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나라 가는 집값, 사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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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34년만에 최고 #한숨만

요즘 한국에서는 ‘대장동’이라는 단어가 모든 이슈를 삼키고 있습니다. 경기도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을 통해 월급쟁이들은 상상할 수도 없는 엄청난 부동산 차익을 거둔 ‘그분들’에 대한 의혹입니다. (네, 저도 그분들 뒤의 ‘그분’이 궁금합니다)
대장동 개발사업은 현재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부동산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단면입니다. 뛰는 집값을 저주하면서도 결국 큰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은 부동산밖에 없다는 모순의 상황이 벌어지고 있죠.
한국과는 다소 상황이 다르지만 미국의 집값도 ‘달나라’로 향하고 있습니다. 이번 뉴스레터에서는 미국 주택시장에 대해 설명드리려 합니다. 지난호에서 공급망 붕괴를 다룬 데 이어 또 경제 문제를 다루게 됐는데요. 전문가가 아니라 전문적인 설명보다는 쉽게 접근했습니다.(얕은 지식의 한계 ㅠㅠ)

집 값, 얼마나 올랐어?

주요언론들은 ‘과열(overheat)’이라는 표현을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액시오스가 온라인 부동산업체 질로우가 공동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5월31일 현재 전국 주택평균가는 전년 대비 12.4% 오른 30만1855달러로 나타났습니다. 30만달러선이면 비싸지 않다고 생각하실 수 있겠는데요. S&P 코오로직의 케이스-실러 전국주택 평균가격 지수라는 것이 있습니다. 1987년 지수 작성 이후 34년만에 최대 상승률이라고 합니다. 집값 상승률이 2자리수 이상인 지역은 38개주나 됐고 10%대는 13개주에 그쳤습니다. 가장 상승률이 낮은 5% 미만 주는 알래스카와 노스다코타, 와이오밍 3개주에 불과합니다.

가장 많이 오른 곳은 어디야?

증가율 톱 10 지역은 부동산 투자가 가장 활발한 지역으로 분석될 수 있습니다. 1위는 아이다호입니다. 전년 대비 27.8%가 오른 38만9218달러를 기록했죠. 불과 1년 사이 8만5000달러(1억93만원)가 뛴 겁니다.
2위는 애리조나(22.7%)로 6만3724달러, 3위 유타(20.8%) 7만7468달러 차익이 발생했죠. 나머지 7곳은 10%대 증가율을 보였는데요. 코네티컷(18%), 메인(17.1%), 워싱턴(17%), 뉴햄프셔(16.7%), 로드아일랜드(16.3%), 몬태나(16.1%), 캘리포니아(15.4%)로 나타났습니다.

캘리포니아 집값 비싸다던데 10위야?

캘리포니아주는 상승률로는 10위지만 평균 가격은 가장 비싼 곳입니다. 지난해 57만9242달러에서 5월31일 현재 66만8300달러로 1년 새 거의 9만 달러가 폭증했습니다. (돈이 돈을 버는 세상, 작년에 살 걸 후회가…)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이 수치는 평균가격입니다. 66만8300달러가 평균이니 LA, 샌호세, 샌디에이고 등 도심 가까이에 좀 살만하다 싶은 집은 이보다 훨씬 비싸겠죠.

집값이 안 오른 곳은 없어?

죄송합니다만 없습니다. 50개주 전역의 집값이 상승했죠. 다만 앞서 말씀드린 대로 상대적으로 덜 오른 곳은 있죠. 만약 비싼 집값 때문에 타주로 이주를 생각중이신 분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겠네요. 가장 집값이 안정적인 곳은 알래스카입니다. 9323달러 오른 30만63달러라고 합니다. 상승률이 가장 낮은 10개 지역중 1위였죠. 집값 자체가 가장 싼 곳은 웨스트버지니아였습니다. 평균가가 11만6902달러라고 합니다. 산술적으로만 보면 캘리포니아 집 한 채 값으로 이곳의 집 6채를 살 수 있죠.
흥미로운 건 하와이가 10개 지역내 포함된 점입니다. 하와이의 평균 집값은 캘리포니아보다 거의 5만 달러가 비싸지만 상승률은 8.6%에 그쳤다고 합니다.

근데, 팬데믹 와중에 도대체 왜 오르는 거야?

아이러니하게도 팬데믹이 집값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습니다. 재택근무가 확산하면서 집에서 지내는 시간이 길어졌죠. 평소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죠. 좁은 아파트가 답답해졌고, 기존 주택소유주들은 낡은 곳들이 눈에 들어왔죠. 감염 우려가 적은 교외 지역 주택 수요가 급증했습니다. 무엇보다 모기지 금리가 사상 최저 수준이었습니다. 돈 빌리기 쉬우니 이참에 내 집 장만에 나선 이들이 많아진 거죠.

수요가 늘었다고 해도 이렇게나 올라?

공급도 문제입니다. 사겠다는 사람이 많아지면 그만큼 집도 많이 지어져야 하는데 일단 새로 짓는 집이 턱없이 부족합니다. 지난 뉴스레터에서 말씀드렸듯 지금 미국은 원료, 원자재, 인력난이 심각하기 때문이죠. 온라인 부동산 플랫폼 레드핀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데릴 페어웨더는 인사이더와 인터뷰에서 “지난 10년간 지어진 주택은 1960년대에 비해 20분의 1수준”이라고 말했습니다. 물가 상승도 집값 상승의 원인 중 하나입니다.

왜?

여윳돈을 가진 투자자들이 인플레이션으로 돈 가치가 하락하는 것을 막기 위해 헤지 수단으로 주택 매수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죠.(결국은 부자만 득보는 부동산) 매물이 부족하니 6월부터는 매수 바람이 수그러들기 시작했습니다만 집값 자체는 계속 오르고 있습니다.

2008년 서브프라임 사태때처럼 집값이 떨어질 거라는 소리도 들리던데?

그렇게 보는 전문가도 있습니다. 공급망 위축, 에너지 위기, 물가상승이 금리상승을 불러 모기지 금리를 끌어올리면 지금의 주택시장 호경기에도 찬 바람이 불 것이란 전망이죠. 그렇게만 된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하지만 그 반대 예상도 있습니다.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미국 집값이 내년말까지 지금보다 16% 더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특히 캘리포니아 부동산중개인협회는 내년 캘리포니아의 부동산 가격이 올해 대비 5.2% 상승한 83만4000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죠.

이유가 뭐야?

가장 큰 이유는 주택 구매자들의 수가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 때문입니다. 주택구매 의사를 밝힌 사람들의 연령에 주목해야 할 필요가 있는데요. 젊은 세대 뿐만 아니라 베이비부머 세대들 역시 새로운 집을 사기 위해 주택 시장에 뛰어들고 있는 추세입니다. 질로우에 따르면 60세 이상이 지난 10년 동안 주택 구입을 한 비율은 2009년부터 2019년까지 47% 증가했습니다. 질로우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제프 터커는 보고서에서 “규모를 줄이든, 뉴타운으로 이주하든, 베이비붐 세대가 더 활발하다는 것은 첫 집 장만에 나선 젊은 세대들이 갖지 못했던 경쟁을 의미한다”면서 “나이든 구매자들은 평생 저축과 주택 보유 자산을 통해 경쟁력 있는 제안을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래서 집 사야해 말아야 해?

재정 상황에 따라 답은 다르니 정답을 말씀드리긴 어렵습니다. 다만 확실한 것은 생애 첫 주택 구매자들의 내 집 마련은 갈수록 어려워질 것으로 보입니다. 주택가격은 빠르게 상승하는 데 반해 소득은 제자리 수준에 머물고 있기 때문이죠. 연방준비은행이 최근 집계한 7월 중위 주택 가격은 34만2350달러로 전년 대비 23% 상승했습니다. 반면 같은 기간 중위 가구 소득은 6만7031달러로 3% 증가에 그쳤죠.  주택가격 상승 폭과 소득 증가 폭의 격차가 벌어지고 있으니 대출 부담은 더 커질 수 밖에 없습니다. 주택금융스타트업 하우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랄프맥로플린은 “무주택자들의 주택 시장 진입이 더욱 어려워졌다”며 “이들은 주택 구매를 위해서 매월 소득의 상당수를 대출금 상환에 쏟아붓거나 주택 구매를 포기해야 하는 갈림길에 서 있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