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선 유력’은 언제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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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결과 #플로리다만 보면 안다

29호 뉴스레터는 3일 새벽에 이미 발송됐기 때문에 당락이나 개표 결과를 알려드리기 어렵습니다. 사실 내일 보내드린다고 해도 최종 공식결과를 알려드릴 수 없긴 마찬가지일 겁니다. 워낙 변수가 많기 때문입니다. 통상 대선은 늦어도 선거 당일 저녁이나 이튿날 새벽이면 판세가 가려졌었지만 이번 선거는 최종 결과가 가려지기 전까지 2~3일 더 소요될 수 있습니다. 다만, 대략적 판세는 시간과 장소의 키워드들로 예상할 순 있죠. 
첫 키워드는 오후 5시 플로리다(이하 서부시간)입니다. 이어 오후 5시30분 노스캐롤라이나오후 6시 애리조나주가 중요하죠. 마지막으로 12월8일, 1월6일입니다.왜 이 키워드들이 중요한 지 주류언론들의 분석들을 모아 설명해드립니다.

CNN 원문   LA타임스 원문   선거통계웹사이트 538 원문

 

대통령 당선자 언제 알 수 있어?

저도 그 ‘언제’가 정말 알고 싶습니다. 하지만 앞서 말씀드렸듯 변수가 많죠. 첫번째 변수가 우편ㆍ사전투표의 폭증입니다. 이번 대선은 코로나19 사태로 대선 당일 붐비는 투표소에 가기 부담스러워 미리 투표한 유권자가 크게 늘었습니다. ‘미국 선거 프로젝트’에 따르면 2일 현재까지 총 9760만명이 우편ㆍ사전투표를 했죠. 역대 최다 기록입니다. 2016년 대선 당시 총 투표자 수인 1억3900만 명의 70%에 달합니다. 만약 이번 대선의 전체 투표율이 4년 전과 같다면 유권자 3명중 2명이 이미 투표했다는 뜻입니다. 우편ㆍ사전투표함을 열어보기 전까지 판도를 예측할 수 없죠. 그런데 각 주별로 우편ㆍ사전투표 개표를 언제, 어떻게 할 것인에 대한 규정이 다르고 마감일마저 달라 승패 윤곽을 알기 어렵습니다.

 

주별로 어떻게 다른데?

예를 들면 플로리다주는 오늘 현장 투표가 끝나기 전 우편투표와 사전투표를 미리 개표합니다. 그래서 현장 투표가 끝난 직후 이 결과부터 공개하죠. 반면 펜실베이니아주는 우편ㆍ사전투표 결과를 미리 집계할 수 없습니다. 또, 각 주별로 우편투표 마감일도 다릅니다. 22개 주가 3일자 소인만 찍혀있으면 오늘 이후 도착해도 유효표로 인정하죠. 가장 마감일이 늦은 곳은 노스캐롤라이나주로 12일까지 도착한 우편투표를 인정합니다. 노스캐롤라이나주의 최종 공식 승자는 선거가 끝난 지 9일이 지나서야 확정된다는 뜻입니다.

왜 다른 거야?

헌법에 명확한 기준이 없기 때문입니다. 법규정에 따르면 연방의회는 연방선거의 통일 규정을 만들 수 있지만 그 권한을 넓게 행사할 수 없도록 제한하고 있습니다. 각 주의 자치권을 인정하는 연방정부의 특성이자 역사적 전통이죠.

 

그럼, 오늘 당선자를 예측할 수 없는 거야?

경합주의 개표 결과를 보면 ‘우세 후보’를 점칠 수는 있습니다. 경합주중 주목해야 할 곳이 선거인단이 29명으로 가장 많은 플로리다주입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서부시간으로 오후 5시에 투표가 끝나는데요….

잠깐만. 경합주는 뭐고, 선거인단은 뭔데?  

지난 뉴스레터에서 설명해드렸었는데요.(24호 뉴스레터 보기
간략하게 다시 설명드리면 미국 대선은 직접 선거가 아니라 간접 선거입니다. 오늘 유권자들은 대통령을 뽑는 게 아니라, 대통령을 선출할 권한을 갖는 선거인단을 뽑습니다전체 선거인단은 538명인데요, 이중 과반인 270표를 얻는 후보가 대통령 당선자가 되죠. 선거인단의 표는 승자독식제입니다. 예를 들어 캘리포니아주의 선거인단은 55명인데요. 유권자들이 특정 대선 후보에게 1표라도 많은 표를 줬다면 선거인단 55명은 유권자의 표심을 따라 이 후보에게 몰표를 주게됩니다. 주별로 정치성향이 뚜렷한 곳도 있지만, 선거 때마다 특정 정당으로 표심이 기울어지지 않고 왔다갔다 하는 경합주에서 승리가 그래서 중요하죠.

 

어디가 경합주야?

6개주입니다. 선거인단 숫자가 가장 많은 곳 순서로 말씀드리면 플로리다(29표), 펜실베이니아(20표), 미시간(16표), 노스캐롤라이나(15표), 애리조나(11표), 위스콘신(10표)죠. 이 6개주의 101표에 양 후보의 사활이 걸려있죠. 6개주중에서 오늘 밤안에 우편ㆍ사전투표와 현장 투표 개표결과가 발표되는 주가 바로 ‘선벨트’로 불리는 플로리다, 노스캐롤라이나, 애리조나 3개주입니다. ‘러스트벨트’라고 불리는 나머지 3개주는 사전투표를 미리 집계하는 것이 허용되지 않기 때문에 최종 결과 발표가 늦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가장 선거인단이 많은 플로리다의 결과 발표가 그래서 당선 풍향계가 될 수밖에 없죠.  

누구든 플로리다에서 이기면 되는 거야?

경우의 수를 따져 가장 쉽게 설명드릴게요. 만약 바이든 후보가 선벨트 3개 주 중 플로리다와 노스캐롤라이나에서 이긴다면 당선이 거의 확실시됩니다. 반대로 트럼프 대통령이 플로리다에서 이긴다면 다른 5개 경합주 결과를 지켜봐야 하죠. 특히 두 번째로 선거인단수가 많은 러스트벨트의 펜실베이니아주 개표 결과가 바이든 후보로선 매우 중요합니다.

경합주 개표는 언제부터야?

경합주와 함께 격전지로 꼽히는 각 주별 현장 투표 마감시간은 아래와 같습니다. 시간은 서부시간 기준입니다.
●오후 4시: 위스콘신
●오후 4시30분: 노스캐롤라이나, 오하이오
●오후 5시: 플로리다, 펜실베이니아, 메인
●오후 6시: 애리조나, 미시간, 미네소타, 텍사스, 위스콘신, 콜로라도
●오후 7시: 아이오와, 네바다

그래서 판세를 언제 알 수 있는건데?

위의 시간표를 잘 보시면 해답이 보입니다. 결국 오후 4시30분 노스캐롤라이나, 오후 5시 플로리다와 펜실베이니아가 이번 대선을 가늠할 시간과 장소입니다. 말씀드렸듯 이 3개주를 잡는 후보가 당선 가능성이 높습니다. 통상 이 3개주 승패는 오후 9시 이전에 발표됐었죠. 

방송사 개표 방송 믿을만할까?

대부분의 방송사들은 4년전 출구조사의 악몽을 잊지 않고 있죠. 출구조사를 바탕으로 힐러리 클린턴 후보의 당선 가능성을 점쳤지만 완전히 빗나갔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올해는 다들 신중을 기하고 있습니다. 특히 폭스뉴스는 이번 개표방송에 AP통신, 시카고대학과 손잡고 ‘유권자분석시스템’이라는 새 방식을 처음 도입합니다. 전화, 인터넷을 통해 전국 10만명의 유권자들에게 직접 설문조사해 결과를 발표합니다.

아까 12월8일도 중요하다고 했잖아 왜?

선거 결과의 최종 집계 마감일이 12월8일입니다. 각 주별로 빠른 주도 있지만 내달 8일전까지 각종 시비나 의혹이 가려져야 하죠.

1월6일은 왜 중요해?

요식절차이긴 합니다만, 당선자 발표일이 내년 1월6일입니다. 12월8일까지 최종 선거 결과 집계가 마감되면 나흘 뒤 선거인단이 그 결과에 따라 투표하죠. 기억하시죠? 각 주 선거인단은 한 후보에게 몰표한다는거? 그 결과가 6일에 발표됩니다. 그런데 올해 대선은 미국 역사상 최초로 연방대법원에서 당선자가 뒤집히는 사태가 벌어질 수 있습니다.

왜?

트럼프 대통령은 여러차례 우편투표가 대규모 부정선거를 초래할 수 있다고 주장해왔습니다. 그래서 만약 패배할 경우 대법원에 소송하겠다고 공표했죠. 믿는 구석이 있기 때문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명한 보수성향의 에이미 코니 배럿(48)이 대법관이 되면서 대법관 9명중 6명이 보수로 채워졌죠. 만에 하나 대선 불복 소송이 대법원에 올라갈 경우 트럼프 대통령에게 유리하게 판결이 나올 수 있습니다.