헌터를 초대했죠. 당시만해도 바이든은 길거리 모텔을 전전하고 있었답니다. 중독자인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았지만 질 바이든 여사가 간곡하게 설득했답니다. “아들아 아빠가 정말 네가 필요하다고 하신다”고요. 헌터는 저녁식사 자리에서 두명의 상담사가 있는걸 보고 그대로 밖으로 뛰쳐나오고 말았답니다. 그러자 바이든 대통령을 도로까지 쫓아오면서 헌터를 붙잡고 꼭 끌어안고 울었다고 합니다. “내가 뭘 어떻게 해야하니, 나도 모르겠다. 모르겠다”하고요. 그때 부자는 “태어나서 가장 긴 시간 동안” 울었다고 합니다.
그 직후 만난 아내 멜리사를 헌터는 ‘기적’이라고 불렀습니다. 누군지 모르고 나갔던 데이트에서 그녀를 만나 “난 마약 중독자다”고 했더니 퇴짜를 놓긴커녕 “이젠 더이상 중독자가 아닙니다. 날 만났으니 끊게될 겁니다”라고 했답니다. 헌터는 그 말을 듣고 이 사람이 내 인생에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했다네요.

형수와 불륜 이야기는 뭐야?

앞서 말씀드린 2015년 형이 사망한 직후 아내 할리 바이든과 교제했던 사실이 폭로됐었죠. 당시 그는 첫번째 부인인 캐서린과 별거중이긴 했지만 법적으로는 유부남이었기에 ‘막장 로맨스’라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헌터는 “우리의 관계는 잃어버린 사랑(형의 죽음)으로 인한 서로의 슬픔을 이해하면서 시작됐다. 하지만 그 끝은 비극을 더 심화시켰다”고 털어놨습니다. ‘사라진 건 영원히 사라진다는 것. 그리고 한번 깨진 것은 다시 붙일 수 없다는 것’ 하나는 분명히 깨달았다는 게 그의 결론입니다.
그는 형과 가족에 준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매일 속죄하고 살고 있다고 합니다. 지난해 멜리사와 사이에서 얻은 아들 이름은 형과 같은 ‘보’입니다.

비리도 저질렀어?

의혹이 많습니다. 특히 ‘우크라이나 스캔들’은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 바이든 대통령에겐 아킬레스건이 됐었죠. 우크라이나 스캔들은 헌터가 2014년 4월부터 5년간 우크라이나 최대 천연가스기업인 부리스마 홀딩스 이사로 재직하며 각종 특혜와 부패에 연루됐다는 내용입니다. 그는 5년간 부리스마 이사로 일하며 매달 8만 달러 이상의 보수를 받았습니다. 특히 지난 대선 과정에선 2016년 당시 부통령이었던 바이든 대통령이 헌터의 부패 연루 혐의를 덮어주기 위해 부리스마 홀딩스를 수사중이던 우크라이나 검찰에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이 불거졌었습니다.

의혹의 근거는 뭐야?

지난해 뉴욕포스트는 2015년 헌터와 부리스마 홀딩스 측 고위 인사가 주고받은 이메일 내용을 공개했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선 막판까지 이 이메일로 바이든 대통령을 공격했었죠. 이에 대해 헌터는 바이든 가문이라는 후광이 없지는 않았다고 인정하면서도 제기된 의혹에 대해선 “진부한 서사”라며 일축했습니다. 비윤리적이거나 불법행위에 가담한 적은 없다는 주장이죠. 그러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 그의 자녀들이 중국과 러시아를 통해 수백만 달러의 이익을 취했다는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하지만 뉴욕타임스는 회고록 중 우크라이나 스캔들과 관련한 내용은 “그 어떤 이야기보다 무미건조했다(as dry as toast)”고 평가했습니다. 뻔한 답변을 내놨다는 이야기죠.

듣고보니 아버지한테 별로 도움될 이야기들이 아닌데 도대체 왜 회고록을 낸 거야?

그는 회고록을 통해 잘못을 참회하고 본인에 대한 각종 의혹들을 뒤집고(debunk) 싶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보수 성향 언론들은 헌터의 회고록을 두고 자기합리화 혹은 스스로 면죄부를 찾고 있다며 비난하고 있습니다. 그에 대한 검찰 수사가 현재 진행중이니 의혹인지 사실인지는 결과를 지켜봐야 알 수 있겠죠. 회고록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을 말씀드리면 헌터의 고백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아버지로서의 아픔이 읽혔습니다. 책을 펴내게 된 아들의 고백, 들어보시죠.

내가 얼마나 큰 고통을 아버지에게 드렸는지 매 순간 깨닫고 있다…. 이 책을 쓴 진짜 이유는 어떤 이들에겐 내 이야기가 희망을 줄 수 있기를 바라서다. 스스로 만든 감옥에서 갇혀있지 않아도 된다는 희망이다. 어둡고 위험한 인생 여정속에서 날 살린 건 가족이다. 가족들은 날 구하기 위해 쉬지 않았다. 단 한순간도, 단 한순간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