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우크라 ‘통로’ 휴전 지켜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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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송하다는 말씀부터 드려야 하겠습니다. 지난 뉴스레터에서 우크라이나 전황에 대해 전해드리면서 수도명을 러시아 발음 ‘키예프(Kiev)’가 아니라 우크라이나발음 ‘키이브(Kyiv)’로 하는 것이 옳다고 지적했었습니다. 이유는 우크라이나의 역사에 있습니다. 우크라이나는 1991년 소련 연방에서 독립한 뒤 수도 등 지명을 모국어 발음으로 교체했습니다. 사회 전반에 뿌리깊게 내린 러시아로부터 진정한 독립을 이루기 위한 일환이었죠. 그래서 수도명도 Kiev에서 Kyiv로 바꿨습니다. 하지만 30년이 지나도록 여전히 서방은 키이브를 키예프로 불러왔죠. 이에 우크라이나 정부는 2018년부터 ‘키예프가 아니라 키이브(KyivNotKiev)’라는 모국어 지키기 캠페인을 벌여오고 있습니다. 똑개비뉴스에서도 이 캠페인에 동참해 우크라이나를 지지해주시길 부탁드렸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똑개비 뉴스레터가 발송된 다음날인 지난 2일 한국 외교부가 “우크라이나 수도명을 우크라이나식으로 표기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외교부가 새로 표기하기로 한 수도명은 ‘키이브’가 아니라 ‘키이우’입니다. 주한우크라이나 대사관과 국립국어원이 협의한 결과라는데요. 한국 정부와 우리말 표준 제정기관의 발표니 뉴스레터에서도 키이우로 통일하기로 합니다. 하지만 Kyiv의 원발음을 여러곳에서 찾아 들어봐도 ‘키이우’라는 발음은 없었습니다. 아래에 두 개의 유튜브 링크를 올렸습니다. 첫 번째는 키이브 외무부가 공식 홍보 TV 채널에 올린 영어식 발음인데요. ‘키이브’라고 말합니다. 들어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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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는 우크라이나어 발음입니다. 캔자스대학의 슬라브어문학과 교수의 소리는 ‘크이브’로 들립니다. 들어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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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들어보셨나요? 똑개비뉴스는 구독자분들의 의견을 여쭤보려 합니다. 키이우, 키이브, 크이브 중 무엇이 우크라이나 정부의 모국어 캠페인 취지에 가장 합당할까요?

#다알기 #다(섯가지) 알(아야할) 기(사)

①‘통로’ 만든 평화회담

러시아가 지난 24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1주일만인 3일 양국이 2차 평화회담을 열었습니다. 벨라루스의 벨라베슈 숲에서 양측 대표단이 협상 테이블에 앉았죠. 결론부터 말하면 온세계가 기대하고 있는 ‘종전’과 ‘평화’의 결과는 이끌어내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의미있는 3가지에 합의했는데요. 아래와 같습니다.

민간인 대피와 가장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는 지역에 식량과 의약품을 전달하기 위해 인도주의 통로를 공동 제공하는 데 동의한다.
●인도주의 통로에서 대피가 이뤄지는 동안 일시적으로 휴전이 이뤄질 수 있고, 휴전은 이 통로가 개설된 곳에서만 준수된다.
●인도주의 통로 운영을 위해 특별 연락·조율 채널을 구성하고, 다음주 3차 회담을 개최한다.

국지적인 평화지만 ‘휴전’이 논의되었다는 자체로 중요한 진전이라는 평가가 있습니다. 하지만 일각에선 시리아 내전에서도 그랬듯이 러시아가 이 합의를 통해 민간인들을 탈출시키고 나면 대대적 군사 공격으로 해당 지역 우크라이나 군인들을 전멸시킬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오고 있습니다.
3일 AFP통신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군의 최근 행태는 2015년 시리아 전쟁과 유사하게 흘러가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분석은 우크라이나 국민들에겐 정말 공포스러운 전망입니다. 푸틴의 민간인 학살은 2015년 시리아 내전에서 가장 극명하게 두드러졌기 때문이죠. 잠깐 시리아 내전에 대해 설명드려야 하겠네요. 시리아 내전은 2011년 3월15일 발발해 지금도 현재 진행형인데요. 그간 무려 40만명이 희생됐습니다. 그 시작은 사소한 낙서에서 비롯됐습니다. 2011년 3월 남부의 작은 도시 다라의 한 학교 담에 10대들이 민주화를 요구하는 혁명 구호를 적었는데요. 정부는 이들을 붙잡아 심한 고문을 가합니다. 이에 학생들의 석방을 요구하는 시위가 일어났지만 시리아 정부는 실탄을 발포하는 등 과잉 대응으로 일관했죠. 그러자 시위는 알아사드 정권의 퇴진을 요구하는 반정부 성격을 띠며 전국으로 확산됐습니다. 초기에는 정부군과 반정부 세력간 대결로 발발했지만 내전 중 이슬람국가(IS)가 세력을 확장하자 이를 격퇴하겠다는 명분으로 외부 열강들이 시리아로 몰려들었습니다. 2014년 9월 미국이 시리아를 공습하면서 시리아 내전에 개입했고, 2015년에는 러시아가 뛰어들면서 사태는 반군을 지원하는 미국과 알아사드 정부군을 지원하는 러시아의 대리전 양상으로까지 번졌죠. 2016년 10월18일 러시아는 시리아 수도 알레포에 공습을 일시 중단하겠다면서 인도주의적 휴전을 선언합니다. 우크라이나와의 2차 평화회담에서 합의한 ‘인도주의 통로’와 유사합니다. 당시 주민과 반군 탈출을 위해 8개의 ‘안전 통로’를 운영하겠다고 했죠. 하지만 한달 뒤인 11월15일 러시아는 반군 소탕을 명분으로 걸고 알레포를 향해 대대적인 무차별적 공습을 재개합니다. 언론들은 당시 러시아의 ‘휴전’ 선언에 대해 대대적 공격에 앞서 민간인 희생을 줄이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는 명분을 쌓기 위한 것이라고 비난했죠.
시리아 내전을 비롯한 러시아의 다른 나라 침공사는 따로 뉴스레터를 통해 정리해드리려 합니다.
제발 우크라이나에서 시리아 내전의 악몽이 재현되질 않길 바랍니다.

②협상중에도 포성은 계속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침공 8일째인 3일(현지시간) 양측의 평화 협상이 진행되는 와중에도 포성은 멈추지 않았습니다. 러시아 신문 ‘노바야 가제타’는 우크라이나 측 발표 등을 인용해 “동북쪽 체르니히우주와 수도 키이우(키예프), 동부 하르키우(하리코프), 남부 자포리자와 마리우폴, 동남부 돈바스 지역 등 네 방면에서 러시아군의 진군이 이루어졌다”고 전했습니다.
러시아군은 키이우를 비롯한 북부 및 동북부 지역에선 좀처럼 진격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으나 남부 해안 지역에서는 일정한 전과를 올리고 있습니다.
안톤 헤라시첸코 우크라이나 내무부 장관 보좌관은 이날 오후 키이우 북동쪽의 교통 요충지 체르니히우에 대한 러시아군 포격으로 33명이 숨지고 18명이 부상했다고 전했습니다. 하르키우에선 이날도 러시아군의 포격이 계속돼 17세기에 지어진 정교회 사원인 우스펜스키 성당이 파손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수도 키이우 주변에서 여전히 전투가 계속되고 있다면서, 러시아군이 키이우 서쪽뿐 아니라 서남부와 남부 방향에서도 포위를 시도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키이우 공략을 위해 북쪽에서 남쪽으로 이동 중이던 러시아군은 탱크와 장갑차, 지원 차량 등이 무려 64㎞에 이르는 행렬을 이룬 채 키이우 도심에 27㎞ 떨어진 지점에서 멈춰 서 있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이처럼 북부 지역에서의 고전과 달리 러시아군은 남부 해안 지역에선 상당한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러시아군은 이날 크림반도와 면한 남부 요충지 헤르손을 사실상 점령하고, 아조프해변의 항구도시 마리우폴을 포위하는 등 공세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인구 30만명의 헤르손은 2014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병합한 크림반도와 가까운 흑해 연안 도시로 전략적 요충지로 분류됩니다. 헤르손이 완전히 장악되면 이는 주요 도시가 처음으로 러시아군 수중에 떨어지는 것이 되죠.
헤르손 점령은 크림반도의 용수 90%가량을 공급해온 북크림 운하에 대한 통제권 회복이라는 점에서도 러시아에 의미가 큽니다. 아조프해의 핵심 항구도시인 마리우폴은 러시아군에 포위돼 외부로부터의 물자 공급이 차단된 것은 물론 전기와 수도, 난방까지 끊긴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공포와 배고픔, 추위에 떨고 있을 우크라이나 국민의 심정, 짐작하기도 어렵습니다.

③우크라 향하는 외인부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맞서 직접 싸우겠다며 현지에서 몰려드는 외국인의 행렬이 줄을 잇고 있습니다. 러시아와의 군사력 비교에서 절대 열세인 우크라이나는 이런 외국인 의용군 지원자를 적극적으로 환영하고 있으나, 일부서는 논란도 일고 있습니다. 2일 영국 더타임스에 따르면 영국 공수부대 출신 전직 군인 최소 150명이 우크라이나로 이미 출발했다고 합니다. 이들은 아프가니스탄에서 전투 경력을 쌓았으며, 우크라이나에서도 최전선에 나서겠다는 의향을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현지 신문 인디펜던트는 네덜란드와 영국, 캐나다 등지에서 전직 군인, 구급대원, 일반 시민 등이 우크라이나에 가겠다면서 크라우드펀딩 등을 통해 자금을 모으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일본에서도 지난 1일까지 약 70명이 의용군으로 참전하겠다는 의사를 드러냈다고 마이니치신문이 보도했습니다. 이 중 50명이 전직 자위대원이며, 프랑스 외국인 부대 경험을 가진 이도 2명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죠.
이 가운데 한국에서도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관에 의용군으로 참전하겠다는 한국인의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고 합니다.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관 관계자는 3일 “우크라이나로 가서 참전하겠다는 문의가 대사관으로 빗발치고 있다”라며 “지금까지 수십명 정도가 문의했고 대부분 한국인이다”라고 말했습니다.
한나 말리아르 우크라이나 국방부 부장관은 지난달 28일 소셜미디어에서 “푸틴 정권으로부터 세계의 안보를 지키겠다고 등록한 외국인이 수천 명에 이른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그러나 각국에서는 자국민이 정부 허가 없이 전쟁에 참여하는 것이 부적절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작지 않습니다. 상당수 국민이 이미 우크라이나로 떠난 영국에서는 참전이 ‘전쟁범죄’에 해당할 수 있어 실정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고 더타임스는 전했습니다. 한국 정부 역시 “우리 국민의 안전이 최우선 정책 목표다. 우크라이나 전역이 여행금지 지역으로 지정됐다”면서 “우크라이나에 허가 없이 들어가면 여권법에 따라 처벌받을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④한국사위 딸 검사장 출마

‘한국 사위’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래리 호건 메릴랜드 주지사의 딸인 제이미 스털링이 카운티 검사장에 도전장을 내밀었습니다. 메릴랜드주에 따르면 스털링은 지난 2일 주내 세인트매리스 카운티의 검사장에 출마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녀는 폭력 범죄, 부패, 마약 거래, 음주운전, 가정 폭력, 성범죄자 퇴치 노력에 우선순위를 두겠다고 포부를 밝혔습니다. 호건 주지사는 한인 유미 호건 여사를 부인으로 둬 ‘한국 사위’라는 별칭을 얻었습니다. 호건 부부는 세 명의 딸을 두고 있는데요. 킴 벨레스, 제이미 스털링, 줄리 김이죠. 모두 유미 여사가 전 남편 사이에서 얻은 딸들 입니다.
스털링은 14년 간 검사로 재직했고, 현재 메릴랜드주 앤어런들 카운티 검찰청의 차장검사를 맡고 있습니다. 그녀는 출마의 변을 동영상으로 제작했는데요. 한번 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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⑤결국 ‘또 철수’

‘안 철수’한다던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결국 또 철수했습니다. 안 후보는 대선 6일을 앞둔 지난 3일(한국시간)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와 단일화를 전격 선언했습니다. 이번이 4번째 철수인데요. 안 후보는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박원순 당시 후보에게 후보직을 양보하고 2012년 대선에서 후보 등록 전 문재인 후보와 단일화하고 중도 포기했습니다. 작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도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와 단일화하는 등 4번의 큰 선거에서 완주하지 못했죠. 일부에서는 탈당과 당대표직 사퇴 등을 포함해 총 11번의 ‘철수’ 기록이 있다는 비아냥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안 후보는 이번 대선에서만큼은 끝까지 완주하겠다는 의사를 계속 피력해왔었습니다. 특히 지난달 23일 울산 태화종합시장 즉석연설에서 “상대방을 떨어트리기 위해 마음에 안 들고 무능한 후보를 뽑아서 그 사람이 당선되면 1년만 지나고 나면 ‘내가 그 사람 뽑은 손가락 자르고 싶다’고 또 그럴 거다. 지금까지 자른 손가락이 10개도 넘어서 더 자를 손가락이 없다. 이번에 또 그래서야 되겠나”라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이 때문에 이번 단일화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을 우롱한 정치적 야합”이라며 원색적 표현을 써가며 총공세에 나섰습니다.
정치권에서는 안 후보의 결정이 ‘완주 실익이 없다’는 판단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는 견해가 많습니다. 초박빙 구도에서 윤 후보가 선거에서 졌을 때, 정권교체 실패의 책임론을 오롯이 뒤집어쓸 수 있다는 지점이 가장 부담스럽지 않았겠느냐는 것이죠. 역대급 비호감 선거라는 비판 속에서도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양 진영이 더 강하게 결집하면서 지지율이 한 자릿수로 주저앉을 가능성이 커진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무엇보다 차기 정부 총리나 내각 참여, 합당을 통한 공천권 등 공동 정부의 지분을 확보할 수 있다는 현실적 계산도 담긴 걸로 해석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