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하 시기와 폭 놓고 엇갈린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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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이션이 지속하면서 계속 오를 것만 같던 연방 기준금리에 대해 이제는 반대로 본격적인 인하 시기와 폭을 놓고 각양각색의 다양한 분석과 의견이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14일 발표된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15일 발표된 10월 생산자물가지수(PPI) 하락은 이런 논쟁에 기름을 부은 격인데요.
연방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10월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전년 동기 대비 3.2%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지난 7월 3.2% 기록과 같으면서 그 이후로 가장 낮은 수준인데요. 그 동안 유가 급등 등 여파로 여름 2개월은 3.7%까지 반등했었습니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4.0%로 둔화세를 지속했는데요. 이는 2021년 9월에 기록했던 4.0% 이후 2년 2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입니다. 전월 대비로도 0.2% 상승에 그쳐 9월 상승률 0.3% 대비 물가가 안정세를 찾고 있다는 징후가 보입니다.

또 생산자물가지수도 전문가들의 예상을 뒤엎고 깜짝 하락했는데요. WSJ은 전월 대비 0.1% 상승했을 것으로 전망했지만 오히려 0.5%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생산자물가가 하락세를 보인 것은 지난 5월 이후 다섯 달 만에 처음입니다.
전날 발표된 소비자물가지수에 이어 생산자물가지수도 예상치를 밑돌아 인플레이션이 확실히 꺾인 것으로 해석됩니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 CPI 상승률은 연방준비제도, 즉 연준이 통화정책 방향을 결정지을 때 눈여겨보는 지표 중 하나로 꼽히는데요. 이에 따라서 연준이 앞으로 있을 연방 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추가로 금리인상에 나서지 않는 것은 물론, 앞으로 한동안 동결을 이어가다 이제는 다시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하는 전문가가 많아졌습니다. 문제는 얼마나 빨리 금리 인하에 나서고, 또 그 인하 폭은 어느 정도이냐에 관심이 쏠립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지난 10일 연설에서 “인플레이션을 2%로 낮추기에 충분할 만큼 긴축적인 통화정책 기조를 달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도 “우리가 그런 정책 기조를 달성했는지를 자신할 수는 없다”라고 말해 시장에 추가 긴축 가능성에 긴장감을 주기도 했었는데요. 하지만 14일과 15일 잇달아 발표된 물가지수는 그런 긴장감을 깨끗이 사라지게 만들었습니다.

연준은 인플레이션이 경제의 핵심 문제로 떠오르자 지난해 3월부터 기준금리 인상을 통해 인플레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줬었는데요. 이때부터 지난 1일 기준금리 동결을 발표할 때까지 모두 12차례 기준금리를 인상해 현재 기준금리는 5.25~5.50% 수준까지 올라와 있습니다. 연준은 인플레가 그 동안 돈이 시중에 너무 많이 풀렸기 때문에 생겼다고 판단하고 기준금리 인상을 통해 시중에 풀린 돈을 거둬들임으로써 인플레를 낮추는 정책을 써왔는데요. 이런 전략이 지금까지는 제대로 맞아떨어졌다고 볼 수 있는 겁니다.

일반적으로 이런 정책을 긴축 통화정책이라고 말하는데요. 아직 연준이 목표로 하는 2% 수준과는 거리가 있지만 그래도 물가상승률이 지속적으로 낮아지면서 물가가 안정을 찾게 되면 더 이상 시중에 있는 화폐를 거둬들일 이유는 없겠지요. 돈이 돌지 않으면 기계에 윤활유가 없으면 삐거덕거리듯 경제도 탈이 나게 마련이니까요. 따라서 연준은 경제가 목표치에 도달하거나 그 이전이라도 윤활유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그때부터는 다시 금리 인하를 통해 시중에 돈을 뿌리게 되는 것입니다. 자유 시장 경제라고 하지만 사실상 정부가 시장의 돈의 흐름을 조절해 주고 있는 것이고 이런 역할을 제대로 했을 때 그 나라의 경제가 불경기나 인플레 없이 성장을 지속할 수 있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그렇다면 금리 인하는 언제쯤부터 가능하고 그 폭은 어느 정도나 될까요?

결론부터 말하면 전망이 엇갈립니다.

골드만삭스는 내년 4분기까지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는 없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그러니까 내년 4분기부터 금리 인하에 들어가고 이때 0.25%포인트 내린 뒤 2026년 중반까지 분기당 한 차례씩 모두 1.75%포인트를 내려 기준금리가 3.5~3.75%가 될 것으로 예상했는데요. 이런 분석을 한 배경에 대해 골드만삭스는 미국의 경제 성장이 예상보다 더 견고한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경제 상황이 돈을 빨리 확 풀지 않아도 잘 돌아가고 있어 상황을 보며 조금씩 천천히 금리인상에 나서도 괜찮다는 설명입니다.

하지만 다른 대형 투자은행인 모건스탠리와 스위스 최대 투자은행인 USB는 연준이 공격적으로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전망했는데요. 먼저 모건스탠리는 내년 6월부터 연준이 금리인하를 시작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또 9월에도 금리 인하에 나서고 4분기부터는 매 연방 공개시장위원회 정례회의 때마다 금리를 0.25%포인트식 내릴 것으로 예상했는데요. 이런 시나리오대로 금리가 낮춰지면 기준금리는 2.375%까지 내려가게 됩니다.

UBS의 전망은 더 공격적인데요. UBS는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가 내년 3월부터 시작될 것이라면서 내년 말의 기준금리는 2.5~2.75%가 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UBS는 인플레이션 상황이 빠르게 정상화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이 같은 분석들을 종합해보면 연준은 적어도 내년 2월까지는 더 이상 금리를 올리지 않고 지금 수준을 유지하고 빠르면 3월 늦으면 9월부터 금리 인하에 나설 수 있다라고 정리됩니다. 또 금리 인하 폭은 0.25%포인트씩 낮아지고 지금보다 적어도 1.75%포인트에서 많으면 2.75%포인트 낮아질 전망입니다. 모기지 금리가 항상 기준금리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영향을 받기 때문에 모기지 금리도 내년 중반부터는 순차적으로 금리 하락을 예상해 봅니다. 그러면 주택시장도 내년 여름과 가을에는 훈풍이나 열풍이 다시 몰아칠 수도 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