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만 뽑는게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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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만큼 중요 #상하원ㆍ주지사 선거 

앞서 말씀드렸듯 11월3일 선거가 불과 1주일을 남겨두고 있습니다. 그동안 뉴스레터를 통해 대통령 선거에 대해선 자세히 설명드렸지만 다른 선거에 대해 미처 소개하지 못했습니다. 아시다시피 이번 선거에서는 대통령 뿐만 아니라 상원 100석중 35석, 하원 모든 의석인 435석, 11개 주지사 선거도 함께 치러집니다. 정치전문 여론ㆍ통계 홈페이지인 538과 270towin의 분석을 바탕으로 각 선거의 판세와 결과에 따른 파장을 쉽게 설명해드리겠습니다. (학교 때 공부를 이렇게 했다면 진작 정치학 박사학위 땄다)
FiveThirtyEight 참조   270 to win 참조

 

상원이 왜 중요해?

하원이 국민들의 대표 기관이라면, 상원은 주 정부와 주 의회의 대표 기관입니다. 관료의 임명에 대한 동의, 군대의 파병, 외국 조약에 대한 승인, 탄핵 심판 등 범국가적이고 신속을 요하는 권한은 모두 상원에게만 있습니다. 현재 상원은 공화당 53석, 민주당 47석으로 공화당이 장악하고 있기 때문에 공화당 입맛대로 주요 현안을 처리할 수 있었습니다. 보수 성향의 에이미 코니 배럿 대법관 지명자의 인준을 26일 상원에서 통과시킬 수 있었던 배경입니다. 하지만 만약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이 상원을 장악하면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해도 주요 정책마다 제동을 걸 수 있죠. 민주당이 3~4석만 더 얻으면 6년 만에 상원을 탈환하게 됩니다. 

3석이면 3석이지 왜 3~4석이야?

하원은 의장이 따로 있지만 상원의장은 부통령이 맡기 때문입니다. 만약 민주당이 3석을 얻으면 의석수가 50:50으로 공화당과 반반 동률을 이루게 되는데요. 특정 법안 표결에서 찬반이 반반으로 나뉠 때만 부통령이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 펜스 부통령이 4년 더 연임하게 되면 민주당이 50석을 갖고 있다 해도 공화당이 유리하게 되죠. 그러니 민주당 입장에선 4석을 얻어야 51석으로 상원을 완전히 장악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왜 35명만 선거를 치르지?

앞에서 말씀드렸듯 이번 선거에선 35석이 걸려있습니다. 상원 선거는 매 짝수해 11월 첫 화요일에 치릅니다. (선거일이 왜 화요일인지 궁금하세요? 여길 꾹 누르세요)
임기는 6년이지만 2년마다 1/3씩 교체됩니다. 상원이 설립될 때부터 있었던 규칙인데요. 언제 당선됐느냐에 따라 3개 그룹으로 나뉘죠. (복잡한 룰은 다음 기회에 설명드리기로 하겠습니다-죄송합니다 꾸벅) 올해 선거는 세 그룹중 2번째 그룹 33명, 3번째 그룹 2명 등 35석입니다.

 

현재 판세는 어떻게 돼?

35석중 공화당 현직 의원이 23석, 민주당 의원이 12석으로 공화당이 거의 2배 더 많죠방어할 의석이 더 많은 공화당이 불리할 수밖에 없습니다. 여론ㆍ통계 조사 전문 사이트인 파이브서티에잇(fivethirtyeight.com)이 26일 4만 개의 시뮬레이션을 돌려보니 민주당이 상원 다수당이 될 경우의 수는 100개 시나리오중 74개로 민주당 우세가 압도적이라고 합니다. 48~55석을 얻을 확률을 80%로 예측했죠. 또 정치전문 웹사이트 ‘270투윈(270towin.com)’ 역시 35개 지역구 중 민주당 우세가 14석, 공화당 우세가 17석, 경합이 4석이라고 분석했습니다. 현재 예측으로선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이 49석을, 공화당이 47석을 확보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경합주는 어딘데?
 

10개주 내외인데요. 이중 현직 의원 지지율이 최약세인 곳이 3곳입니다. 애리조나, 콜로라도, 앨러배마주죠. 애리조나주와 콜로라도주에선 공화당 현역 의원들(마사 맥설리, 코리 가드너)이 낙선하고 민주당 후보가 승리할 가능성이 큽니다. 애리조나는 공화당의 거목 고 존 매케인 의원의 지역구였던 것 아시죠? 트럼프 대통령이 매케인 의원을 폄하하는 발언으로 공화당이 지역민심을 잃은 면도 있습니다.
위의 2개주와 반대로 앨러배마주에선 민주당 현역 의원더그 존스가 공화당 후보에 패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측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민주당이 지금보다 1석을 더 얻게돼 48석이 되죠.

 

48석이면 민주당이 다수당이 되는 게 아니잖아?

민주당이 좌석을 빼앗을 수 있는 가능성이 큰 곳들이 더 있습니다. 초당적 선거분석 업체인 ‘쿡 폴리티컬 리포트’에 따르면 메인·미시건ㆍ몬태나ㆍ노스캐롤라이나·사우스캐롤라이나·아이오와주 등 인데요. 특히 1997년부터 내리 4선을 한 메인주의 수전 콜린스 공화당 의원이 위태위태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성범죄 의혹이 있는 브렛 캐버너 연방 대법관 인준을 강행할 때 찬성한 게 지역구민의 반발을 샀다는 분석입니다. 이 때문에 콜린스 의원은 지역 민심을 되돌릴 방법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죠. 그래서 이번에 트럼프 대통령이 에이미 코니 배럿 연방 대법관의 상원 인준을 밀어붙일 때엔 공개적으로 반대 목소리를 내기도 했습니다. 만약 콜린스 의원이 낙선한다면 민주는 49석을 확보합니다. 나머지 지역에서도 추가 의석을 얻을 수 있죠. 그래서 민주당의 예상 의석이 ‘49+α’로 점쳐지고 있습니다.

공화당 텃밭들도 위험하다던데?

민주당은 이번 선거에서 과반을 넘어 공화당 텃밭도 넘보고 있습니다. 조지아주와 텍사스가 대표적입니다. 전통적으로 공화당이 강세인 보수 지역구입니다. 한국으로 치면 대구경북(TK)와 비교해도 무리가 없죠. 우선 조지아는 2석이 걸려있습니다. 둘 다 현직은 공화의원들이죠. 이중 1석은 데이비드 퍼듀 의원(공화)과 존 오소프(민주) 후보간 대결인데요. 박빙이라 50% 과반 투표를 얻지 못할 가능성이 커서 결선이 다시 치러질 수 있습니다. 또 다른 의석은 현직 켈리 로플러(공화) 의원에 대항해 같은 당 더그 콜린스 후보가 출마해 표가 갈린데다 도전자인 라파엘 워노크 (민주) 후보가 여론조사에서 앞서고 있는 형국입니다. 이 선거 역시 50% 이상 과반 표를 얻는 후보가 나오지 못하면 결선을 치를 수 있죠.

 

하원 판세는 어떻게 돼?

판세를 설명드리기 전에 간단한 상식부터 먼저 짚어드릴게요. 미국 국민이 선거로 뽑는 연방직은 5개뿐입니다. 대통령, 부통령, 상원의원, 하원의원 그리고 대통령 선거인단이죠. (선거인단이 뭐냐고 물으신다면 24호 뉴스레터를 안보셨다는)
하원은 2년마다 한 번씩 짝수년에 435명 전원 재선거를 치릅니다. 현재 하원은 민주당이 다수당입니다. 233석을 장악해 공화당(201명)을 압도하고 있죠. 이번 선거에서도 민주당의 압승이 예상됩니다. 파이브서티에잇에 따르면 민주당이 상원 다수당이 될 경우의 수는 100개 시나리오중 96개로 거의 확정적입니다. 한걸음 더 나가 현재보다 최대 21석을 더 확보할 수 있는 가능성도 80%까지 점쳐지고 있죠.

 

한인들도 하원 선거 출마했지? 판세가 어때?

뉴저지에서 민주당 앤디 김(3지구) 의원이 재선을 노리고 있고, 캘리포니아에선 공화당의 미셸 박 스틸(21지구), 데이비드 김(34지구), 영 김(39지구), 워싱턴주에선 매릴린 스트릭랜드(10지구) 후보 등 5명이 출마했습니다. 다들 힘겨운 선거가 될 듯 합니다. 우선 1993년 이후 25년 만에 한인 연방 의원으로 선출된 앤디 김 의원은 공화당의 건설 컨설팅 업체 대표 출신이자 백만장자인 공화당의 데이비드 릭터 후보입니다. 선거자금면에서 밀리고 있죠. 지지율이 다소 앞서곤 있습니다만 안심할 수 없습니다. 미셸 박 스틸과 영 김 후보는 더 위태롭죠. 파이브서티에잇이 예측한 민주당 수성 50개 하원 지역구중에 두 후보가 출마한 지역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상대 후보인 TJ 콕스와 길 시스네로스 민주현역 의원들이 각각 52%, 72%로 재선될 가능성이 높다고 합니다. 

주지사 선거도 치르잖아?

맞습니다. 현재 주지사 50명의 소속 정당 비율은 공화당이 앞섭니다. 공화당 소속 주지사가 26개 주, 민주당 소속 주지사가 24개 주를 맡고 있죠. 이번 선거로 이 구도 역시 바뀔 수 있습니다. 본토내 11개 주지사 선거가 치러지는데요. 현직 주지사가 공화당 소속인 곳이 7곳, 민주당 주지사인 곳이 4곳입니다. 

 

11개주 어디어디야?

델라웨어, 인디애나, 미주리, 몬태나, 뉴햄프셔, 노스캐롤라이나, 노스다코타, 유타, 버몬트, 워싱턴, 웨스트버지니아죠. 이외 푸에르토리코, 사모아 등 2개 속령 지사도 선출합니다. 정치전문 웹사이트 ‘270투윈(270towin.com)’은 이중 5개주 선거가 치열해 다른 정당의 주지사로 바뀔 수 있다고 예측했습니다. 공화당 3곳, 민주당 2곳인데요. 미주리, 몬태나, 노스캐롤라이나, 뉴햄프셔, 웨스트버지니아입니다. 특히 미주리주와 몬태나주가 가장 박빙의 승부가 예상됩니다.

 

미주리주, 귀에 익은데?

가보진 않았어도 다들 귀에 익은 이유는 6년전 발생한 사건 때문이죠. 미주리주는 전국 모든 곳에서 인종차별 반대시위마다 등장하는 ‘흑인 생명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는 문구의 시작점이 된 퍼거슨시가 있는 곳입니다. 2014년 8월 당시 18세였던 마이클 브라운이 백인 경찰 총격으로 사망하면서 대규모 흑인 소요사태가 일어났었죠. 올해 조지 플로이드 사망사건으로 격발된 인종차별 시위의 표심이 어떻게 작용할 지 볼 수 있는 리트머스 지역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판세가 어떤데?

미주리주는 두 후보가 극명한 대조를 이룹니다. 65세 공화소속 남성 현역 주지사 마이클 파슨과 38세 민주소속 여성 도전자 니콜 갤로웨이의 대결입니다. 연령, 성별, 정치성향, 경력 모두 정반대에 서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갤로웨이 후보는 행정경력 7년에 불과한 정치 신인이지만 현직 프리미엄을 얻고 있는 파슨 주지사를 26일 현재 오차범위내 지지율 2%p차까지 따라잡고 있죠. 
부지사였던 파슨 주지사는 2018년 에릭 그라이튼스 전 주지사의 사퇴로 임시로 주지사직을 맡았습니다. 파슨 주지사는 마스크 착용 의무화에 반대해온 대표적인 공화당 정치인 중 한 명입니다. 결국 지난 9월 아내와 함께 코로나19에 감염돼 언론의 도마에 올랐습니다. 공인회계사출신의 그녀는 2011년 분카운티 재무담당을 거쳐 2018년 주 감사국장에 당선됐습니다. 만약 그녀가 당선되면 미주리주 최초의 여성 주지사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