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로’ 그 후 ‘거짓말 전쟁’

156

#격로 그 후 #거짓말을 거짓말

지난주 폭로건 기억하시나요? 워터게이트 사건 특종보도로 유명한 밥 우드워드가 트럼프 대통령과 18차례 인터뷰를 바탕으로 쓴 저서 ‘격로(Rage)’의 내용 때문에 워싱턴 정가가 뜨거웠죠.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가 얼마나 치명적인지 이미 지난 2월부터 알면서도 은폐했다는 내용 등 논란이 된 5가지를 요약해 드렸었습니다. 지난 주말에도 격로의 여파는 계속됐습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과 보좌진은 논란 진화에 진땀을 흘려야했습니다. 폭로 그 후 이야기들을 정리해드립니다.

대통령은 거짓말한 적 없다던데?

네, 맞습니다. 지난 10일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에서 반박을 들어보시죠.
“코로나 위협에 거짓말을 한 적 없다. 침착해야 한다는 뜻이고, 패닉에 빠지면 안 된다는 뜻이었다. 또 난 리더로서 국민들 앞에서 자신감을 보여줘야 했다.(I didn‘t lie…What I said is we have to be calm. We can‘t be panicked…, What I went out and said is very simple: I want to show a level of confidence, strength as a leader)”

전국민이 공황상태에 빠지는 걸 막으려면 어쩔 수 없는 선택 아닌가?

물론 그런 의견도 있습니다. 하지만 사태의 중요성을 어떻게든 알려야 했습니다. 한 언론은 이렇게 비교했습니다. ‘암에 걸려 사망할 수도 있는 환자가 있다고 가정하자. 환자가 패닉에 빠질 수 있기 때문에 그 환자에게 암 진단 결과를 말하지 않는 것이 합당한가? 하물며 국민 생명을 책임진 대통령이 유례없는 전염병의 심각성을 말하지 않는 것이 윤리적인가?’ 

대통령이 말하지 않은 것과 거짓말한 건 차이가 있잖아?

맞습니다. 그런데 코로나19에 대한 대통령의 거짓말은 여러차례 입니다. 특히 지난 2월28일 대통령은 코로나19를 민주당이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거짓말(haox)이라고 했죠. 이미 그 전에 대통령은 워드우드와 인터뷰에서 코로나19가 얼마나 위험한지 말한 뒤였어요. 대통령 육성녹음듣기
본인의 육성 녹음까지 있는데도 트럼프 대통령은 우드워드의 책도 ‘가짜(fake)’라고 주장했습니다.

난 대통령 거짓말 못 들어봤는데?

CNN의 분석에 따르면 대통령은 코로나19에 대해서만 지난 1월27일부터 5월3일까지 무려 215차례 사실이 아니거나 심각성을 호도하는(misleading) 발언들을 했답니다. 그래서 CNN은 대통령이 거짓말 한 것을 거짓말하고 있다고 표현했죠(That itself is a lie). 그중 몇 가지만 소개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대통령이 코로나19의 심각성을 안 시점은 2월 초라는 것을 감안하시고 보시죠.

“따뜻해지는 4월이면 바이러스가 사라질 것이라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제 겨우)감염자가 12명일 뿐이다. 그마저도 건강상태가 좋다.”
-2월10일 백악관 브리핑서

“어느 날 바이러스는 기적처럼 사라질 것이다.”
-2월27일 흑인지도자들과 면담에서

“독감으로 인한 미국내 사망자가 매년 평균 3만5000명이라고 한다. 최대 10만명까지도 된다고 하는데 아직까지 코로나19로 사망한 사람은 미국내 없다. 언론이 히스테리를 부리고 있다.”
-2월28일 노스찰스턴 유세서

“중국의 코로나 심각성을 접하자 마자 중국에 국경을 닫았다. 내가 수백만명의 우리 국민 생명을 살린 것이다.”(2월1일부터 발효된 여행제한 조치는 국경을 폐쇄한 것이 아닙니다. 그 후 첫 1개월간 미국인 2만7000명이 중국에서 귀국했고, 3개월간 8000명의 중국, 외국국적자가 중국에서 미국으로 입국했습니다. 당시 입국자중 1600명의 감염 여부를 확인하지 못했고, 추적도 못했습니다.) 
-3월5일, 3월17일, 3월24일, 4월7일 다수의 인터뷰서

“테스트를 원하면 누구나 받을 수 있다.”(이때 CDC가 공공보건 시설에 공급을 마친 테스트 숫자는 7만5000명 분량이었습니다.)
-3월6일 CDC 방문시

3월13일 코로나19 비상사태 선포

“독감 사망자수가 훨씬 많은데 감기로 우리가 경제활동을 폐쇄했던가? 마찬가지로 자동차 사고가 많다고 자동차 생산을 중단했었나?”
-3월24일 폭스뉴스 인터뷰

“전 행정부의 테스트 시스템 전체가 망가진 것이었다. 테스트는 오래된 것이어서 우리가 고쳐야 했다. 최악의 테스트였다.”(코로나19는 유례없는 새 전염병입니다. 그러니 테스트가 오래된 것이고 최악이라는 말은 성립되지 않죠.)
-3월30일 폭스뉴스 인터뷰서

“세계 모든 나라를 합한 것보다 우리 테스트량이 많다”(당연히 사실이 아니겠죠. 이때 당시 미국내 테스트 수량은 500만개 정도였습니다. 그나마도 판별 정확도가 높지 않았죠. 러시아, 독일, 이탈리아 3개국을 합한 테스트량만 672만개였습니다.)
-4월27일 트위터에서

 

트럼프 보좌진들 고생이겠네.

특히 백악관 대변인인 케일리 매커내니가 난처한 상황에 놓였었습니다. 그녀 역시 “대통령은 미국민들에게 한번도 거짓말한 적 없다”는 답변을 해오고 있죠. 그녀의 답변에 대해 클린턴 전 대통령 당시 대변인을 지낸 조 록하트는 이렇게 평가했습니다.
“가혹한 사실과 국민 생명 보호 사이에서 역대 대변인들은 항상 고민해왔다. 그럴때마다 의혹에 대해 긍정도, 부정도 안하는 것이 대변인으로서의 최소한의 양심이다. 포드 전 대통령이 닉슨 전 대통령을 사임하고 한달 뒤 제럴드 터호스트 대변인이 사임한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거짓말 논쟁에서 매커내니는 ‘대통령의 발언은 그대로 더이상의 설명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발언을 분석하거나 해석하진 않겠습니다’라고 했어야 했다. 대변인으로서 그녀의 공식 임기는 이제 끝나고 선전 요원(state propagandist)으로의 역할만 남았다.”

언론들 시각은 어때?

대부분 대통령을 지탄하고 있습니다. 폭스뉴스만 예외죠. 각 언론의 공식 입장이 드러난 사설 제목들은 아래와 같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 우드워드의 폭로는 새삼스럽지 않다
●워싱턴포스트: 국민이 정직을 가장 원할 때 대통령은 거짓말과 환상을 심어줬다
●보스턴글로브: 국민 생명 보호를 위한 교훈의 날
●폭스뉴스: 우드워드의 책이 민주당원들 사이에서 호도되고 있는 이유
●LA타임스: 대통령이 거짓말하는 사이 미국민은 죽었다
●뉴욕타임스: 대통령의 코로나19 대응은 무능을 넘어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