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불가토큰의 모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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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NFT’라는 단어가 각종 보도에서 쏟아지고 있습니다. ‘비트코인 비슷한 것’ 정도로만 이해하고 계신 분들이 많은데요. 반짝 인기를 끌다 사라질 주제라면 대충 알고 넘어가도 그만이겠지만, NFT는 그렇지 않습니다. 비트코인보다 더 자주 오래 기사로 거론될 전망이죠. 전문가 수준은 아니더라도 기본 개념 정도는 알아야 쏟아지는 정보속에서 옥석을 가려낼 수 있습니다. 오늘 뉴스레터를 찬찬히 읽어보시면 NFT는 물론 블록체인, 암호화폐까지 한번에 이해하시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네요. NFT의 세계 함께 들어가 볼까요.

NFT 뜻부터 말해줘

‘NFT(Non Fungible Token)’는 번역하면 ‘대체 불가능한 토큰’입니다. NFT는 특정 자산의 소유권과 진위를 영구적으로 기록하는 새로운 형태의 디지털 자산인데요. 암호화폐의 기반이 되는 분산형 데이터 저장 기법인 블록체인 기술 중 하나죠.

잠깐, 블록체인이 뭐야?

음…지난해 뉴스레터에서 자세~하게 설명을 드린 지 반년 밖에 안됐는데요.
‘암호화폐 초보가이드’ 뉴스레터 보기
가물가물하다고 하시니 다시 복습해보죠. ‘블록’과 ‘체인’의 합성어로 이해하면 쉽습니다. 여러 개의 데이터 블록이 연결된 긴 체인인 셈이죠. 여기서 데이터는 사용자의 금융 상태를 말합니다. 블록체인에 저장된 데이터는 누구나 자유롭게 열람하고 저장할 수 있죠. 기존 계좌정보처럼 은행같은 특정한 회사나 기관만 소유하는 게 아닙니다. 이런 특징 때문에 ‘분산 거래장부’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결과적으로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면 ‘은행’이라는 중앙 주체가 없어도 송금, 결제 등을 할 수  있죠.

그럼 암호화폐는 뭐야, 채굴한다고들 하던데?

블록은 블록체인에서 정의한 방식에 따라 참여자의 합의로 생성됩니다. 크기, 방식, 내용 등 그 합의된 규칙을 ‘합의 알고리즘’이라 부르는데요, 여러 알고리즘 중 비트코인이 채택해 가장 유명해진 것이 ‘작업 증명 방식’입니다.

작업 증명 방식이라니?

작업 증명 방식은 다트 던지기 게임과 비슷합니다. 참여자가 무작위로 다트를 던지고, 다트판의 한가운데 높은 점수를 맞추기 위해 경쟁합니다. 여기서 ‘가장 빠르게 만점 영역을 맞춘 사람이 생성한 블록이 분산 장부에 추가한다’는 약속이 작업 증명 방식의 합의 알고리즘이고, 다트를 던지는 행위, 즉 개인이 블록을 생성하는 과정에 참여하는 것을 ‘채굴’이라고 표현해요. 실제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에서의 채굴은 고난도의 온라인 연산 퀴즈를 푸는 것과 비슷해요. 채굴을 위해서는 안정적인 네트워크와 많은 양의 전기 등 인프라가 필요하고, 채굴에 성공하면 그 보상으로 각 블록체인 플랫폼의 암호화폐를 얻을 수 있습니다.

이제 좀 기억날 것 같아. NFT 설명 계속해 줘봐. 디지털 자산이라고?

다시 설명드리면 NFT는 대체 불가능(Non-fungible)하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했다는 점에서는 암호화폐인 비트코인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죠. 하지만 암호화폐는 현실의 화폐처럼 누구나 통용할 수 있어 대체할 수 있지만, NFT는 각각의 디지털 자산이 고유한 인식 값을 갖고 있어 대체 할 수 없죠. 예를 들어 우리가 한정판 신발이나 가방을 사면 시리얼 넘버로 정품 인증을 받는 것처럼, NFT는 디지털 자산의 소유권을 증명하는 인증 장치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NFT가 왜 필요한거야?

아시다시피 디지털 세계는 불법 복제가 판을 치는 곳입니다. 디지털 아트, 디지털 음원, 디지털 문서는 누구나 복사, 붙여넣기만으로도 복제할 수 있죠. 불법 복제로 많은 원작자가 피해를 보고 있는 상황이죠. NFT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서 이런 디지털 자산의 소유권 문제를 해결합니다. 블록체인 기술의 대표적인 특장점으로 손꼽히는 투명성과 위변조 불가능성을 활용한 것이죠. 블록체인 플랫폼에서 NFT를 발행하게 되면 누구든지 소유자의 디지탈 자산 지갑 주소, 발행일, 거래내역 같은 데이터를 열람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누군가 디지털 아트를 무단으로 캡처해서 불법으로 유포한다고 하더라도 소유권을 증명할 수는 없다는 의미입니다. 또 NFT 발행 데이터가 모든 네트워크 참여자의 컴퓨터에 저장돼 위조·변조가 불가능합니다. 예컨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했을 때 디지털 아트의 소유자 정보를 바꿔치거나, 발행일을 조작하는 등의 해킹 공격이 발생할 확률이 매우 낮습니다.

NFT가 활용된 사례를 말해줘

NFT는 처음엔 온라인 게임 한정판 아이템 거래에서만 쓰였었는데요. 최근 다양한 분야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분야가 예술인데요. 지난해 3월11일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디지털 예술가 비플(마이크 윈켈만)이 제작한 NFT 작품 ‘매일: 첫 5000일’(EVERYDAYS: THE FIRST 5000 DAYS)이 6934만 6250달러에 낙찰됐습니다. 위의 사진이 그 작품입니다. 생존 작가 작품 중 세 번째로 높은 금액이죠. 또 지난 12월21일 프랑스 아귀트 경매에서 영국 이동통신사 보다폰이 대체불가토큰(NFT)으로 발행한 세계 최초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가 10만7000 유로에 낙찰됐습니다. 메시지는 알파벳 15개에 불과합니다. 1992년 12월 3일 보다폰 엔지니어 닐 팹워스가 사무실 컴퓨터로 다른 장소에 있는 회사 간부 리처드 제이비스에게 보낸 ‘메리 크리스마스’(Merry Christmas)‘였죠.

그런데 그 가치를 쪼개서 판다는 건 무슨 말이야?

15세기 ’스페인 달러‘를 예로 들면 이해하시기 쉬울 겁니다. 당시 남아메리카 일대에서는 스페인 달러를 ‘피스 오브 에이트(Piece of eight)’라고 불렀다고 합니다. 스페인 제국은 남미에서 확보한 은으로 은화를 주조했는데, 이를 8조각으로 쪼개 거스름돈을 주고받을 때 사용했다고 해요. 특히 쪼개진 동전을 서로 맞춰 신원을 증명하는 용도로도 썼죠. 무작위로 자른 8조각은 각기 고유의 모양이 있어 위·변조가 불가능했고, 모든 조각을 모아야 가치가 형성될 수 있었습니다. 대체 불가능한 토큰, NFT가 바로 이런 원리입니다.

NFT 어떻게 만드는거야?

암호화폐는 만드는 과정을 ‘채굴한다’고 하지만 NFT는 ‘발행한다’고 합니다. 다른 암호화폐들처럼 블록체인 플랫폼에서 NFT를 발행할 수 있죠. 휴대폰으로 찍은 사진의 NFT를 예로 들어볼까요. 대표적인 블록체인 플랫폼인 ‘오픈씨(OpenSea)’에 접속해 ‘크리에이트(Create)’ 버튼을 클릭하면 창이 나타나는데요. 여기에 발행하고자 하는 NFT 이름(예를 들어 ‘내사진’), 상세 정보를 보여주는 외부 링크, 소개, 발행 개수 등만 입력하면 됩니다. 2~3분이면 끝나죠.

이전부터 있었다면서 왜 요즘 갑자기 뜨는거야?

앞서 말씀드렸듯 NFT는 블록체인으로 만들어진 기술중 하나인데요. 블록체인이 암호화폐뿐 아니라, 소유권 증명 ‘서비스’로 쓰임새를 넓혔다는 데 의미가 있죠. 전문가들은 최근 주목받게된 이유를 3가지로 꼽습니다.
①코로나19 : 갇힌 세상에서 모든 게 온라인으로 들어오면서 디지털 자산도 급증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디지털 소유권을 주장할 수요도 늘게됐죠. 블록체인 분석업체인 ‘체인어날리시스(Chainalysis’에 따르면 지난해 NFT 거래액은 10월 현재 무려 269억달러에 달합니다.
②희소성: NFT가 보장하는 ‘희소성’은 평범한 디지털 파일의 가치를 수백억 대로 끌어올린 원동력입니다. 영국 가디언은 “NFT는 실질 가치보다도 사람들이 그걸 소중하게 여기는 심리에 기반한다”고 분석했죠. 게이머들 사이에선 시가 수십만달러짜리 캐릭터가 게임을 하지 않는 사람에겐 무용지물인 것과 같은 맥락입니다.
③큰손들의 빅픽처: 파이낸셜타임스(FT)는 “크리스티 경매에서 비플의 NFT 작품을 (7000만달러에) 산 메타코반은 세계 최대 NFT펀드 창립자이자 기존 비플 작품의 최대 소유주”라며 “NFT 작품의 실제 시장가치가 이렇게 높다기 보단, NFT투자 기업이 쓴 홍보비 정도로 봐야한다”고 평가했습니다. NFT 띄우기 세력이 경매 이벤트로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다는 해석이죠.

앞으로 전망 짚어줘

NFT에 대한 전망은 엇갈립니다. “100% 지속가능한 기술”같은 낙관론도 있지만, “근래에 가장 큰 인터넷 광풍(the Biggest Internet Craze)”(월스트리트저널)처럼 부정적인 시각도 있죠.
●긍정적인 의견: “옥석은 시장서 가려지기 마련인데, 걱정만 하다가 기술발전을 막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
●부정적인 의견: “NFT는 유망한 기술이지만 산업 적용은 초기 단계다. 기술 본질의 가치보다 유명인의 한마디에 크립토 가격 변동성이 지나치게 높아지는 건 지금도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