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저귀 찬 도널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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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 책상 #대통령 #계속 울면 떼찌

지난 추수감사절 당일인 26일 백악관발 사진이 화제가 됐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패배 후 처음으로 기자들과 문답을 한 기자회견 장면입니다. 그런데 회견 후에 소셜미디어상에는 #DiaperDon이라는 해시태그(hashtagㆍ단어나 문구 앞에 # 부호를 붙인 게시물)’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죠. Diaper는 기저귀, Don은 도널드의 약칭입니다. 우리말로는 ‘기저귀를 찬 도널드’라는 뜻이죠. 그날 백악관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대통령의 불복 소송 등 대선 관련 소식들과 함께 정리해드립니다.(부정선거 음모론 이젠 싫증난다)

‘기저귀 돈’이 뭐야?

일단 위의 사진을 보시죠. 뭔가 부자연스러워 보이지 않나요? 
맞습니다. 책상 크기가 마치 유아용처럼 작죠. 결의안이나 협정에 서명할 때 쓰이던 평소의 긴 책상에 비교하면 옹색해보입니다. 회견에 참석한 기자들 역시 비슷한 위화감을 느꼈을 겁니다. 대통령이 왜 작은 데스크를 썼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습니다만 기저귀 돈이라는 말은 이 책상에서부터 시작됐습니다. (참모들 무슨 생각으로 대통령을 거기 앉힌건지)

무슨 일이 있었는데?

한마디로 대통령이 아기처럼 미성숙하고 생떼를 쓴다는 것을 비꼬는 말입니다.
대통령은 이날 또 대선이 ‘부정선거(rigged election)’였다고 주장했습니다. ‘대규모 조작(massive fraud)’이 있었다는 기존 주장을 되풀이했죠. 그러자 로이터 통신의 백악관 출입기자인 제프 메이슨이 대통령에게 대선 패배를 인정할 것인지 다시 물었습니다. 대통령의 답변을 들어보시죠.
당신은 별 볼일 없는 사람이잖아. 나한테 그런 식으로 말하지 말라. 난 미합중국의 대통령이야. 다시는 그런 식으로 대통령에게 말하지 마.(You are just a lightweight. Don’t talk to me that way. I’m the president of the United States. Don’t ever talk to the president that w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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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답변이 아니잖아

그렇죠. 질문했던 메이슨 기자에게 손가락을 들어 올려 삿대질까지 하면서 고압적으로 말하는 장면이 그대로 방송을 탔죠. 다른 기자들의 질문에도 대통령은 비슷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차기 대통령 취임식 참석 여부에 대한 질문도 외면했습니다. 기자회견 이후 이 장면이 SNS를 타고 번지기 시작했습니다. 대통령으로서의 품격은 고사하고 성숙한 성인(곧 일흔 다섯이 된다는)으로서 보여야 할 모습이 전혀 아니라는 지적이 이어졌죠. 비난 글은 처음에는 #TinyDesk(작은 책상)이라는 말로 시작돼 #Tantrum(아기의 생떼), 기저귀 찬 돈으로 이어졌죠. 마치 아동용 책상에 앉아 억울하다고 떼쓰는 초등학생의 모습이 겹쳐보인다는 의미입니다. 영화 스타워즈에 출연한 마크 해밀의 비판 글을 읽어보시죠.
“공정 선거에 대한 거짓말을 그만두고 국가를 위한 유익이 무엇인지 생각해보라. 불공평하다고 아기처럼 칭얼거리지 말고 제대로 행동한다면 아마 어른들의 책상에 초대받을 수 있을 것이다.(Maybe if you behave yourself, stop lying to undermine a fair election & start thinking of what’s good for the country instead of whining about how unfairly you are treated, you’ll be invited to sit at the big boy’s table.)”

대통령도 가만히 있진 않았을 텐데?

당연하죠. 이튿날 대통령은 비난 게시물이 이어진 트위터를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된다고 공격했습니다. 대통령은 “트위터는 현실에서 일어난 일과는 아무런 관계도 없는 완전히 잘못된 트렌드 순위를 내보내고 있다. 가짜를 만들어내고, 오직 부정적인 것들로 채워넣는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이 말은 모순 그 자체입니다. 다들 아시다시피 트위터는 대통령이 가장 애용하고 있는 소셜미디어입니다. 본인이 가장 즐겨써온 소셜미디어가 본인을 공격하는 도구가 되자 국가 안보의 위협이라고 비난한 것이죠. 

대통령 불복소송 어떻게 됐어?

대통령측이 제기한 불복소송이 도대체 몇 개인지부터 찾아봤습니다. 6개주에 걸쳐 무려 41개입니다. 이중 27건이 거부되거나 기각됐고 소송이 중단됐죠. 아직 심리중인 소송은 14건인데요. 펜실베이니아에서 7건, 위스콘신에서 1건, 네바다 5건, 미네소타주 1건입니다. 법조계에선 해당 소송들 모두 기각될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소송 당사자인 대통령 캠프측은 ‘대규모 부정선거’를 주장하고 있는데요, 아직까지 조직적인 부정선거가 행해졌다는 증거는 제출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도 대통령 캠프측은 소송을 계속 강행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펜실베이니아주 소송은 2심까지 패했지만 연방대법원까지 상고하겠다고 하네요. 연방항소법원의 판결을 들어보실까요.
선거가 불공정하다고 주장한다고 그렇게 되는 것은 아니다. 트럼프 캠프측이 제기한 혐의에는 구체적인 주장과 증거가 필요하지만 아무것도 없다. 대통령은 변호사가 아니라 유권자들이 선택하고 소송 서면이 아니라 투표가 선거를 결정한다. 납을 금으로 바꿀 수 없다.”

재검표는 어떻게 됐어?

먼저 위스콘신 재검표 결과가 29일 발표됐었죠. 이 지역 재검표는 대통령이 300만달러를 본인 비용으로 내고 지난 18일 요청했었습니다. 열흘을 넘겨 수작업으로 진행한 재검표 결과 오히려 바이든 후보의 표가 87표 더 늘어났다고 합니다. (돈 낭비, 시간 낭비, 인력 낭비) 그리고 위스콘신 선관위는 재검표에서 불법 투표 증거가 발견되지 않았다고도 했죠. 또 30일에도 애리조나주가 바이든 당선인의 승리를 확정했죠. 이날 인증을 사실상 끝으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패배해 문제를 제기했던 경합주가 모두 바이든 승리를 인정한 셈입니다. 앞서 조지아, 미시간, 펜실베이니아, 네바다주도 검증 과정 등을 거쳐 바이든 당선인의 손을 최종적으로 들어줬죠.

대선 불복에 슬슬 지치는데, 언제 끝나

여러차례 설명드렸듯 대통령 선거는 간접선거입니다. 11월3일 선거는 대통령을 뽑는 선거인단을 뽑기 위한 선거죠. 24호 뉴스레터 보기
총 538명이 선거인단인데요. 이들은 12월14일 대통령을 뽑게됩니다. 각 주의 선거인단은 그 해당주에서 일반 국민들의 표를 1표라도 많이 얻은 대선 후보에게 몰표를 주게됩니다. 예를 들어 캘리포니아주는 선거인단이 55명인데요. 바이든 후보가 캘리포니아에서 승리했기 때문에 55표를 모두 독식하게 됩니다.
대통령 캠프측은 이 선거인단의 투표를 막기 위한 소송도 진행중입니다. 하지만 법적 주장의 근거가 미약하다는 분석이 다수입니다. 따라서 현재와 같은 상황이 이어질 경우 14일이면 트럼프 대통령의 바람과 상관없이 바이든 당선인의 승리가 확정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