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산에서 ‘코인’ 채굴하는거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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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 #초보위한 #가이드

지난 뉴스레터에서 암호화폐에 대해 설명해드리겠다고 했는데요. 왜 그런 엄청난 약속을 했는지 후회가 됩니다. 암호화폐는 적당한 공부로는 쉽게 설명하기가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구슬끼우듯 끼워맞추면서 이해하기 시작한 초보 개념들만 먼저 정리해드리려 합니다. 저도 초보니 초보이신 분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암호화폐가 정확히 뭐야?

뜻부터 먼저 설명드릴게요. 영어로 ‘Cryptocurrency’라고 합니다. ‘암호화’라는 뜻을 가진 ‘crypto-’와 통화란 뜻을 가진 ‘currency’의 합성어입니다. 둘을 합하면 ‘암호통화’가 원칙인데요. 뭔가 어감이 이상합니다. 마치 스파이들이 비밀 전화를 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업계에서는 좀 더 자연스러운 어감인 암호화폐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일반 돈하고 뭐가 다른데?

먼저, 지폐나 동전 같은 일반 돈과 달리 물리적인 실체가 없습니다. 인터넷 게임에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같은 가상화폐(virtual currency)도 물리적 실체가 없긴 마찬가지인데요. 암호화폐는 ‘암호화 기술을 사용한 가상화폐’라고 말할 수 있죠. 하지만 일반 돈ㆍ가상화폐와 달리 암호화폐는 관리자가 없습니다. 일반 돈은 중앙은행이 발행, 관리하고 사이버머니는 기업들이 만들죠. 하지만 암호화폐는 개인이 만들고 개인간 거래가 이뤄집니다. 그러니 은행이나 정부의 통제를 받지 않습니다. P2P(인터넷에서 개인과 개인이 연결되어 파일을 공유하는 것) 시스템을 이용해 365일, 24시간 자유롭게 거래를 할 수 있죠.

그게 어떻게 가능해?

앞서 말씀드린 ‘암호화’ 기술을 이해하려면 먼저 ‘블록체인(block chain)’에 대한 설명이 필요합니다. 블록체인, 뉴스에서 한번쯤 들어보셨을 텐데요. 쉽게 설명드리면 블록체인은 ‘공동거래장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은행의 기존 거래 장부는 보안 등급이 높은 소수의 사람들만 접근해 열람할 수 있죠. 하지만 암호화폐는 정반대로 모든 사용자가 이 장부에 접근해 내용을 볼 수 있습니다. 중앙화된 기존 화폐와 가장 큰 차이점입니다.

모든 사람이 다 볼 수 있다면 조작도 쉬워지잖아?

네, 맞습니다. 그래서 그 내역을 누구나 볼 수 있지만 함부로 수정하지 못하도록 ‘암호화’하는 작업이 필요하죠. 이 암호화된 데이터들을 서로 줄줄이 ‘연결(chain)’된 ‘조각(block)’으로 여러 컴퓨터에 따로 분산해 저장하는 기술이 암호화폐입니다. 데이터를 여러 컴퓨터에 분산하는 이유는 한곳에만 저장되어 있을 경우 만약 해킹된다면 기록이 모두 조작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암호화폐는 ‘분산된 재해 복구센터’, ‘가장 안전한 보안’이라는 2가지 장점을 다 가지게 됐죠.

암호화폐 어떻게 만들어?

암호화폐는 ‘채굴(mining)’이라는 과정을 통해 만들 수 있습니다. ‘캐낸다’고도 합니다. 일종의 암호 문제를 풀면 암호화폐를 얻을 수 있죠. 이 암호를 푸는 작업을 채굴이라고 하죠. 현관의 자동문처럼 4자리 숫자로 이뤄진 암호를 푸는 과정과 비슷합니다. 2009년 세계 최초로 개발된 ‘비트코인(bitcoin)’을 예로 들어볼게요.(비트코인과 암호화폐는 같은 말이 아닙니다. 버버리코트가 마치 트렌치코트의 대명사가 된 것과 같죠)
비트코인은 이 암호로 만들어진 ‘블록’이 10분마다 생성되는데요. 이 암호를 가장 먼저 푸는 사람이 일정량의 비트코인을 보상받게 됩니다. 남보다 먼저 암호화폐를 얻으려면 당연히 고성능 수퍼 컴퓨터가 필요하겠죠.

채굴은 암호화폐를 발행하는 거네

쉽게 말하면 그렇습니다. 컴퓨터로 암호코드를 풀고 블록체인이라는 장부에 기록해 가상화폐를 발행하는 것이 채굴이죠. 그런데 이 채굴은 또 다른 의미가 있습니다.

뭔데?

암호풀이의 주목적은 거래의 공증(notary)입니다. 앞서 말씀드렸듯 A와 B간의 거래가 은행같은 중앙 기관의 개입 없이 자동적으로 실행되기 위해서는 거래가 공증되어야 하죠. 많은 사람들이 이 공증 작업에 참여할수록 암호화폐의 안정성은 높아지게 되겠죠. 사람들을 이 공증작업에 참여시키려면 대가가 필요합니다. 그래서 ‘채굴자’들은 자신의 컴퓨터로 암호를 풀어 안전성을 제공하는 대가로 암호화폐와 수수료를 보장받게 되는 것이죠.

왜 투기 대상이 된거야?

비트코인을 예로 들어볼게요. 비트코인은 발행량이 향후 100년간 2100만 개로 정해져 있습니다. 마음대로 더 찍어낼 수 없죠. 현재까지 채굴된 비트코인은 약 1652만 개로 4년마다 채굴량이 절반으로 제한됩니다. 2100만개가 모두 발행되는 것은 2145년입니다. 양이 제한되어 있으니 비트코인으로 물건을 사기보다는 비트코인을 소유하려고 하는 경향이 강해지죠. 실제로 현재 시장에서 유통되는 비트코인 물량은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희소성은 가격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비트코인이 귀해지면서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게됐죠. 2011년 개당 30센트였던 비트코인은 24일 현재 3만8644.10달러에 달합니다.

암호화폐 종류가 많은데 뭐가 다른거야?

암호화폐는 채굴방식, 가치 증명 방식, 거래 목적에 따라 특성이 다릅니다. 특히 거래 목적 때문에 종류가 다양해졌죠. 예를 들어 결제 속도가 빨라야 하는데 결제가 확인되기까지 10분이 걸리는 비트코인처럼 설계가 되면 문제가 되겠죠. 암호화폐는 현재 9000개가 넘습니다. 비트코인을 제외한 다른 코인들을 알트코인(Altcoin)이라고 부르는데요. Alternative Coin의 줄임말입니다. 비트코인을 대체하기 위한 대안 코인이라는 뜻이죠.

도지코인이 유명하던데 뭐야?

2013년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이 일본 시바견 ‘도지’를 마스코트로 채택해 만든 암호화폐입니다. 테슬라와 스페이스 X의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가 지원 사격에 나서자 가격이 크게 뛰었죠. 이 도지코인이 인기를 얻는 가장 큰 이유는 비트코인과 달리 무제한으로 발행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첫 발행 2년이 지난 2015년엔 1000억번째 코인이 발행됐고 4년이 흐른 2019년도엔 그 규모가 달에 닿을 정도로 폭증하고 있습니다.

마지막 질문, 암호화폐 투자 안전한거야?

최근 ‘코인 광풍’이라고 할 만큼 투자 열기가 뜨겁죠. 그런데 아주, 매우 위험합니다. 암호화폐는 주식과 달리 등락을 가늠할 수 있는 객관적 데이터가 없습니다. 코인의 발전가능성 그 자체 이외에는 판단 근거가 전무하다 시피합니다. 그래서 머스크 같은 유명인들의 말 한마디에 도지코인과 비트코인 가격이 널뛰기를 하고 있죠. 상황이 이런데도 코인에 뛰어드는 개미 투자자들 중 암호화폐에 대한 기초적인 상식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사람들이 많습니다. 예를 들어 비트코인의 최대발행량이 왜 제한되어있는지, 또 블록체인이라는게 뭔지 등등 제반사항을 하나도 모른 채 투자만 하고 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